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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익숙한 것들을 뒤로 하고, 다시금 사유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 게시판에서 나는 ‘독일’ 이야기를 하게 될 테지만, ‘독일’을 소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이야기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사회민주주의의 낙원도, 경제강국이라는 유토피아도, 그리고 ‘선진국의 문물을 배우고 전하는 유학생’도 이 공간엔 없다. 대신 (독일)사회의 ‘반대편’에 놓인 잡다한 것들을 다루는 사전, 기사, 보고서 등의 인용문들이 이 공간을 채우게 될 것이다. 사회의 풍경은 이 반사회적인 - 각각 asozial, unsozial, kontrasozial에 해당하는 - 것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드러나게 될 것이다.

베를린 유학생.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목적지가 고작 청와대인가 file [3]

  • 김강
  • 2016-11-15
  • 조회 수 17029

왜 좌파들이 지금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차벽을 넘어야 한다고 하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 갈아치우는 게 가장 큰 목적인 것마냥. 자본주의의 지배를 끝장은 못내더라도 적어도 의문에 붙이자고 좌파하는 거지 민주당으로 대통령 갈아치우자고 지금까지 좌파했나. 대통령 갈아치우자고 100만명이 나왔는데, 거기 1/10 채우자고 우리가 좌파하는 건가. 이 판은 좌파의 판이 아니지 않은가. 퇴진도, 탄핵도, 하야도 좌파가 주도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할 일이 있지 않은가. 재벌들이 줄줄이 엮여 있는, 국민연금과 삼성이...

‘책 안 읽는 남자들’ 담론과 내일의 극우정치 file

  • 김강
  • 2016-11-10
  • 조회 수 1835

출판 시장에서 2030 남성이 사라졌다지금은 아무도 관심이 없겠지만, 몇 주 전 문재인과 민주당은 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었다. 한 권의 책이 이 위기를 촉발했다. <빙하는 움직인다>(창비),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이다. 새누리당은 이 책을 근거로, 참여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구했고, 그에 따라 기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재인을 정조준했다. 내게 이 논쟁 자체는 그다지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몇 주 지나서 전혀 생뚱맞은 맥락에서 이 책이 언급...

정치는 신학을 떨쳐낼 수 있을까 - 마크 릴라, «사산된 신» 서평 (2009) file

  • 김강
  • 2016-02-27
  • 조회 수 435

이 서평은 2009년 «온라인 당비의 생각»에 실었던 글이다. 아래에 쓴 "문명하셨습니다."와 연결되는 관점을, 특히 '정치와 종교' 문제와 관련하여 짧은 서평 안에 정리해 둔 글이라 몇 년 지난 글이긴 하지만 약간의 코멘트를 추가하여 «파벨라»에도 담아둔다.  1648년 10월 24일. 베스트팔렌의 오스나브뤼크에서 역사적인 평화조약이 체결되었다. 그 조약은 종교개혁으로 인해 벌어진 ‘신교 유럽’과 ‘구교 유럽’의 피비린내 나는 30여 년의 전쟁을 끝맺는 것이기도 했지만, ‘교회의 정치에 대한 지배’라는 중세 유럽의 기나긴 신학-정치...

"문명하셨습니다." file [5]

  • 김강
  • 2016-01-06
  • 조회 수 1222

지금까지 어떤 문명이 미개함을 몰아내자는 캠페인으로 건설된 바 있을까. 있다. 오직 식민지들에서만 그것이 가능했다. 그것을 건설이라 부를 수 있다면. 오늘날 미개를 타파하고 문명을 갈망하는 목소리들에 (문명인 다운) 주체적인 자의식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문명 캠페인은 두 개의 타자화 형식, 즉 1. "미개"라는 타자를 설정하고 공격하는 것, 2. 스스로 "외국"이라는 대타자(오직 구미의 선진국들만이 이 "외국"이 될 수 있다)의 대상이 되는 것 속에서 이뤄진다. 그 속에서 문명을 갈망할 수록 주체는 더욱 더...

[번역] 좌파 버전의 무의미한 그렉싯 담론에 반대함_토마스 자이버트 file

  • 김강
  • 2015-07-12
  • 조회 수 4534

역주 | 그리스 치프라스 수상과 차카탈로스 재무장관이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안이 부결된 뒤에 이와 비슷한 긴축안을 재출함으로써 각국 좌파들 내부에서 혼란스러운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칼럼은 독일 좌파의 관점에서 바라본 시리자 정부의 신 협상안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신 협상안은 정치적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독일 정부가 이끄는 현재 유럽질서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무엇보다 정치적 행위자로서 좌파진영의 무능이야말로 이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유럽 및 그...

독일 급진좌파운동 약사(略史) file [1]

  • 김강
  • 2015-05-20
  • 조회 수 633

68 운동의 학생 지도자 루디 두취케 6, 70년대의 독일 급진좌파의 역사는 우리에게도 비교적 익숙하다. 50년대의 보수적인 “총리 민주주의”의 시기를 거쳐 대연정 및 사회민주주의의 황금기에 접어든 독일(서독)에서도 반전운동과 반권위주의로 특징지워지는 68혁명의 기운이 불어왔다. 이 시기의 서독의 의회정치는 사민당과 기민기사연합, 그리고 소수파 자유당 단 3당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교회(가톨릭과 독일개신교)나 노동조합, 자본가들의 이해관계가 이들 정당을 통해 대의되는 조합주의적 사회형태를 띄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