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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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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끝났다. 누구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새누리당은 12년 만에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시적이나마 원내 1당이 됐다. 국민의당은 둘 사이를 비집고 나와 제3지대를 구성했다. 진보 정당은 발걸음을 더 내딛지 못했다.

언론은 ‘선거 혁명’이라는 말까지 썼다. ‘징벌 투표’라는 말도 나왔다. 한 사회학자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버금간다며 “이제 국민들도 성장 신화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증거”(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칼럼 '박정희 성장 신화는 이제 마침표')라고 평가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 선거의 의미가 없지는 않다. 입법 기관을 행정부의 거수기로 봤던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 시도때도없이 ‘국가 비상사태’를 거론하며 예외상태를 일상화하려 했던 대통령 주변 권력도 침묵하게 됐다. 대통령의 레임덕은 가속화할 것이다. 벌써 권력에 억눌려 있던 각종 문제들이 하나 둘씩 튀어나오고 있다.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그리고 청와대의 ‘검은 커넥션’ 의혹은 시작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것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은 새누리당을 견제하기 위한 투표를 했다. 인내심이 임계점에 다다라 마침내 표심에 반영된 건 투표 직전이었다. 선거 직전 여론 조사를 보면, 막판에 이르러서야 새누리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율이 오른다. 이 현상은 더민주나 국민의당이 애초부터 대안 정당으로서 표를 얻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시민들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난 여러 번의 선거처럼 임계점에 다다르는 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러 번의 선거 때와 달리 이번 선거에선 새누리당이 내부에서 권력을 다투며 붕괴했다.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지난 여러 번의 선거와 이번 선거가 가진 환경의 차이였다. 민주 사회에서 가장 분명한 건 어떤 선출 권력도 임기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시민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정권 교체 경험이 있고, 제3지대 정당도 여러 번 가져본 국가에서 이번 선거를 두고 ‘혁명’이나 ‘징벌’, ‘탄핵’이란 수사를 붙이는 건 낯부끄러운 일이다.

제3정당으로 부상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만큼이나 보수적이다. 당장 선거 직후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등 ‘노동 개혁’ 3개 법안부터 처리하자고 나선 걸 봐도 그렇다.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도 모호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초등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한다. 새누리당에 실망했지만 더민주를 찍을 수는 없었던 이들에게 국민의당은 충분히 ‘안전한’ 선택지였다. 더민주 역시 큰 차이는 없다. 그들은 이번 선거에서 진보적인 정책을 쟁점화하지 않았다. ‘운동권’과 거리 두기를 하며 국민의당과 보수화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제1당이 되자마자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기업 구조조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선거를 이끈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재벌개혁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 번도 재벌개혁을 입에 올린 적이 없다”(한국경제 인터뷰)며 재벌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러니 이번 선거는 혁명이 아니었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가 그대로 답보했다. ‘성장 신화’의 재현을 바라는 여론은 여전하다. <국민일보>의 지난 21~23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의 우선 해결과제’를 조사한 결과 53.9%가 ‘물가안정·경제성장’을 꼽았다. “성별 연령 거주지 직업 지지정당 종교 등에 상관없이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1위”였다. 경제성장을 과제로 제시한 응답자는 특히 젊은층에서 많았다. 20대(57.3%)와 30대(58.9%), 40대(56.5%)에서 평균 응답을 웃돌았다. 경제적 불평등이 커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성장의 열매가 자신에게만 돌아오길 바라는 각자도생의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이슈 가운데 하나는 제3지대 정당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비례대표로 가장 많은 이익을 봤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에 실망한 이들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분할 투표를 하면서 생긴 일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정당에서 벗어나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단순다수 대표제 아래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면 거대 양당에 밀려 과제 달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가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 또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꾸겠다”고 공약한 건 자연스런 수순이다.

한국 사회가 선거 제도를 통해서라도 조금씩 진보하길 원한다면, 이런 상황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다른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이 최악을 보지 않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현재의 승자독식 단순다수 대표제부터 손봐야 하는 까닭이다. 시민의 1표가 제대로 된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제도적으로 요구해야 할 선행 과제는 이런 것 아닐까. 제도가 변화의 열망을 모두 담아낼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지만 말이다. 

*<방송대학보> 기고를 보완해서 게재함


댓글 '4'

소년의노래

2016.04.25 00:49:36

이념의 좌표를 왼쪽으로 옮겨 더민주/국민의당-보수 vs 진보정당들의 대립구도를 하루 빨리 보고 싶습니다. 그때가 되면 자유주의/중도우파들 실컷 두들겨 팰 겁니다.

-_-

2016.04.26 17:51:38

너무 멍청하기 짝이 없어서 어디서부터 비판해야 할지 그저 막막하네요.

이 글의 가장 큰 가치는, 한겨레 이재훈 같은 골방자위진보 기자들이 쓰는 기사는 자동패스하면 된다는 점을 알려준 것.

고소미

2016.05.22 22:41:06

이런 색기들은 고소미 좀 먹이세여 기자님.

muta

2016.05.02 10:54:46

원래는 선거는 혁명이 아니죠. 대의제 민주주의의 가장 일상적 형식이니까. 근데 이 글은 '선거 혁명'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모순을 지적하는 글이 될 수는 있어도, 이번 선거를 분석하는 글이라고 보긴 어렵네요. 정치는 정치 공학과 다르고, 혁명은 선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는 사실을 힘주어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 광범위한 교차 투표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소환하자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장면도 흥미롭다고 보는데 그냥 '안될거야 아마'를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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