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순간이라도 딴 생각을 하거나 딴 길을 걷는 사람은 때묻은 인간, 병든 사람으로 혁명대오에서 떨어져나가 역사의 버림을 받게 된다, 충신은 99%짜리란 있을수 없으며 오직 100%짜리만이 있을수 있다.

3b8965c9720f6ca989cb4c2ca3e13687.jpg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논하는 게 또 유행이다. 미용주사를 맞았다고도 하고, 굿을 했다고도 하고, 하여간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세기의 프로그램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답을 내지 못했다. 진실의 등대를 향한 멀고 먼 항해는 “대통령이 밝혀야 합니다”라는 당연한 결론을 되뇌이는 걸로 끝났다.

‘세월호 7시간’ 미스테리를 밝히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그 7시간 동안 1분에 한 번씩 해경에 전화를 해서 철저한 구조를 당부하였더라면 비극의 크기가 줄어들었을지는 의문이다.

그 배는 너무나도 빠른 시간 안에 가라앉았다. 이 ‘헬조선’에는 소중한 생명들을 구하기 위한 조건 자체가 마련돼있질 않았다. 국가는 ‘구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이미 민간에 전가하기로 한 상태였고, 해운사는 선급단체와 공모해 모든 안전장치들을 무력화했다. 여객선의 안전은 이윤에 희생됐다. 이러한 조건은 바다 위 뿐만이 아니라 ‘헬조선’의 모든 체제에 일반화돼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인가요?” 이런 반응에 직면할 때마다 이런 세상에 도대체 말과 글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절벽을 바로 눈앞에 둔 사람의 기분이 된다. 이런 마음을 털어 놓으면 상대는 깜짝 놀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얘기인데, 괜히 자기 혼자서 ‘자가발전’을 해서 파국으로 이르는 사고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다양한 논쟁에서 “구조를 탓하지 말라”는 주장을 많이 보았다. 이런 주장의 배후에는 냉소주의적 현실 규정이 도사리고 있다. 어떤 사람이 개인의 죄를 논하는 것에 더해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자고 말하는 것에는,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실려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 냉소적 현실인식에서 이런 주장은 한낱 핑계에 불과하다. 이 ‘핑계’는 개인의 죄를 ‘물타기’ 하기 위해 작동한다. 즉, ‘구조’를 말하는 사람은 결국 비난의 타겟이 된 ‘개인’을 옹호하기 위해 명분을 들먹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가 ‘개인’을 옹호하는 이유는? 아마 ‘친분’이나 ‘이익’의 문제일 것이다. 소오름!

요즘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너무나도 쉽게 이런 식의 문법을 선택한다. 무엇보다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살 때 우리는 여러 가지를 따지지만 이 행위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돈을 지출해서 그 물건을 사느냐 마느냐의 결정 권한이 나에게 있고, 이는 절대적인 지위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시판되는 냉동만두의 소를 단무지 자투리를 재활용해 만든 경우, 실제 단무지 자투리의 위생 상태와는 관계없이 그 만두는 대중의 거부감에 의해 ‘쓰레기 만두’가 돼버린다.

냉소주의적 현실 규정을 활용하면 복잡한 인간사에 대해 사고하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오직 대상에 대한 ‘불매’를 선언하기만 하면 된다. 냉소주의적 세계관은 늘 내가 대안 모색을 구매 혹은 불매로 대체할 수 있는 탁월한 근거를 제공한다. 이것은 결국 합리와 이성을 통한 논쟁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불순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걸 ‘논리’로 여기는 세태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을 옹호하기 위해 ‘구조’를 명분으로 삼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이 당연히 있고, 의외로 많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전히 명분과 당위를 그 자체로 공론장 안에서 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로지 자기가 살기 위해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감추고 있다 하더라도, 그 진실을 감추기 위해 동원한 논리를 합리적 차원에서 반박하는 일은 여전히 계속되어야 한다.

