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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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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은 기자. 어떤 억울함에 대한 증명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그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선택한 기자라면 평소에 그 기자는 취재원과 상당한 신뢰 관계를 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억울함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인터뷰한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는 그런 분이라고 한다. 경향신문은 훌륭한 기자를 두었고, 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중요한 인터뷰를 했으며, 이를 잘 벼려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50분 동안의 인터뷰 가운데 핵심적인 사안을 하나씩 꺼내 보도했고, 사실관계를 단계적으로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이완구 총리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성완종 리스트' 거론 인사들의 거짓말과 비윤리성이 더 명징하게 부각됐다. 한꺼번에 전문을 공개했다면, 해명 과정에서의 오류로 리스트 거론 인사들의 거짓을 확인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발언의 진실 공방만 뜨거워졌을 것이고, 늘 그렇듯 사안을 보는 시선만 둘로 갈라져 소모적인 갈등이 이어졌을 것이다.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다. JTBC가 15일 밤 경향신문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 음성 녹취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경향신문이 검찰에 녹취파일을 전달하고, 16일치 신문으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기 위해 초판 신문 인쇄를 모두 마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먼저 사건 경위를 살펴보자. 경향신문은 10일 첫 보도부터 15일 보도까지 성 전 회장 인터뷰의 기본적인 사안들에 대한 보도를 마쳤다. 경향신문은 이 녹음 파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성 전 회장의 유족과 상의했다. 유족들은 진실 규명과 수사 협조 차원에서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공하는 것에 동의했고, 전문을 싣는 데도 동의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15일 오후 수사를 위해 검찰에 녹취 파일을 제공하고, 16일치 지면에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때 디지털 포렌식(증거 추출) 전문가 김인성 소장이 등장했다. 그는 자진해서 경향신문에 찾아와 파일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원본 추출 작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에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넘기기 전에 보안을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경향신문은 이에 응했고, 김 소장의 컴퓨터로 원본 추출 작업을 했다. 이후 경향신문 기자가 김 소장과 함께 검찰청에 녹음 파일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소장은 컴퓨터에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김 소장은 해당 파일을 오후 6시쯤 JTBC 기자에게 넘겼다. JTBC가 15일 밤 보도한 '성완종 녹음 파일'은 바로 이것이었다.

우선 전제해야할 것이 있다. 나는 경향신문이 인터뷰 전문을 모두 공개하기 전까지 검찰에 녹음 파일을 제출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은 수사 진행 속도상 경향신문이 지금까지 공개한 인터뷰 내용을 확인 수사하는 일정도 벅찰 것이다. 만약 생각보다 수사 속도가 빨랐다 하더라도 경향신문의 인터뷰 내용 이외의 정치자금 관련 확인 사항들이 충분히 있었다. 제출을 한다해도 굳이 15일에 급하게 할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언론은 검찰에 취재 내용을 제출할 의무가 없다. 경향신문은 피의자 신분도 아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제출을 선택했고, 나는 그 선택에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며,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제를 두고 앞의 사건 경위에 대해 말해본다면, 김 소장과 JTBC의 녹음 파일 입수 경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먼저 김 소장은 보안이 생명인 디지털포렌식 업체 소장이다. 그는 블로그에 "디지털포렌식은 신의와 성실, 보안을 생명으로 한다"고 써놨다. 하지만 그는 경향신문의 고유한 취재 기록을 경향신문 기자 몰래 자신의 컴퓨터에 복사했다. 일종의 절도 행위다. 심지어 절도 행위를 통해 확보한 '장물'을 평소 친분이 있는 JTBC 기자에게 건넸다. 김 소장은 이런 행동을 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 이 행동에는 어떤 공익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행동에 공익성이 있으려면 경향신문이 취재 기록을 은폐할 것이라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만약에 절도성 취재 기록 훔치기라고 하더라도, 일정 부분 양해할 수 있는 지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15일까지 녹음 파일의 핵심들을 보도해왔고, 16일치에는 전문까지 공개할 예정이었다. 김 소장은 경향신문 쪽에 "경향신문이 보도하고 나면 활용하라고 JTBC 기자에게 준 것이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그런 정도의 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JTBC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15일 밤 보도를 하면서 이런 오프닝 멘트를 했다.

