본문 바로가기

'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00503712_20180528.JPG

국회가 결국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매달 1회 이상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새로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찬성 160, 반대 24, 기권 14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의 25%(올해 기준 월 39만3천원)를 초과하는 정기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월 11만원)를 넘는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 비율은 매년 점차 줄어들어 2024년에는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로 지급되는 전체 금액이 최저임금에 들어가게 된다.

이 글에선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과 관련해 두 가지 쟁점을 짚어보려 한다. 

  

1. 

첫 번째 쟁점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양대 정당이 노동자들, 특히 저임금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정당 의원들은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 과정에서 줄기차게 “연봉 2500만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불이익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먼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최저임금 개정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상정한 날인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연봉 25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고, 그 이상의 고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저임금 노동자, 내년 기대 월급보다 10만원 넘게 줄어들 수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도 마찬가지다. 한 의원은 지난 28일 트위터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관해 묻는 트위터 이용자에게 답하며 “최저임금을 받는 분들은 최저임금 인상률만큼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많이 받고 있는 분들은 최저임금 인상률만큼 인상되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최저임금 노동자와 최저임금 대비 130% 정도를 받고 있는 노동자까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선출되기 직전 환노위원장을 지내며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주도한 홍영표 의원 역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대해 “저로선 납득이 안 된다”며 “(연봉) 2500만원 이하를 받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없는 것임에도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문제는 저임금 근로자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최저임금을 통과시킨 (범위에) 25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고 난 뒤 양대 정당 노동 관련 핵심 의원들의 이런 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된 다음 날인 29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수익이 줄어드는 연 소득 2500만원 이하 저소득 노동자가 최대 21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 관련 주요 내용’ 브리핑을 열고 “연 소득 2500만원 이하 노동자 중 최저임금 인상 기대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노동자는 최대 21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소득별로는 1분위 4만7000명, 2분위 8만4000명, 3분위 8만5000명”이라며 “(21만6000명은) 2500만원 이하 노동자로서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324만명의 6.7% 정도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산입범위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연봉 2500만원이하 최저임금 불이익 없다”?…사실과 달랐다)

사실 이런 문제 제기는 노동계에서 진작에 제기된 적이 있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지난 25일 펴낸 ‘개악 최저임금법, 연봉 250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이 문제가 제기되어 있다. 음식·숙박업, 청소·경비 등 저임금 업종에서 일하는 조합원 602명을 조사한 결과, 내년 최저임금이 15% 인상을 가정했을 때 최저임금의 1~1.2배 이하로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가운데 29%가 정기상여금(25%)과 복리후생비(7%)의 최저임금 산입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의 1~1.2배로 이하로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가운데 10%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5% 오른다 해도,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따라 올해와 똑같이 동결된 임금을 받게 된다. 

교육공무직 노조(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도 전체 교육공무직 14만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개정안으로 인한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법정 최저임금이 2019년 8700원, 2020년 1만 원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불이익 금액이 월 6만2719원(연 75만2528원), 월 8만5500원(102만6천원)으로 점차 늘어 2024년엔 월 36만833원(연 433만 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노조는 연봉 2359만원인 학교 비정규직 1년 차도 2019년 75만원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연 소득 2500만원 미만 노동자에겐 영향 없다”는 환노위 주장은 허위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개악” 민주노총 총파업… 학교 비정규직 절반 이상 피해)

민주노총 정책연구원과 교육공무직 노조가 최저임금법 개정 전에 제기했던 이런 우려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실과 다르다며 거세게 비판을 받았지만, 고용노동부의 29일 발표로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내년에 최대 21만6000명으로 추정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 저임금 노동자들 규모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안은 해가 갈수록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산입 비율이 점점 낮아져 2024년에는 모든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그러므로 불이익이 생기는 저임금 노동자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는 구조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최소 21만6000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투명 인간에 불과한가.

  

2.