청와대는 그 시간에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관저 집무실’이란 이름을 뭐라 붙이든 결국 ‘관저(official residence)’이다. 일과가 없거나 끝난 시간에 가는 곳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없다. 그렇다, 답이 없는 게 문제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유가족들은 보상 또는 배상의 문제가 아니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모든 문제에 대하여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 조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이를 위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할 것을 주장했다. 즉,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체제의 ‘구조’를 바꿀 것을 요구한 것이다.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를 밝히라는 요구는 ‘진상규명’의 일환이다. 박근혜라는 권력자에게 복수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 복수는 미스터리가 일단 밝혀진 이후에야 선언할 수 있다.

미치고 팔짝 뛸 일은 통치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냉소적 인식을 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훗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활약하는 김재원 당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씀드려서 유가족은 저희를 거의 적대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고, 국가권력이 자신들의 자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도 있고 그것을 은폐하려고 급급한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고, 저희들은 거기에 외부세력까지 가담을 해서 결국 유가족의 어떤 궁박한 처지와 슬픔을 활용해서 정부 전복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 것 아닌가 (의심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도대체 말과 글이 다 무슨 소용인가라는 절망감에 빠진다.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는 ‘진상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진실을 감춘 이유는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이다. 이 통치자답지 않은 자세가 스스로를 원망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거꾸로 말하자면 이 미스터리를 기어코 풀어야 하는 이유는 해원(解冤)을 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진상을 규명하고 참사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이 당연한 요구를 직시하지 않고 주변을 뱅뱅 맴도는 세태 때문에 우리는 고통스럽다.


Suhc

2016.11.22 23:47:2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7시간에 해명'에 대한 요구가 해원의 성격이 분명 있더라도 마찬가지로 그 안에도 합리적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피아'라는 신조어가 부각되었듯 정부의 부패에 있다는 것이 공론장의 결론이었다고 봅니다. 이 부패의 해결은 '범법자 조사와 처벌'이라는 원칙의 복원을 통해서 해결되는 것일 테구요.
'7시간 해명' 이란 대중에게 있어, 이 '조사와 처벌'의 원칙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7시간이 실제 구조작업에 도움이 얼마나 됐을지와 상관 없이, '정부의 수장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유를 해명하지 않고 언플을 하는 게 부정한 의지의 냄새가 난다. 고로 한번 까봐야 한다' 라는 논리가 전개됩니다. 이때 조사대상은 모든 권력중에서도 최고인 대통령이고, 그 대응방식은 물타기와 언플, 종북몰이, 시간끌기, 화제 돌리기로서 지금까지 모든 부패권력들이 써온 수법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그래서 이 '7시간'은, 모든 '-피아'의 끝판왕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때문에 이 '7시간' 문제로 대통령을 조진다는 것은, '상징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머지 모든 '피아'들을, 그들의 수법에 휘말리지 않고 제대로 조질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행위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대중이 '7시간'의 규명에 주목하는 건, 단지 그 특정한 사안 하나가 잘 풀리는지를 보고싶은 게 아니라, 가장 막강한 권력의 비상식적 행위를 파헤침으로서 나머지 자잘한 부분도 그렇게 해결될 수 있음을 유추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욕망에는 분명 합리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지금 대중의 움직임은 '부패권력'을 상징하는 '7시간'이라는 인형을 놓고 벌이는 현실모사적인 놀이, 하지만 단지 허구세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실제적인 힘겨루기로서의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님이 말하신 '구조도 봐야 한다'라는 주장이 쉽게 매도되는 것은, 단지 그게 이 놀이의 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조도 봐야한다는 말은 맞고, 사실 7시간에 문제제기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얘기겠지만, 그 점을 언급하는 것은 이 놀이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안되고, 결과적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안되는 거죠.

사실 지극히 제 주관적인 현실 해석이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전 대중의 그런 비합리성도 분명 합리적 목적의식에 기반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글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노동 빼고 소득주도성장 안 된다 file

  • 2018-05-30
  • 조회 수 753

이 글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소득분배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란 말에는 쉽게 다루기 어려운 무게감이 있다. 이 말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진심과는 별개로 경제 정책과 관련한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가 계속해서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제정책의 성과를 돌아보는 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한 것은 이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8.0% ...