"성완종 전 회장이 목숨을 던지던 날 새벽,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1부에서 예고해드렸지만 경향신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 입수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분량을 공개해드리는 이유는··(중략)··시민의 알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이 오프닝 멘트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존재한다.
첫째,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한 문제다. 손 사장은 "경향신문과는 상관없이 다른 곳에서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위에서 밝혀진 입수 경위를 보면 이 말은 사실과 달랐다. 경향신문과 상관이 없지 않았다. 분명히 경향신문의 녹음 파일이었고, 김 소장이 경향신문을 통해 확보한 녹음 파일이었다. JTBC 기자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만약 손 사장이 이를 몰랐다면, JTBC의 보고 체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 된다.
둘째, '시민의 알권리' 부분이다. 언론사가 구체적인 설명없이 '시민의 알권리'를 거론할 때는 자신들의 취재 경위가 떳떳하지 못할 때인 경우가 많다. 취재 경위가 떳떳하지 못하니, 이에 대해 어떤 윤리적 포장을 해야하고, 이때 틀림없이 등장하는 수사가 바로 '시민(국민)의 알권리'다. 이번 경우도 그랬다. 음성 파일을 입수한 JTBC의 녹음 파일 입수 경위는 떳떳하지 못했다. 심지어 어떤 공익성도 없었다. 왜냐하면 경향신문이 이미 16일치 신문에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예고를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JTBC가 신문이 공개되는 16일 아침보다 몇 시간 더 일찍 방송에서 이를 공개해야 할 급박한 사정같은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게다가 경향신문은 이 파일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이 이 파일을 독점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근거다.
'시민의 알권리'가 필요한 영역은 따로 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사회가 공익적으로 공유해야 할 사실을 은폐하려 할 때다. 이를 취재하는 경우는 다소 취재 경위가 떳떳하지 못한 문제가 있더라도 보도의 공익성에 따라 문제의 책임을 경감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시민의 알권리'라는 두루뭉술한 개념보다는 보도로 인해 어떤 공익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옳다. '시민의 알 권리'는 '개인의 일탈'만큼이나 무책임한 개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손 사장이 16일 밤 JTBC '뉴스룸' 클로징 멘트로 이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해명 전문을 보자.

"당초 검찰로 이 녹음파일이 넘어간 뒤에 이 녹음 파일을 가능하면 편집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한 이 파일이 검찰의 손에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은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자로 전문이 공개된다 해도 육성이 전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봤고,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서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서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경쟁하듯 보도를 했느냐, 라는 점에 있어서는 그것이 때론 언론의 속성이라는 점만으로 양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나가겠습니다. 저희들은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경위라든가 저희들이 되돌아봐야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저나 저희 기자들이나 완벽할 순 없습니다만 저희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해명 역시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녹음 파일을 가능하면 편집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서 공개하는 것" 자체는 공익에 부합하지만, 그것이 경향신문이 아니라 JTBC여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경향신문이 이미 15일까지 핵심 녹취를 공개해왔고, 16일에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를 지켰기 때문이다.
둘째, 경향신문의 녹취가 검찰로 넘어갔다고 해서 그것이 "공적 대상물"이 되는 건 아니다. 경향신문은 어디까지나 수사 협조와 법정 증거를 위해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그것은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위한 대상물이 될 수 없다. 특히 "경향신문의 전문 공개가 그것(그들도 공적 대상물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 더더욱 JTBC가 몇 시간 앞서 이런 보도를 경쟁적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셋째, 글자로 공개되는 녹취와 육성 녹취는 느낌이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서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만한 차이가 될 수는 없다. 심지어 경향신문은 15일까지 성 전 회장의 육성 녹취로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왔다. JTBC가 공개한 내용과 별 차이도 없었다. 되레 JTBC가 '뉴스룸' 방송 시간에 쫓겨 어설프게 녹취한 자막이 사실 관계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됐다.
넷째, 무엇보다 핵심적인 문제는 입수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JTBC가 김 소장을 통해 음성 파일을 입수했다는 사실은 15일 밤 이후 몇 시간 만에 공론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JTBC가 16일 '뉴스룸'에서 이 경위를 직접 밝히고, 입수경위의 비윤리성에 대해 사과를 해야 했다. "냉정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는 말은 두루뭉술한 자기중심적 변명일 뿐이다. 이런 해명은 아니함만 못하다. 기자협회의 윤리강령 4조 '정당한 정보수집'을 보면, '우리는 취재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기록과 자료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이 강령을 문자 그대로 따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적어도 그러지 못했던 이유라도 분명하게 밝혔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손석희 사장과 JTBC가 보여온 보도는 분명히 다른 어떤 방송사 뉴스보다 탁월했다. 그런데 탁월함이란 어떤 성과를 올렸을 때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탁월함이 역설적으로 가장 빛날 때는 어떤 문제를 일으켰을 때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어떻게 사과하며, 어떤 과정을 통해 성찰하느냐를 고민할 때다. 언론사의 성찰과 고민은 보도를 읽고 시청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 그 성찰과 고민이 공유될 때 언론사는 비로소 이익만을 좇는 사기업이 아니라 공공성을 가진 미디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손석희 사장과 JTBC는 탁월한 공공성을 가진 미디어가 될 기회를 그렇게 한 번 놓쳤다. 그저 한 차례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한 번 벌어진 틈은 벌어질 때보다 봉합할 때가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댓글 '16'