다음 쟁점은 약한 고리부터 쳐낸 정부와 국회의 임금체계 ‘합리화’ 방식이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과정에서 진보 일각에서도 기본급에 더해 정기 상여금을 임금으로 본 통상임금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에도 정기 상여금을 산입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면서 각종 수당까지 임금을 일원화해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이런 와중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한 말도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기본급 등 일부 임금만으로 산입범위가 제한돼 발생한 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바로잡은 것”이라면서 “그동안 높은 상여금과 후생복리 등 실제로는 고임금을 받으면서도 기본급이 낮아 연 소득 3000만~4000만원이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됐다. 이에 사업주는 법 위반을 우려하고, (최저임금의 보호가) 꼭 필요한 보호계층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현실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 말은 마치 기본급은 최저임금으로 받지만,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각종 수당 등을 더해 연 소득 3000만~4000만원을 받는 노동자들이 이런 복잡한 임금체계를 만든 주범인 것처럼 해석된다. 과연 그럴까.

첫째, 기본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고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각종 수당 등을 더해 연 소득 3000만~4000만(연 소득 3000만원이라고 해도 월 250만원, 4000만원이라고 하면 월 333만원 정도에 불과하다)을 버는 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대기업 정규직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약하거나 아예 없는, 중소기업 노동자이거나 혹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생산 현장 노동자들의 경우 “한 달이 30일이면 14일 야간 조 근무를 하고 14일은 주간 조로 2교대 근무를 하면서 주말도 없이 28일씩 근무를 하기 때문에 야근과 특근, 만근 수당 등을 더해 월 300만원 400만원 받는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실제 <한겨레> 고한솔 기자가 지난 2월27일부터 3월18일까지 “1분마다 70여개의 마스크팩이 시차를 두고 작업대 위로 쏟아지는” 제조 공장에서 주야 맞교대 노동자로 생활하고 이 생활기를 ‘노동orz’ 기획 시리즈로 썼다. 이 기사를 보면, 파견업체는 ‘상여 100%, 주야 2교대, 마스크팩 포장 사원 모집’이라는 공고를 냈고, 2018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7530원을 준다고 했다. 하루 8시간 기본근무를 하면 한달 209시간 노동에 157만3770원을 손에 쥔다. 만약 파견업체가 추가로 설명한 대로 ‘(여) 기본급 157만3770원+상여100%+만근 수당+연차수당+잔업(150%)+특근(150%)+심야(50%)’라는 공고에 맞게 일하게 될 경우, 3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갈 수 있다. 잔업 포함해 하루 10.5시간씩 일하고 토요일,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주말 특근을 ‘풀’로 뛰어 한 달 303시간(3월 기준)을 일해야 도달할 수 있는 액수라고 한다. (▶고한솔 기자의 노동orz 기사) 

이런 왜곡된 임금체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기업 정규직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약하거나 아예 없는. 중소기업 노동자이거나 혹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일 가능성이 큰 까닭은 이들이 대기업 정규직이라면 2013년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기본급에 더해 정기 상여금까지 통상임금에 산입하는 후속 조처를 이행하기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 더해 상여금과 각종 수당, 그리고 복리후생비로 합쳐진 복잡한 임금체계를 가지게 된 건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을 줄여보려는 기업의 꼼수 때문이다. 또 이 꼼수를 없애라고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했음에도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 이 판결 후속 조처를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 둘째, 임금체계의 ‘합리화’와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음에도 왜 통상임금을 둘러싼 법적 쟁점부터 정리하고 최저임금 개정안으로 넘어오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2013년 12월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확정판결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의 노동자와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및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며, 이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 “임금이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의 대가로서 △일정 조건이나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며(일률성) △지급 여부가 업적·성과 등 추가조건에 관계없이 사전에 미리 확정돼 있으면(고정성) 그 명칭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돼도 정기적(정기성)이면 통상임금이므로 일반적인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모든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이어야 하고(일률성), 성과나 업적 차이에 상관없이 노동자라면 일하는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임금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 일하고 내일 퇴직한 노동자도 그 하루의 노동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게 지급받을 수 있어야 하며(고정성), 매달 지급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면(정기성)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개념을 설정한 것이다. 이렇게 풀어서 설명해도, 어떤 임금이 일률성과 고정성, 정기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법관들도 개념 적용을 두고 엇갈리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결과 엇갈리는 판결도 나왔다.