최저임금법 개정의 데자뷰 file

  • 2018-05-28
  • 조회 수 3011

국회 환노위가 합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여러모로 2006년 참여정부 시기 비정규직법 처리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느 직종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간주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의 전면자유화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2년 초과 고용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안에 한나라당과 합의했다.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사실상 2년 단위 해고를 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드루킹과 민주주의 file

  • 2018-05-24
  • 조회 수 1927

(이 글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여러 새로운 소식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특검법도 통과된 마당에 여의도 정치에 남은 것은 말꼬리 잡기와 진실공방 정도인 것 같다. 이런 정파적 논란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지만 가끔은 좀 더 근본적 문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성 언론이 드루킹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음모론에 가까운 것이거나 언론 그 자신의 이해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전자는 김정숙 여사의 한 마디나 ‘이어마이크’ 등으로 분위기 조성에 나섰던 조선일보의 경우를 들 ...

꿈★은 이루어진다 file

  • 2018-04-29
  • 조회 수 1198

남북 지도자가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카메라 앞에 같이 서서 무언가를 선언한다는 상상을 해본 일이 없다. 그러나 그런 일은 현실이 되었다. 두 사람이 선언한 내용은 지금 시점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현실적 조건을 고려하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룰 수 있는 합의로서는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비핵화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론적 합의에 그친 것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또는 Denuclearization)의 핵심은 검증방...

언더조직과 비선 file

  • 2018-02-04
  • 조회 수 10517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되니, 쓴 사람에게 장황하다고 뭐라고 하지 말기. 1. 배경 요즘 언더조직이니 비선이니 하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오가는 모양이다. 구체적으로는 알바노조의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련의 폭로(?)들 때문이다. '언더조직'이 알바노조 청년좌파 노동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 하며 젊은 활동가들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착취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여러모로 하고 있는데, 구 운동권 질서에 모두가 익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혼란스러운 대목도 있는 것 같...

워마드 사건에 대한 짧은 생각 file

  • 2017-11-23
  • 조회 수 2123

(제발 아무 글이라도 올려달라는 이재훈 님의 호소에 따라 개인 블로그에 11월 22일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된다. 그런데 논란이 그 이상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은 워마드라는 사이트와 그 이용자들, 나아가서는 2015년 이후 메갈리아로 표상되는 인터넷 기반 실천의 문제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의 논란 때문이다. 다 뻔한 얘긴데, 먼저 워마드를 말하려면 메갈리아에 대해 말해야 한다. 메갈리아는 가부장적 시스템을 근거로 하는 성차별적 제도와 문화가 개선되지 않...

킹스맨 골든서클의 알레고리 file

  • 2017-11-23
  • 조회 수 159

(제발 아무 글이라도 올려달라는 이재훈 님의 호소에 따라 개인 블로그에 10월 6일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다) 사람들이 갖는 대부분의 불만은 영화의 코드와 대중적 기대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정치적 알레고리가 플롯에 큰 영향을 주는 구조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B급 감성의 액션영화라는 측면만 보기 때문에 정치적 요소들의 존재가 일종의 빈 구멍으로 느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됐다. 즉, 액션영화로 보면 나와야 할 게 나오지 않고 안 나와도 될 것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려 있는데 이게 ...

덩케르크: 파국을 앞둔 자유주의의 오늘 file

  • 2017-08-13
  • 조회 수 4853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는 작가주의 영화와 같은 외관을 하고 있다. “왜 영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상에 소리를 결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플롯이다. 소설과 비교하자면 영화는 경험, 즉 ‘느끼는 것’을 통해 ‘읽는 것’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면에서 오늘날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플롯인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의 영상과 소리는 어떤 ‘가상적 기술’들의 총합으로 대체 되었다. 스크린과 음향장비라는 고전적 플랫폼 안에서 표현할 수 ...