파랑새

2015.04.17 10:58:41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저 역시도 진실을 알고싶고 알아야하는 국민이지만, 국민의 알권리라는 말로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려는 손석희 사장의 이번 태도에는 경악했습니다. 그걸 지지하는 사람들도요.

이재훈

2015.04.17 11:34:44

감사합니다.

남호진

2015.04.17 12:57:45

재훈아. 좋은 글, 잘 읽었다.

이재훈

2015.04.17 14:16:57

여기까지 찾아와주시고^^

미스타강

2015.04.17 14:20:45

성회장이 당일 시간까지 정해주며 보도를 요청한 인터뷰를 경향은 찔끔찔끔 흘리다 전문공개전에 검찰에 전달하기로 했죠. 인정하셨듯 언론의 자세가 아닙니다. 경향은 상도덕(?)을 깬 jtbc와 김소장때문에 손해를 봤지만 국민은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이재훈

2015.04.17 15:26:51

성 전 회장이 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전문을 모두 공개하라고 한 적 없습니다. 인터뷰 당일 오후 7시 이후로 시간을 정한 건 아마 경찰이 자신의 죽음을 확인된 뒤에 기사를 써야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이런 과정에서 경향신문은 언론 윤리를 저버린 적도 없고, 그걸 조금씩 공개하는 것 역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시면서 '국민'을 거론하진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의견이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잖아요.
경향신문에서 보도를 했든 JTBC에서 보도를 했든 사람들이 전문을 모두 볼 수 있었던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분명히 이 취재는 경향신문이 했고, 그렇다면 그 취재 기록은 경향신문의 지적 자산입니다. JTBC는 그걸 훔친 거고요. 님 말씀대로라면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별 변함없는 결과가 나왔다면, 그런 과정의 언론 윤리 따위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거라는 말씀이 됩니다.

미스타강

2015.04.17 18: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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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7 18:45:22

올바른 사실을 검찰이 아닌 '국민'에게 먼저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첫번째 윤리 아닐까요? 목적을 위한 수단의 윤리가 첫번째라면 닭과 달걀 논쟁이 되겠죠. '경향신문이 인터뷰 전문을 모두 공개하기 전까지 검찰에 녹음 파일을 제출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니 하는 얘기구요. 감상적인 도입부만 빼면 좋은 글입니다. 잘 봤습니다.

민주당원

2015.04.17 21:56:39

어차피 전문공개가 예정된 시점에서 검찰이 몇시간 일찍 접했다고 그걸 비윤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거야 복사해서 우편으로 보낼거 팩스로 보내 주는 수준의 편의를 봐준 건데요.

삼성의 편법상속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삼성전자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 해서 그 돈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이건 무슨 사형제 논쟁같은 윤리적인 딜레마 수준도 아니예요. 이게 이해가 안되는 사람은 정치적인 성향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병으로 진단될 수 있는 인격장애가 있다고 봐야죠.