게다가 대법원은 여름 휴가비와 명절상여금, 김장보너스와 선물비 등 각종 복리후생비에 대해서는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즉, 오늘 하루 일하고 내일 퇴직한 노동자에게는 여름 휴가비와 명절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앞서 얘기한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이 나오고 노동자들의 왜곡된 임금체계가 합리화됐을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다 해도, 통상임금의 범위와 적용 시점 등은 노사의 개별 교섭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동조합의 힘이 약한 곳은 통상임금 적용에서 방치된다. 노동조합이 있는 일부 대기업 노동자들 가운데 교섭에 성공하거나 노동조합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이긴 일부만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의 ‘혜택’을 받고 있다.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이 난 지 4년 6개월이 되어가는데 관련 소송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는 115개 기업 가운데 노동조합이 승소한 기업은 기아차 등 일부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 발표를 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대상 노동자는 1917만2000명이다. 그런데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이는 196만6000명에 불과하다. 노조 조직률은 10.3%.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은 훨씬 더 심각해서 1.9%에 그치고 있다. 결국 노동조합 조직대상 노동자 전체 가운데 10.3% 정도가 통상임금과 관련해 사 쪽과 개별 교섭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고, 그마저 힘 있는 일부 대기업 노동조합만이 통상임금 적용을 위한 소송을 제기할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비정규직 가운데 하청업체와 실질적인 노동 여건을 결정하는 원청업체 모두를 상대해야 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경우 통상임금 적용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후 5년 동안 기본급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각종 수당으로 나머지 임금을 채워온 한국 기업들의 기형적인 임금체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진작부터 노동계와 법학자들 사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계기로 통상임금의 정의와 범위를 법률로 명문화하고, 전체 노동자들의 기본급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는 이 판결의 의미를 퇴색시키면서 되레 대법원 판결을 한층 더 기업 쪽에 유리하게 해석한 ‘통상임금 지침’을 내놨다. 기업들은 이에 발맞춰 임금 체계에 통상임금 적용을 꺼리면서 각종 소송으로 노동조합과 대립각을 세웠고, 노동조합이 약하거나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은 이 문제에 개입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최저임금 개정안은 정작 대법원 확정판결로도 건드리지 못한 임금체계 ‘합리화’를 명분으로 ‘만만한’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다. 심지어 대법원도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한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말이다. 


이 두 가지 쟁점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역시 두 가지다.

하나, 최저임금법은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인데 한국 사회에선 최저임금만큼만 주면 사람을 아무렇게나 부릴 수 있는 최저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 아울러 이제는 아예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임금체계 왜곡의 책임을 묻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둘, 한국 사회의 거대 양당에 노동자, 특히 저임금 노동자들은 그들 눈에 보이는 어떤 ‘모순’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일 뿐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몫 있는 자’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심지어 그 모순을 해결할 의지조차 저 거대 양당들엔 없다. 

이래도 최저임금 개정안을 계속 ‘개정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한겨레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나는 ‘나의 아저씨’를 이렇게 읽었다 file

  • 2022-03-21
  • 조회 수 631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을 두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내가 오랫동안 마땅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물음 중 하나다. 나는 오랫동안 기부와 같은 개인의 시혜적 도움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보다는 공적 부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시혜적 도움은 도움이 필요한 모두에게 가닿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이 곤경에 처하게 되는 이유는 오롯이 사회적이다. 그러니 도움 역시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의무의 영역이다. 오랫동안 사회부 기자를 ...