지젝의 글에 덧붙임 file

  • 2017-07-10
  • 조회 수 2700

코빈의 교훈: 진짜 도덕적 다수가 좌파라면 어쩔 것인가? 1. 정치인들이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을 말하며 사람들의 불신을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는 세태, 그리고 다들 “으레 그러리라”고 믿으며 신념을 도구화하는 일상에 대한 생각은 ‘냉소사회’라는 책에 썼다. 오늘날 이런 현상의 유력한 매개체는 인터넷, 특히 SNS이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의 문법이 인터넷을 지배했다. 예를 들어 채팅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존댓말을 써야 했으며 “방가방가”라는 수줍은 인사와 소박한 자기소개로 발언을 시작했어야 했다. 오늘날 그런 행위는 선비...

가짜뉴스의 수호자 [2]

  • 2017-07-08
  • 조회 수 14655

오늘은 버즈뭐라는 매체의 편집장 얘기를 보았는데, 좋은 말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세련된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 중 선민의식을 말하는 대목이 있어 섬뜩했다. 오늘날 포퓰리즘은 굉장히 정의하기 어렵고, 논의가 쉽지 않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언론이 비밀을 갖고 있으면 대중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지만, 반대로 우리가 비밀을 파헤치고 폭로하면 사람들은 언론을 신뢰하게 됩니다. 단, 알고 있는 것을을 공유하는 것과 전문성을 절대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저널리즘은 하나의 기준을 가진 직업입니다. 그렇다고 일반인은 불...

송민순 논란, 이러려고 글 쓰나 자괴감 들어 file

  • 2017-04-22
  • 조회 수 13834

중앙일보 / 송민순, 회고록에 나온 ‘쪽지’ 공개 (2017. 4.21.) 중앙일보 / 송민순 “문재인, 이처럼 증거 있는데도 계속 부인” (2017. 4.21.) 지겹다. 이 논란, 다시 정리하면 이런 거다.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다루졌고 2005년부터는 총회에서 표결했다. 참여정부는 2005년 기권 표결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당시 미국에 의해 ‘악의 축’으로 지목된 북한을 국제사회가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었는데, 참여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때였다. 그런데 2006년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렇기 때...

뉴 수개피언 file [2]

  • 2017-04-16
  • 조회 수 4348

안 쓴다고 그랬는데 이재훈 님이 무슨 기록을 남겨야 된다고 자꾸 그래서 씀. 어제 맥주를 마시면서 김어준 총수 님 신작을 구경하였는데, 단상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의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투표지분류기는 기계이므로 멀쩡히 잘 찍힌 표도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이런 표와 무효표를 미분류표로 따로 분류하고 이는 사람이 검표함. 2) 투표지분류기 분류표와 미분류표에서 박근혜 대 문재인 득표 수가 유의미하게 차이 나고, 미분류표 숫자도 지나치게 큼. 3) 투표지분류기 해킹은 가능함. 4) 해킹이 가능하다면, 미분류...

김정남이 사드랑 무슨 상관

  • 2017-02-23
  • 조회 수 11583

죽은 김정남이 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를 쫓는다는 걸까. 북한이 사주한 걸로 추정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을 두고 보수 언론이 보이는 태도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김정남의 비극적 최후에 모든 보수 언론이 입을 모아 야권 대선 주자들을 성토하기 시작한 거다. 따져 보면 유아적 논리인데, 이런 식이다. ‘김정은은 이복형을 잔인하게 살해할 만큼 비이성적이고 잔학무도하다. 그러므로 미사일 발사 버튼도 충동적으로 누를 것이다. 따라서 사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야권 대선 주자들은 한반...

지하철 반 승용차 반 file

  • 2017-01-17
  • 조회 수 13569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드디어 1월12일 귀국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마치 ‘왕의 귀환’처럼 여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전 지구급 유명인인 그의 실물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날 그의 동선을 따랐다. 생수를 산다는 이유로 들른 편의점은 거의 초토화될 정도였다. 귀국 뒤 지하철로 이동하겠다던 그가 다시 승용차 이용으로 계획을 바꾸고, 이를 다시 지하철 반 승용차 반으로 바꾸는 진기한 일이 일어나는 통에 기자들이 잠시 혼란을 겪기도 했다. 해프닝은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가 귀국 일성으로 내...