미스타강

2015.04.18 11:27:02

국가비리 정보를 국민이 검찰보다 '하루 늦게' 접하는 건 비윤리라고 볼 수 없다는 말씀이시죠? 그런데 그 인터뷰는 9일 작성된 것입니다. 경향은 9일부터 15일까지 무려 1주일동안이나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조금씩 흘리다가, 검찰보다 '하루 늦게' 국민에게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jtbc도 뒷북이죠. 그 1주일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뻔한 '절도'인데 왜 적지않은 사람들이 jtbc를 옹호할까요? 경향은 불필요한 의혹을 만들었습니다.

잘모르겠네요..

2015.04.17 16:30:19

우선, jtbc의 보도행태에 대해서 잘못된점을 지적한부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경향이 아닌 jtbc여야만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하신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우선, 현대 대중들의 특성상 신문보다는 뉴스가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부정하실수 없을겁니다.. 또한, 손석희앵커의 기존 이미지가 던져주는 묵직함도 남달랐을거구요..

글자로 공개되는 녹취와 육성녹취가 주는 차이가 진실에 가까이 갈수 있을만한 차이가 될수는 없다고 생각하셨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일련의 이태임, 예원사건에 있어서 재구성식 보도가 얼마나 위험한것인지, 활자와 음성이 주는 차이는 사건에 이면이 있을수 있음을 알게했기때문입니다.. 내눈으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사건에 대해 판단을 할때도 놓치는 부분이 큰데, 음성과 활자가 주는 차이는 님이 생각하시는 이상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마지막으로 경향신문이 녹취 내용을 조금씩 공개하는 것이 아무 문제도 없다고 하셨지만 경향신문이 일련의 사건을 이용해 특종장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주는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아함

2015.04.17 19:07:57

신문을 제대로 잘 안 읽으시나봅니다. 경향신문은 재구성식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인터뷰 기사 형태를 따르고, 그에 해당하는 내용은 음성파일로도 공개했습니다. 이번 보도로 활자와 음성이 주는 차이로 인해 간파한 이면이 있으면 제가 오히려 설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궁금해서요. 성완종 말이 어눌해서 이 사람 녹취록은 진실이 아닌 거 같다, 경향신문 보도에 틀린 게 있을 수 있다. 그런 건가요? 그렇다면 오히려 음성이 주는 편견이 개입됐다 볼 수도 있지 않나요?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의아한 건 이중잣대입니다. 경향신문이 특종장사한다는데, 이번 JTBC가 자막까지 틀려가며 한 보도야말로 장사 아닌가요. 경향신문은 그나마 자기가 특종한 것으로 장사했지. 손석희 앵커의 이미지가 주는 묵직함은 이번 일로 상처입었다고 봅니다.

기레기

2015.04.17 18:39:59

Jtbc가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로 정당화가 될 수 있군요. 그럼 경향이 파급력을 최대로 키우기 위해 기사를 쪼개는 전략을 세웠다는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
손석희의 묵직함이요? 그럼 경향이나 한겨레, 시사인 같은 미미한 매체들은 앞으로 특종해서 jtbc에 상납하면 되겠습니다 그려.

아! 재구성의 위험성이요? jtbc는 모든 기사 꼭지가 다 생방송인가 봅니다.

