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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이라도 딴 생각을 하거나 딴 길을 걷는 사람은 때묻은 인간, 병든 사람으로 혁명대오에서 떨어져나가 역사의 버림을 받게 된다, 충신은 99%짜리란 있을수 없으며 오직 100%짜리만이 있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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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가 합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여러모로 2006년 참여정부 시기 비정규직법 처리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느 직종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간주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의 전면자유화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2년 초과 고용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안에 한나라당과 합의했다.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사실상 2년 단위 해고를 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노동계의 우려는 묵살됐다. 열린우리당은 뭔가 한나라당과 실갱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쟁점은 2년을 3년으로 할지 등 다소 주변적인 것이었다.

양당 합의안의 국회 환노위 의결을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몸으로 막으려 했지만 당시에는 환노위원장이었고 박근혜 정권에선 방통위원장까지 하는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질서유지권 발동을 선언했다. 경위들은 단병호 의원을 회의장 구석에 처박았다. 같은 당의 정두언 의원은 “이런 식으로 하면 오늘 또 밤새야 한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모든 일들 자리에 앉아 그저 지켜보면서 미비한 점이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합의를 했다는 둥 했다. 양당의 합의 경과를 설명한 것은 당시 법안심사소위원장이었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과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이었다.

그 합의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4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영화 <카트>를 보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참여정부 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고자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었는데 막상 사용자들이 사내하청 등을 이용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참여정부가 서민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뼈아픈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옆에 서있던 당시 우원식 의원은 “비정규직의 슬픈 현실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이것은 참으로 슬픈 장면이었다.

국회 환노위의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갈 피해가 없다고 단언한다. 물론 정기적으로 상여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다. 이른바 ‘알바’로 불리는 저소득 불안정노동자의 경우 시급에 일한 시간을 곱해서 받는 것 외의 임금 계산 방식은 사실상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그러나 정규직이 함께 있는 사업장의 경우는 비정규직 역시 다소 복잡한 체계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 이번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라 사업주가 취업규칙을 변경해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를 위한 취업규칙 변경을 ‘불이익 변경’으로 보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임금지급 체계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상태이다.

물론 세부적인 대목으로 들어가면 쟁점이 복잡해보일 수 있다. 애초에 상여금의 존재 자체가 통상임금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사용자의 꼼수였으므로, 이번 기회에 이런 왜곡된 임금체계를 바로잡을 것을 강제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통상임금의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이라는 기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아직도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상여금을 해당 시점에 재직하는 경우에만 지급한다는 대목을 ‘고정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것으로 해석해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은 판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임금 체계를 구성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핵심은 아랫돌 빼서 위에 쌓고 다시 윗돌 빼서 아래에 괴는 이런 복잡한 논의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공약이 지켜지는가다. 노동계가 묻는 것도 이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불성실한 방식으로 이행하겠다는 아니냐는 거다.

노동계 입장에서 이 공약은 어떤 방식으로든 2020년에 1만원이라는 숫자만 맞추면 된다는 차원이 아니다. 어차피 최저임금도 물가도 지속적으로 인상되도록 돼있다. 이 공약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 폭을 늘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득 확대를 실질적으로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리도록 용인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 확대 폭은 애초 약속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의 태도도 우려를 키우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걸로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지금까지 잠정 연구 결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올해 1분기 고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전제가 붙은 발언이었다. 김동연 부총리가 판단의 근거로 언급한 것은 “경험이나 직관”이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을 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김동연 부총리는 “특정 연도를 타겟팅해서 일정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이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거나 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한다면 신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고 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의 보완책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되는 일자리안정자금 등에 대해선 “정부의 직접 지원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의 효력은 첫 해 뿐이라는 것인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라고 불렸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경기침체론을 제기하며 김동연 부총리와 설전을 벌인 것도 우려스럽다. 김광두 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저런 숫자와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면서 “노사 간의 균형은 어떤가? 해외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려는 움직임들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무엇을 의미할까”라고 썼다. 경제위기론을 노동자 양보론으로 연결하는 곡예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정치꾼들은 선거 공약을 다 지킬 수는 없다고들 말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공약을 지키지 않은데 따른 부정적 효과를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노동계와의 간담회에서 “1년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당시 노동계는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별다른 행동도 없이 결과적으로 1년을 기다리게 되었다.