윤석열 '외국인 건보료 숟가락론'에 대한 장예찬의 팩트체크? file

  • 2022-02-03
  • 조회 수 381

어제는 병원에서 채널A '뉴스톱10'(투석 시작 시간에 하는 방송인데 패널들은 맘에 안 들지만 나름 이슈 정리에 도움이 된다)을 보는데, 윤석열 선대위의 장예찬 공동청년본부장이 윤 후보의 '외국인 건보료 숟가락론'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나 하겠다"며 이렇게 말하더라. "통계를 보면 중국인들이 보험료 대비 급여를 받은 비율이 114.5%로 다른 국적자 대비 보험료 낸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우리 정부로부터 받아가고 있는 분명한 통계가 있다. 반중 정서 자극이 아니라 왜 유독 중국 국적의 사람들만 다른 국가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

의혹만 부풀린 언론의 ‘과잉 의제화’… 전략적 배제·심층 보도로 혼란 바로잡았어야 file

  • 2021-07-18
  • 조회 수 549

[커버스토리: 죽음도 차별이 되나요?] 방구석 탐정 만들어낸 언론 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분명 이례적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빅카인즈’에서 손씨가 실종된 4월25일부터 한달 동안 ‘손정민’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모두 1811건의 뉴스가 검색된다. 하루에 뉴스가 60건씩 쏟아진 셈이다. 빅카인즈에 등록되지 않은 수많은 디지털 매체들의 보도를 더하면, 이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기자협회보>가 4월28일부터 5월10일까지 13일 동안 네이버에서 관...

코로나19 4차 유행과 백신 혈전 논란에 대한 소고 file

  • 2021-04-08
  • 조회 수 245

내게는 당장 선거 결과보다 4차 유행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가 더 절박한 문제다. 이미 시작된 걸로 보이는 4차 유행이 본격화하면 하루 확진자 수는 2000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고, 그러면 사망자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다. 지금도 위중한 감염 환자들 중에 매일 2~3명씩 사망자가 나온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집단면역 달성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는 더 이상 확산을 막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는 전문가들의 판단과 달리 거리두기 강화가 여전히 필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냉소에 부쳐 file

  • 2021-01-12
  • 조회 수 259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된 채 제정된 걸 두고 분노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자체가 원래부터 효능감이 적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것,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굳이 어떤 것이 더 우선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병행해서 논의해봐야할 문제다. 무엇을 하지 말고 저것에 집중하자는 차원의 문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병행 쟁점 중 하나는 정부의 적극 행정이다. 노동부는 2018년 12월 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김선양 file

  • 2020-12-29
  • 조회 수 441

국회 정문 앞에는 여러 개의 비닐 천막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고 김용균씨를 기린 형상과 고 전태일씨를 기린 형상도 함께 서 있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 참여자들이 세운 이 비닐 천막 안에서 참여자들은 매서운 강바람을 피하고, 몸을 녹이며, 밤잠도 잔다. 이동식 미니 발전기를 통해 전기장판을 돌리고, 이불을 덮고, 비닐 천장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 눈비가 흩날리던 29일 오후, 천막 앞에서 고 김재순씨의 아버지 김선양씨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 27일 광주에서 ...

시스템과 영웅, 물신과 광신 사이-국가, 관료주의 그리고 세월호 file [1]

  • 2020-04-18
  • 조회 수 454

유례없는 180석 민주 여당의 탄생과 세월호 6주기를 동시에 맞은 지난 16일,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지금은 사라진 월간 <나·들>에 연재한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이때의 무력감 중에 일부가 2016년 촛불 때 나온 '정상국가의 복원'이라는 문제 의식과 연결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문제 의식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가 안긴 정치적 효능감과 맞물리면서 180석 거대 여당의 탄생이라는 결과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일까. 그 정치적 효능감이 '예외 상태'에서 더 치열하게 동원된 공공보건 종사자...