아!! jtbc는 그럴리가 없죠? 묵직한 손석희가 사장으로 있으니까요. 홍석현 밑에서 ㅎㅎㅎ

맥도날드

2015.04.18 02:57:44

저는 가장 큰 문제는 김인성 소장이 파일을 지우지 않고 JTBC에 넘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JTBC의 녹음파일 유출경위쯤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JTBC에 대한 비판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소장에 대한 비판은 글과 동일합니다. 직업윤리 차원에서 김 소장은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JTBC의 입수 경로 역시 지적돼야하는 사항 맞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충분히 공익에 부합한다면 취재과정에서의 떳떳하지 않은 부분은 예외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살펴볼 부분은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공익성 관련 문제입니다. 기자님은 17일 오전에 경향에서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므로 몇 시간 빨리 보도해야할 급박할 사정이 없으므로 공익성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의 공익성은 박근혜 대통령 주요 측근이 연루된 메가톤급 비리라는 점에서 찾아야한다고 봅니다. 자사 입장에서 공익성이 높은 보도라고 생각하면 그냥 중요하게 보도하면 됩니다. 경향에서 소스를 갖고 있고 보도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한겨레는 보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순 없지 않습니까. 물론 JTBC가 무려 인터뷰를 녹음한 경향보다 먼저 보도한 것에 대해 상도덕 차원에서 비판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특히 손 앵커가 16일 오프닝멘트에서 "경향신문과는 상관 없다"고 말한 부분은 경향신문만이 그 파일을 만들 수밖에 없었으므로 얼토당토않는 소리라 생각합니다.
또 녹취글과 음성녹취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종편에선 소리전문가를 내세워 "보통 사람들의 말은 신뢰도가 95%이지만 성완종 씨가 돈을 준 이야기를 할 때는 신뢰도가 75% 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도를 합니다. 시청자는 성완종 씨의 음성을 직접 들으며 사안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는 한국 언론환경에서 취재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느냐는 것입니다. 취재물은 공익성이 있으므로 개인저작물로만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한 언론이 단독으로 입수한 정보는 타 언론에서 쉽게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 언론이 동일한 취재를 했는지 의문일 때도 많습니다. 현장에선 취재한 내용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이번 사안의 경우 자료를 제공한 취재원이 고인이 돼 원자료를 경향에서 독점할 수밖에 없어 개인저작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언론들이 '중요한 취재했으니 단독 인정해주자'는 분위기도 한 몫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취재파일을 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JTBC가 아니라 다른 언론이 구했다면, 제 생각엔 그 언론들 역시 경향신문 전문공개 전후로 녹취를 공개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불법이라 보긴 어렵지만 직업윤리 차원에서 비판이 가능한 김인성 소장의 행위를 문제삼아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손 사장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상도덕 차원에서 비판은 큰데 실익은 적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후인 17일 뉴스에 차근차근 보도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또 기자님 말씀처럼 정확하게 다소 비윤리적인 입수경로를 밝히고 시청자의 양해를 구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경향은 '유족들이 음성 공개를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하는데, 저는 성완종이란 공인의 기자와의 통화는 공개해도 괜찮다는 걸 전제하기에 유족들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유족과 더 의견조율을 했으면 그림이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버거킹

2015.04.18 05:01:09

죄송한데 이번 일로 사람들이 '상도덕'운운하는건 김ㅇㅅ이나 손석희 사장이 경향측에 사소한, 금전적인 피해를 끼쳤다는 말이 아닙니다. "동네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을..." 이라는 말을 점잖게 해 드리는겁니다.

피라미드

2015.04.19 02:08:07

저는 세 가지 지적합니다.

종편에서 내세운 소리전문가라는 사람이 얼마나 공신력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이번 사건으로 김인성씨를 다시 보면서 언론에 자추 출연하는 소위 전문가란 사람에 대한 회의가 깊어졌습니다.

두번째. 취재파일은 개인저작물은 아닌 거 같습니다. 현행법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그저 상식 수준에서 당연한 지적재산(이 표현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취재파일이란 보통 온몸으로 뛴 노력의 결과니까요) 다른 언론사가 구해서 보도했다면 그 언론사 역시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김인성씨는 경향신문에 먼저 보안을 돕겠다며 접근했고, 이 사실을 아는 김인성씨가 절친한 기자가 녹취파일 좀 빼달라고 한 것인데, 그러지 않은 다른 언론사가 바보같다고 할 차원은 아니라 봅니다. 저는 사실 이 JTBC 기자가 더 사이코패스 같습니다. 자신의 특종을 도와준 사람이고, 업계에서 매장당할 것이 뻔한데 이렇게 이용하고 버렸다는 사실이. 물론 법적 문제는 없지만 좋아보이지 않고, 개인적으로 절대 얽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번째. 실익이라고 하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JTBC에 대한 비판이 어째서 과하며 적당한 수준이 또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JTBC에 대한 비판이 과하다는 것은 '그래도 노력하는 언론사인데 넘어가자'라는 뜻일까요. 이번 JTBC보도는 이 방송사가 여태까지 얼마나 잘 해왔느냐를 떠나서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떻든 무엇이든 용서되는가'가 핵심인 듯 합니다. 알 권리 따위로 포장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적받지 못했고. 여기 이 글 정도면 굉장히 매너 있고 깔끔하게 JTBC의 문제를 지적햇다고 봅니다.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습니다. JTBC를 위해서라도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검승부