지방선거가 지나면 이 정부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낙관을 가지는 것은 그간의 경험과 직관으로 볼 때 어렵다. 2006년의 상황과 지금이 다른 것은 단병호 의원의 육탄전 시도와 같은 것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계 출신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있고 거대양당의 원내대표가 모두 노동계 출신이라고 하는데도 노동계와 진보정치에 돌아오는 것은 핀잔 뿐이다. 권리는 요구할 때에야 지켜지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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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노동 빼고 소득주도성장 안 된다 file

  • 2018-05-30
  • 조회 수 676

이 글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소득분배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란 말에는 쉽게 다루기 어려운 무게감이 있다. 이 말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진심과는 별개로 경제 정책과 관련한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가 계속해서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제정책의 성과를 돌아보는 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한 것은 이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8.0% ...

최저임금법 개정의 데자뷰 file

  • 2018-05-28
  • 조회 수 2951

국회 환노위가 합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여러모로 2006년 참여정부 시기 비정규직법 처리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느 직종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간주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의 전면자유화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2년 초과 고용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안에 한나라당과 합의했다.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사실상 2년 단위 해고를 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드루킹과 민주주의 file

  • 2018-05-24
  • 조회 수 1897

(이 글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여러 새로운 소식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특검법도 통과된 마당에 여의도 정치에 남은 것은 말꼬리 잡기와 진실공방 정도인 것 같다. 이런 정파적 논란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지만 가끔은 좀 더 근본적 문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성 언론이 드루킹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음모론에 가까운 것이거나 언론 그 자신의 이해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전자는 김정숙 여사의 한 마디나 ‘이어마이크’ 등으로 분위기 조성에 나섰던 조선일보의 경우를 들 ...

꿈★은 이루어진다 file

  • 2018-04-29
  • 조회 수 1177

남북 지도자가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카메라 앞에 같이 서서 무언가를 선언한다는 상상을 해본 일이 없다. 그러나 그런 일은 현실이 되었다. 두 사람이 선언한 내용은 지금 시점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현실적 조건을 고려하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룰 수 있는 합의로서는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비핵화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론적 합의에 그친 것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또는 Denuclearization)의 핵심은 검증방...

언더조직과 비선 file

  • 2018-02-04
  • 조회 수 10423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되니, 쓴 사람에게 장황하다고 뭐라고 하지 말기. 1. 배경 요즘 언더조직이니 비선이니 하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오가는 모양이다. 구체적으로는 알바노조의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련의 폭로(?)들 때문이다. '언더조직'이 알바노조 청년좌파 노동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 하며 젊은 활동가들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착취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여러모로 하고 있는데, 구 운동권 질서에 모두가 익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혼란스러운 대목도 있는 것 같...

워마드 사건에 대한 짧은 생각 file

  • 2017-11-23
  • 조회 수 2093

(제발 아무 글이라도 올려달라는 이재훈 님의 호소에 따라 개인 블로그에 11월 22일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된다. 그런데 논란이 그 이상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은 워마드라는 사이트와 그 이용자들, 나아가서는 2015년 이후 메갈리아로 표상되는 인터넷 기반 실천의 문제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의 논란 때문이다. 다 뻔한 얘긴데, 먼저 워마드를 말하려면 메갈리아에 대해 말해야 한다. 메갈리아는 가부장적 시스템을 근거로 하는 성차별적 제도와 문화가 개선되지 않...

킹스맨 골든서클의 알레고리 file

  • 2017-11-23
  • 조회 수 143

(제발 아무 글이라도 올려달라는 이재훈 님의 호소에 따라 개인 블로그에 10월 6일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다) 사람들이 갖는 대부분의 불만은 영화의 코드와 대중적 기대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정치적 알레고리가 플롯에 큰 영향을 주는 구조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B급 감성의 액션영화라는 측면만 보기 때문에 정치적 요소들의 존재가 일종의 빈 구멍으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됐다. 즉, 액션영화로 보면 나와야 할 게 나오지 않고 안 나와도 될 것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려 있는데 이게 ...

덩케르크: 파국을 앞둔 자유주의의 오늘 file

  • 2017-08-13
  • 조회 수 4820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는 작가주의 영화와 같은 외관을 하고 있다. “왜 영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상에 소리를 결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플롯이다. 소설과 비교하자면 영화는 경험, 즉 ‘느끼는 것’을 통해 ‘읽는 것’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면에서 오늘날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플롯인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의 영상과 소리는 어떤 ‘가상적 기술’들의 총합으로 대체 되었다. 스크린과 음향장비라는 고전적 플랫폼 안에서 표현할 수 ...