코로나 집단감염, 지금 여기의 책임윤리 file

  • 2020-03-30
  • 조회 수 282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크게 세차례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다. 첫번째는 지난달 22일 사상 최초로 코호트 격리가 집행된 경북 청도대남병원이다. 이 병원 정신병동에서 100명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7명이 숨졌다. 두번째는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마음아파트다. 이 아파트 입주자 142명 가운데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거주시설 중에서 첫 코호트 격리 사례가 됐다. 세번째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코리아빌딩 콜센터다. 보험사 하청업체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8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직원의 가족과 지인까지 ...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이 남긴 질문 file

  • 2020-02-11
  • 조회 수 245

나는 이성애자 남성이다. 43년 동안 살면서 나의 성 정체성이 무시나 배제의 동인이 된 적은 없다. 나의 성 정체성을 두고 누군가 특이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없고, 특정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네가 그걸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도 없으며, “왜 우리가 쟤네를 특별대우 해야 하느냐”는 말에서 ‘쟤네’의 자리에 서본 적도 없다. 그런 무경험은 그 자체로 특권이다. 특권의 존재는 내게 최소한 사회적 다수자임을 인지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을 부여한다. 나는 말기신부전 투석환자다. 5년3개월째, 일주일에 세번 혈액...

‘84%’ 청년들과 양당 정치 file

  • 2020-02-11
  • 조회 수 209

이달 초 <한겨레>가 연재한 기획 시리즈 ‘한국 청년이 만약 100명이라면’은 청년 기획이지만 청년 기획이 아니다. 이 기획은 평소 언론을 통해 서울 4년제 대학생, 특히 ‘스카이’(SKY) 대학생의 목소리가 과잉대표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청년이 100명뿐이라고 가정하고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과 성비, 학력과 학벌 등을 고려해 분류해봤더니, 서울 4년제 대학생은 16명, 스카이 대학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이에 평소 과소대표됐던 84명의 비서울 대학생과 전문대생, 고졸자 등을 전국에서 만나 심층 인터뷰했다. 두 ...

‘20 대 80’ 담론과 결과의 평등 file

  • 2020-02-11
  • 조회 수 347

최근 <한겨레>가 연재한 기획 시리즈 ‘조국, 그 이후’의 두 번째 기사 ‘다시 문제는 불평등이다’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불평등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최상위 1%를 대상으로 나머지 99%가 연대해 분노를 표출해온 ‘1% 대 99%’ 담론이 ‘20% 대 80%’ 담론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리처드 리브스의 <20 VS 80의 사회>와 정치철학자 매슈 스튜어트의 <부당세습>에 담긴 생각을 빌린 ‘20 대 80’ 담론은 정의와 공정을 거론하며 하위 80%와 함께 최상위 1%를 비판하던 상위 20%가 실...

2014년 참사와 두 갈래의 촛불 file

  • 2020-02-11
  • 조회 수 156

*<한겨레>에 실렸음

‘조국 사태’라는 거대한 변곡점 file

  • 2019-09-22
  • 조회 수 355

한달 동안의 ‘조국 사태’는 2019년의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확히 조명했다. 수많은 이들이 사태의 의미에 말을 보탰다. 어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응원하는 이유’를 열변했고, 다른 이는 ‘조국이 최순실이나 우병우와 다른 게 뭐냐’고 꼬집었다. 누군가는 ‘입시제도의 개선’을 요구했고, 또 다른 이는 ‘검찰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 서 있는 자리를 이렇게나 선명하게 드러낸 쟁점이 또 있었을까. 한국 사회는 이제까지 어떤 현안을 두고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어 싸워왔다. 1970~80년대에는 한쪽이 ...