2015.04.21 01:40:00

너무 큰 특종사안이라, 비난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친 것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공정한 뉴스가 후끈 달아오른 무분별한 보도경쟁으로 손상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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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나는 ‘나의 아저씨’를 이렇게 읽었다 file

  • 2022-03-21
  • 조회 수 630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을 두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내가 오랫동안 마땅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물음 중 하나다. 나는 오랫동안 기부와 같은 개인의 시혜적 도움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보다는 공적 부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시혜적 도움은 도움이 필요한 모두에게 가닿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이 곤경에 처하게 되는 이유는 오롯이 사회적이다. 그러니 도움 역시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의무의 영역이다. 오랫동안 사회부 기자를 ...

윤석열 '외국인 건보료 숟가락론'에 대한 장예찬의 팩트체크? file

  • 2022-02-03
  • 조회 수 381

어제는 병원에서 채널A '뉴스톱10'(투석 시작 시간에 하는 방송인데 패널들은 맘에 안 들지만 나름 이슈 정리에 도움이 된다)을 보는데, 윤석열 선대위의 장예찬 공동청년본부장이 윤 후보의 '외국인 건보료 숟가락론'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나 하겠다"며 이렇게 말하더라. "통계를 보면 중국인들이 보험료 대비 급여를 받은 비율이 114.5%로 다른 국적자 대비 보험료 낸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우리 정부로부터 받아가고 있는 분명한 통계가 있다. 반중 정서 자극이 아니라 왜 유독 중국 국적의 사람들만 다른 국가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

의혹만 부풀린 언론의 ‘과잉 의제화’… 전략적 배제·심층 보도로 혼란 바로잡았어야 file

  • 2021-07-18
  • 조회 수 549

[커버스토리: 죽음도 차별이 되나요?] 방구석 탐정 만들어낸 언론 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분명 이례적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빅카인즈’에서 손씨가 실종된 4월25일부터 한달 동안 ‘손정민’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모두 1811건의 뉴스가 검색된다. 하루에 뉴스가 60건씩 쏟아진 셈이다. 빅카인즈에 등록되지 않은 수많은 디지털 매체들의 보도를 더하면, 이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기자협회보>가 4월28일부터 5월10일까지 13일 동안 네이버에서 관...

코로나19 4차 유행과 백신 혈전 논란에 대한 소고 file

  • 2021-04-08
  • 조회 수 245

내게는 당장 선거 결과보다 4차 유행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가 더 절박한 문제다. 이미 시작된 걸로 보이는 4차 유행이 본격화하면 하루 확진자 수는 2000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고, 그러면 사망자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다. 지금도 위중한 감염 환자들 중에 매일 2~3명씩 사망자가 나온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집단면역 달성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는 더 이상 확산을 막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는 전문가들의 판단과 달리 거리두기 강화가 여전히 필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냉소에 부쳐 file

  • 2021-01-12
  • 조회 수 259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된 채 제정된 걸 두고 분노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자체가 원래부터 효능감이 적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것,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굳이 어떤 것이 더 우선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병행해서 논의해봐야할 문제다. 무엇을 하지 말고 저것에 집중하자는 차원의 문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병행 쟁점 중 하나는 정부의 적극 행정이다. 노동부는 2018년 12월 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김선양 file

  • 2020-12-29
  • 조회 수 440

국회 정문 앞에는 여러 개의 비닐 천막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고 김용균씨를 기린 형상과 고 전태일씨를 기린 형상도 함께 서 있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 참여자들이 세운 이 비닐 천막 안에서 참여자들은 매서운 강바람을 피하고, 몸을 녹이며, 밤잠도 잔다. 이동식 미니 발전기를 통해 전기장판을 돌리고, 이불을 덮고, 비닐 천장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 눈비가 흩날리던 29일 오후, 천막 앞에서 고 김재순씨의 아버지 김선양씨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 27일 광주에서 ...