지젝의 글에 덧붙임 file

  • 2017-07-10
  • 조회 수 2437

코빈의 교훈: 진짜 도덕적 다수가 좌파라면 어쩔 것인가? 1. 정치인들이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을 말하며 사람들의 불신을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는 세태, 그리고 다들 “으레 그러리라”고 믿으며 신념을 도구화하는 일상에 대한 생각은 ‘냉소사회’라는 책에 썼다. 오늘날 이런 현상의 유력한 매개체는 인터넷, 특히 SNS이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의 문법이 인터넷을 지배했다. 예를 들어 채팅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존댓말을 써야 했으며 “방가방가”라는 수줍은 인사와 소박한 자기소개로 발언을 시작했어야 했다. 오늘날 그런 행위는 선비...

가짜뉴스의 수호자 [2]

  • 2017-07-08
  • 조회 수 14636

오늘은 버즈뭐라는 매체의 편집장 얘기를 보았는데, 좋은 말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세련된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 중 선민의식을 말하는 대목이 있어 섬뜩했다. 오늘날 포퓰리즘은 굉장히 정의하기 어렵고, 논의가 쉽지 않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언론이 비밀을 갖고 있으면 대중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지만, 반대로 우리가 비밀을 파헤치고 폭로하면 사람들은 언론을 신뢰하게 됩니다. 단, 알고 있는 것을을 공유하는 것과 전문성을 절대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저널리즘은 하나의 기준을 가진 직업입니다. 그렇다고 일반인은 불...

송민순 논란, 이러려고 글 쓰나 자괴감 들어 file

  • 2017-04-22
  • 조회 수 13830

중앙일보 / 송민순, 회고록에 나온 ‘쪽지’ 공개 (2017. 4.21.) 중앙일보 / 송민순 “문재인, 이처럼 증거 있는데도 계속 부인” (2017. 4.21.) 지겹다. 이 논란, 다시 정리하면 이런 거다.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다루졌고 2005년부터는 총회에서 표결했다. 참여정부는 2005년 기권 표결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당시 미국에 의해 ‘악의 축’으로 지목된 북한을 국제사회가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었는데, 참여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때였다. 그런데 2006년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렇기 때...

뉴 수개피언 file [2]

  • 2017-04-16
  • 조회 수 4337

안 쓴다고 그랬는데 이재훈 님이 무슨 기록을 남겨야 된다고 자꾸 그래서 씀. 어제 맥주를 마시면서 김어준 총수 님 신작을 구경하였는데, 단상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의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투표지분류기는 기계이므로 멀쩡히 잘 찍힌 표도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이런 표와 무효표를 미분류표로 따로 분류하고 이는 사람이 검표함. 2) 투표지분류기 분류표와 미분류표에서 박근혜 대 문재인 득표 수가 유의미하게 차이 나고, 미분류표 숫자도 지나치게 큼. 3) 투표지분류기 해킹은 가능함. 4) 해킹이 가능하다면, 미분류...

김정남이 사드랑 무슨 상관

  • 2017-02-23
  • 조회 수 11577

죽은 김정남이 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를 쫓는다는 걸까. 북한이 사주한 걸로 추정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을 두고 보수 언론이 보이는 태도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김정남의 비극적 최후에 모든 보수 언론이 입을 모아 야권 대선 주자들을 성토하기 시작한 거다. 따져 보면 유아적 논리인데, 이런 식이다. ‘김정은은 이복형을 잔인하게 살해할 만큼 비이성적이고 잔학무도하다. 그러므로 미사일 발사 버튼도 충동적으로 누를 것이다. 따라서 사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야권 대선 주자들은 한반...

지하철 반 승용차 반 file

  • 2017-01-17
  • 조회 수 1356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드디어 1월12일 귀국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마치 ‘왕의 귀환’처럼 여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전 지구급 유명인인 그의 실물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날 그의 동선을 따랐다. 생수를 산다는 이유로 들른 편의점은 거의 초토화될 정도였다. 귀국 뒤 지하철로 이동하겠다던 그가 다시 승용차 이용으로 계획을 바꾸고, 이를 다시 지하철 반 승용차 반으로 바꾸는 진기한 일이 일어나는 통에 기자들이 잠시 혼란을 겪기도 했다. 해프닝은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가 귀국 일성으로 내...