조국 후보자가 폭로한 두 가지 쟁점 file

  • 2019-09-07
  • 조회 수 514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의 차원을 넘어 대학입시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현행 대입제도가)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한다”는 말도 했다. (▶️관련 기사: 조국 후보자 논란에...문대통령 "대입 제도 전반 재검토") 문 대통령의 말에서 두 가지를 짚을 수 있다. 우선 발언의 취지다.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은 이번 논란이 젊은 세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문제는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입시 제도...

“조국이 아니라 입시제도에 분노해야 한다”는 말에 관하여 file

  • 2019-08-26
  • 조회 수 888

“고등학생이 논문의 제1 저자가 되는 게 말이 안 된다, 특혜다, 좌파들도 결국 하는 짓은 똑같다는 비난보다 저런 일까지 해 가며 대학을 가야 하는 ‘입시제도’에 분노해야 한다”는 글이 공유되면서 호응을 얻는 것을 보고 세 가지 짧은 생각이 들었다. 1. ‘입시제도’에 대해 분노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가운데 핵심은 “대학입시를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 세 가지로 단순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교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교육 공약 발표 때 “학교 공부...

‘강한 일본’과 공화국의 책무 file

  • 2019-08-18
  • 조회 수 254

일본은 패전 직후인 1947년 교육기본법을 제정했다. 그 전까지 일본은 메이지 일왕의 '교육칙어'에 기반한 국가였다. '신민의 충효'를 국체의 정신으로 규정했다. 이 정신을 받든 군국주의는 무수한 일본인을 전쟁으로 몰아넣었다. 교육기본법은 이 '교육칙어'를 부정하고 개인의 존엄을 위한 교육을 강조했다. 평화헌법과 함께 '국가를 위해 개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위해 국가가 있다'는, 일본의 전후 체제를 만드는 핵심 뼈대가 됐다. 그러던 교육기본법이 2006년 12월15일, 59년 만에 개정됐다. 아베 신조가 처음 총리가 된 지 ...

한개의 상산고와 신분 사회 file

  • 2019-07-09
  • 조회 수 331

2010년 9월 서울시교육청의 한 회의실. 초중고 각급 학교 교사, 빈곤 아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와 대학생 비영리 교육봉사단체 간부 10명이 모였다. 경쟁에서 낙오한, 이른바 ‘학습 부진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첫 회의여서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을 소개하고 각자 처한 상황을 공유했다. 그런데, 서울 강북에 있는 한 공립 특성화고 교사가 말을 떼자 회의실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우리 학교는 성적 하위 98~99% 학생들이 모인 곳입니다. 시험 문제를 내도 아무도 풀지 않습니다. 전교생이 320명인데 272명...

59살 순옥씨의 삶 file

  • 2019-06-04
  • 조회 수 454

순옥(가명)씨는 59살이다. 24살 때 결혼했다. 아이를 낳아 어느 정도 키운 뒤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사업하는 남편은 벌이가 고정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이후 30여년 동안, 순옥씨는 한 번도 일을 쉬지 않았다. 회사에 다니고 식당에서 일하고 공장에 다녔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홀로 키우고, 시부모도 모셨다. 여느 베이비붐 세대처럼, 순옥씨도 자신을 ‘낀 세대’라고 불렀다. 부모 부양 의무를 지는 마지막 세대이자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첫 세대다. 순옥씨 세대는 하루 8시간 노동 개념이 없었다. 식당에서 일할 ...

가난은 정신장애를 범죄로 이끈다 file

  • 2019-05-03
  • 조회 수 342

버닝썬과 인공혈관, 주체 없는 권력의 도구들 file [1]

  • 2019-04-16
  • 조회 수 347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폭행 사건이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연예인들의 카톡방 친구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경찰 간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불법촬영 피해 여성들의 고소와 클럽 불법운영 등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그렇게 10명에 이르는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가 법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사회는 그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데, 정작 수사기관의 반응은 달랐다. 경찰은 이번 일 때문에 숙원 사업인 검경 수사권 조정이 물거품이 될까 애태운다. 검찰은 경찰의 곤란한 처지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