시스템과 영웅, 물신과 광신 사이-국가, 관료주의 그리고 세월호 file [1]

  • 2020-04-18
  • 조회 수 454

유례없는 180석 민주 여당의 탄생과 세월호 6주기를 동시에 맞은 지난 16일,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지금은 사라진 월간 <나·들>에 연재한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이때의 무력감 중에 일부가 2016년 촛불 때 나온 '정상국가의 복원'이라는 문제 의식과 연결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문제 의식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가 안긴 정치적 효능감과 맞물리면서 180석 거대 여당의 탄생이라는 결과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일까. 그 정치적 효능감이 '예외 상태'에서 더 치열하게 동원된 공공보건 종사자...

코로나 집단감염, 지금 여기의 책임윤리 file

  • 2020-03-30
  • 조회 수 282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크게 세차례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다. 첫번째는 지난달 22일 사상 최초로 코호트 격리가 집행된 경북 청도대남병원이다. 이 병원 정신병동에서 100명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7명이 숨졌다. 두번째는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마음아파트다. 이 아파트 입주자 142명 가운데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거주시설 중에서 첫 코호트 격리 사례가 됐다. 세번째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코리아빌딩 콜센터다. 보험사 하청업체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8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직원의 가족과 지인까지 ...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이 남긴 질문 file

  • 2020-02-11
  • 조회 수 245

나는 이성애자 남성이다. 43년 동안 살면서 나의 성 정체성이 무시나 배제의 동인이 된 적은 없다. 나의 성 정체성을 두고 누군가 특이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없고, 특정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네가 그걸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도 없으며, “왜 우리가 쟤네를 특별대우 해야 하느냐”는 말에서 ‘쟤네’의 자리에 서본 적도 없다. 그런 무경험은 그 자체로 특권이다. 특권의 존재는 내게 최소한 사회적 다수자임을 인지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을 부여한다. 나는 말기신부전 투석환자다. 5년3개월째, 일주일에 세번 혈액...

‘84%’ 청년들과 양당 정치 file

  • 2020-02-11
  • 조회 수 209

이달 초 <한겨레>가 연재한 기획 시리즈 ‘한국 청년이 만약 100명이라면’은 청년 기획이지만 청년 기획이 아니다. 이 기획은 평소 언론을 통해 서울 4년제 대학생, 특히 ‘스카이’(SKY) 대학생의 목소리가 과잉대표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청년이 100명뿐이라고 가정하고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과 성비, 학력과 학벌 등을 고려해 분류해봤더니, 서울 4년제 대학생은 16명, 스카이 대학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이에 평소 과소대표됐던 84명의 비서울 대학생과 전문대생, 고졸자 등을 전국에서 만나 심층 인터뷰했다. 두 ...

‘20 대 80’ 담론과 결과의 평등 file

  • 2020-02-11
  • 조회 수 347

최근 <한겨레>가 연재한 기획 시리즈 ‘조국, 그 이후’의 두 번째 기사 ‘다시 문제는 불평등이다’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불평등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최상위 1%를 대상으로 나머지 99%가 연대해 분노를 표출해온 ‘1% 대 99%’ 담론이 ‘20% 대 80%’ 담론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리처드 리브스의 <20 VS 80의 사회>와 정치철학자 매슈 스튜어트의 <부당세습>에 담긴 생각을 빌린 ‘20 대 80’ 담론은 정의와 공정을 거론하며 하위 80%와 함께 최상위 1%를 비판하던 상위 20%가 실...

2014년 참사와 두 갈래의 촛불 file

  • 2020-02-11
  • 조회 수 156

*<한겨레>에 실렸음

‘조국 사태’라는 거대한 변곡점 file

  • 2019-09-22
  • 조회 수 354

한달 동안의 ‘조국 사태’는 2019년의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확히 조명했다. 수많은 이들이 사태의 의미에 말을 보탰다. 어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응원하는 이유’를 열변했고, 다른 이는 ‘조국이 최순실이나 우병우와 다른 게 뭐냐’고 꼬집었다. 누군가는 ‘입시제도의 개선’을 요구했고, 또 다른 이는 ‘검찰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 서 있는 자리를 이렇게나 선명하게 드러낸 쟁점이 또 있었을까. 한국 사회는 이제까지 어떤 현안을 두고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어 싸워왔다. 1970~80년대에는 한쪽이 ...