새벽은 온다, 반드시 [1]

  • 2017-01-03
  • 조회 수 1945

어느 자리에서 일본인들이 촛불시위를 부러워한다기에 “이런 촛불시위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이 좁다는 사실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촛불시위의 의미와 성과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다른 선진국이 아니라 한국이 직접민주주의적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적절한 토양을 갖춘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부산에서 서울 가는 데 몇 시간 걸리지 않는 세상이니 말이다. 물론 세상만사가 다 그런 것처럼 촛불시위도 한계는 갖고 있다. ‘...

대통령의 불안장애와 김기춘 file [1]

  • 2016-12-25
  • 조회 수 43646

나는 아무 화장실에나 가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화장실’의 최저 기준이 있다. 깨끗해야 하고, 여러 도구가 상시적으로 관리돼야 하고, 화장실인 곳과 아닌 곳의 구분이 철저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 기준에 맞는 화장실이 드물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동선마다 갈 수 있는 화장실 위치를 마음속으로 정해놓았다. 오목교역에 딸린 현대백화점 화장실이 제일이다. 좌식 변기에 앉기 전에 휴지에 세제를 묻혀 커버를 닦을 수 있다. 심리학자와 이런 대화를 한다면 필시 강박적 행동이라는 진단을, 따로 요구도 안 했는데 굳이 내려줄 것이...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 때문에 고통스럽다 file [1]

  • 2016-11-21
  • 조회 수 22697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논하는 게 또 유행이다. 미용주사를 맞았다고도 하고, 굿을 했다고도 하고, 하여간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세기의 프로그램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답을 내지 못했다. 진실의 등대를 향한 멀고 먼 항해는 “대통령이 밝혀야 합니다”라는 당연한 결론을 되뇌이는 걸로 끝났다. ‘세월호 7시간’ 미스테리를 밝히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그 7시간 동안 1분에 한 번씩 해경에 전화를 해서 철저한 구조를 당부...

욱일기에 대한 생각 file

  • 2016-09-26
  • 조회 수 456

게임 커뮤니티 검색을 하다가 <페르소나 5> 라는 새로 나온 일본 게임에 대해 ‘욱일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게임에 문제의 그 ‘욱일’ 문양이 등장하는 데다 등장인물이 착용한 옷을 2차대전 시기 군복으로 바꿀 수 있고, “사죄와 변상을 요구한다”(니찬네루 등에서 위안부 문제 등을 소재로 한국인에 대한 비난을 ‘밈’화한 거라는 주장)는 대사가 나온다는 것 등이다. '우익 논란'을 일으킨 캐릭터. 잘 보면 신발에 욱일문양이 있다. 게임에 "사죄와 변상을 요구한다"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 일제 순사복(군복을 연상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주변적 잡상 file

  • 2016-05-16
  • 조회 수 313

이 글은 단지 주변적인 이야기를 하기위해서 썼다. 미 대선에 대한 전면적인 본격 비평 그런 거 없다. "뭐 이런 얘기도 있구나"하고 넘어가길 권고합니당~~ 두 개의 당 미국인들은 양당제적 질서에 익숙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8년을 통치했으니 이번엔 공화당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균형감각이 여러 측면에서 분명히 작용한다. 예를 들면 전형적인 중간파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코미디언 루이스 CK가 보수주의자들에게 보냈다는 편지에도 이런 균형감각이 나타나 있다. And I’m not advocating fo...

북한 조선노동당 대회에 대한 생각 file

  • 2016-05-10
  • 조회 수 339

보도를 다들 이렇게 저렇게 하는데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 보도를 정리하고 나름의 생각을 덧붙여 본 바는 다음과 같다. 많은 언론이 김정은의 ‘조선노동당 위원장’ 직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다른 직책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사실상 중앙위원회 위원장(또는 의장)과 동등한 지위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다만 호칭을 그냥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하는 것 같다. 이건 과거 김정일의 예도 마찬가지인데, 정식으로 따지자면 ‘중앙위원회 총비서’가 옳겠으나 그냥 ‘조선노동당 총비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