새벽은 온다, 반드시 [1]

  • 2017-01-03
  • 조회 수 1951

어느 자리에서 일본인들이 촛불시위를 부러워한다기에 “이런 촛불시위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이 좁다는 사실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촛불시위의 의미와 성과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다른 선진국이 아니라 한국이 직접민주주의적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적절한 토양을 갖춘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부산에서 서울 가는 데 몇 시간 걸리지 않는 세상이니 말이다. 물론 세상만사가 다 그런 것처럼 촛불시위도 한계는 갖고 있다. ‘...

대통령의 불안장애와 김기춘 file [1]

  • 2016-12-25
  • 조회 수 43654

나는 아무 화장실에나 가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화장실’의 최저 기준이 있다. 깨끗해야 하고, 여러 도구가 상시적으로 관리돼야 하고, 화장실인 곳과 아닌 곳의 구분이 철저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 기준에 맞는 화장실이 드물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동선마다 갈 수 있는 화장실 위치를 마음속으로 정해놓았다. 오목교역에 딸린 현대백화점 화장실이 제일이다. 좌식 변기에 앉기 전에 휴지에 세제를 묻혀 커버를 닦을 수 있다. 심리학자와 이런 대화를 한다면 필시 강박적 행동이라는 진단을, 따로 요구도 안 했는데 굳이 내려줄 것이...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 때문에 고통스럽다 file [1]

  • 2016-11-21
  • 조회 수 22713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논하는 게 또 유행이다. 미용주사를 맞았다고도 하고, 굿을 했다고도 하고, 하여간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세기의 프로그램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답을 내지 못했다. 진실의 등대를 향한 멀고 먼 항해는 “대통령이 밝혀야 합니다”라는 당연한 결론을 되뇌이는 걸로 끝났다. ‘세월호 7시간’ 미스테리를 밝히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그 7시간 동안 1분에 한 번씩 해경에 전화를 해서 철저한 구조를 당부...

욱일기에 대한 생각 file

  • 2016-09-26
  • 조회 수 523

게임 커뮤니티 검색을 하다가 <페르소나 5> 라는 새로 나온 일본 게임에 대해 ‘욱일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게임에 문제의 그 ‘욱일’ 문양이 등장하는 데다 등장인물이 착용한 옷을 2차대전 시기 군복으로 바꿀 수 있고, “사죄와 변상을 요구한다”(니찬네루 등에서 위안부 문제 등을 소재로 한국인에 대한 비난을 ‘밈’화한 거라는 주장)는 대사가 나온다는 것 등이다. '우익 논란'을 일으킨 캐릭터. 잘 보면 신발에 욱일문양이 있다. 게임에 "사죄와 변상을 요구한다"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 일제 순사복(군복을 연상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주변적 잡상 file

  • 2016-05-16
  • 조회 수 317

이 글은 단지 주변적인 이야기를 하기위해서 썼다. 미 대선에 대한 전면적인 본격 비평 그런 거 없다. "뭐 이런 얘기도 있구나"하고 넘어가길 권고합니당~~ 두 개의 당 미국인들은 양당제적 질서에 익숙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8년을 통치했으니 이번엔 공화당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균형감각이 여러 측면에서 분명히 작용한다. 예를 들면 전형적인 중간파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코미디언 루이스 CK가 보수주의자들에게 보냈다는 편지에도 이런 균형감각이 나타나 있다. And I’m not advocating fo...

북한 조선노동당 대회에 대한 생각 file

  • 2016-05-10
  • 조회 수 346

보도를 다들 이렇게 저렇게 하는데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 보도를 정리하고 나름의 생각을 덧붙여 본 바는 다음과 같다. 많은 언론이 김정은의 ‘조선노동당 위원장’ 직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다른 직책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사실상 중앙위원회 위원장(또는 의장)과 동등한 지위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다만 호칭을 그냥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하는 것 같다. 이건 과거 김정일의 예도 마찬가지인데, 정식으로 따지자면 ‘중앙위원회 총비서’가 옳겠으나 그냥 ‘조선노동당 총비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