조국 후보자가 폭로한 두 가지 쟁점 file

  • 2019-09-07
  • 조회 수 514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의 차원을 넘어 대학입시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현행 대입제도가)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한다”는 말도 했다. (▶️관련 기사: 조국 후보자 논란에...문대통령 "대입 제도 전반 재검토") 문 대통령의 말에서 두 가지를 짚을 수 있다. 우선 발언의 취지다.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은 이번 논란이 젊은 세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문제는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입시 제도...

“조국이 아니라 입시제도에 분노해야 한다”는 말에 관하여 file

  • 2019-08-26
  • 조회 수 888

“고등학생이 논문의 제1 저자가 되는 게 말이 안 된다, 특혜다, 좌파들도 결국 하는 짓은 똑같다는 비난보다 저런 일까지 해 가며 대학을 가야 하는 ‘입시제도’에 분노해야 한다”는 글이 공유되면서 호응을 얻는 것을 보고 세 가지 짧은 생각이 들었다. 1. ‘입시제도’에 대해 분노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가운데 핵심은 “대학입시를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 세 가지로 단순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교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교육 공약 발표 때 “학교 공부...

‘강한 일본’과 공화국의 책무 file

  • 2019-08-18
  • 조회 수 253

일본은 패전 직후인 1947년 교육기본법을 제정했다. 그 전까지 일본은 메이지 일왕의 '교육칙어'에 기반한 국가였다. '신민의 충효'를 국체의 정신으로 규정했다. 이 정신을 받든 군국주의는 무수한 일본인을 전쟁으로 몰아넣었다. 교육기본법은 이 '교육칙어'를 부정하고 개인의 존엄을 위한 교육을 강조했다. 평화헌법과 함께 '국가를 위해 개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위해 국가가 있다'는, 일본의 전후 체제를 만드는 핵심 뼈대가 됐다. 그러던 교육기본법이 2006년 12월15일, 59년 만에 개정됐다. 아베 신조가 처음 총리가 된 지 ...

한개의 상산고와 신분 사회 file

  • 2019-07-09
  • 조회 수 331

2010년 9월 서울시교육청의 한 회의실. 초중고 각급 학교 교사, 빈곤 아동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와 대학생 비영리 교육봉사단체 간부 10명이 모였다. 경쟁에서 낙오한, 이른바 ‘학습 부진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첫 회의여서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을 소개하고 각자 처한 상황을 공유했다. 그런데, 서울 강북에 있는 한 공립 특성화고 교사가 말을 떼자 회의실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우리 학교는 성적 하위 98~99% 학생들이 모인 곳입니다. 시험 문제를 내도 아무도 풀지 않습니다. 전교생이 320명인데 272명...

59살 순옥씨의 삶 file

  • 2019-06-04
  • 조회 수 454

순옥(가명)씨는 59살이다. 24살 때 결혼했다. 아이를 낳아 어느 정도 키운 뒤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사업하는 남편은 벌이가 고정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이후 30여년 동안, 순옥씨는 한 번도 일을 쉬지 않았다. 회사에 다니고 식당에서 일하고 공장에 다녔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홀로 키우고, 시부모도 모셨다. 여느 베이비붐 세대처럼, 순옥씨도 자신을 ‘낀 세대’라고 불렀다. 부모 부양 의무를 지는 마지막 세대이자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첫 세대다. 순옥씨 세대는 하루 8시간 노동 개념이 없었다. 식당에서 일할 ...

가난은 정신장애를 범죄로 이끈다 file

  • 2019-05-03
  • 조회 수 342

버닝썬과 인공혈관, 주체 없는 권력의 도구들 file [1]

  • 2019-04-16
  • 조회 수 347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폭행 사건이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연예인들의 카톡방 친구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경찰 간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불법촬영 피해 여성들의 고소와 클럽 불법운영 등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그렇게 10명에 이르는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가 법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사회는 그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데, 정작 수사기관의 반응은 달랐다. 경찰은 이번 일 때문에 숙원 사업인 검경 수사권 조정이 물거품이 될까 애태운다. 검찰은 경찰의 곤란한 처지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