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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올랜도 펄스 게이 클럽 참사에 대한 소고 file

  • 2016-06-15
  • 조회 수 664

올랜도 펄스 게이 클럽 참사는 현재까지 보도된 바로는 성소수자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범행 도중 사살됐기 때문에 혐오 범죄로 확증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관련 보도가 더 이어질 것이다. 성소수자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1차 근거는, 일단 참사가 일어난 장소가 게이 클럽이라는 사실, 그리고 “몇달 전 아들이 마이애미에서 두명의 남자가 키스하는 것을 보고 화를 냈다. 아들이 그것 때문에 펄스 나이트클럽을 공격했을 수 있다”고 말한 아버지 세디크 마틴의 ...

문제는 조영남이 아니다 file

  • 2016-05-22
  • 조회 수 1167

 사진 : 한겨레 김명진 기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가 8년 동안 가수 조영남의 그림을 대신 그렸다고 한다. 이 화가는 그림 1점당 10만원의 대가를 받았다. 검찰은 사기 혐의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그림을 조영남 자신이 그린 것처럼 속여서 전시하고 판매했다는 것이 검찰의 생각이다. 화투 시리즈가 대표적인 조영남의 작품 가격은 호당 50만원 정도다. 주로 팔리는 크기는 20~30호로 1000만~1500만원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 일부는 반발했다. 미학자 진중권은 <매일신문> 기고에서 “적어도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4.13 총선은 '선거 혁명'이 아니었다 file [4]

  • 2016-04-24
  • 조회 수 1873

축제는 끝났다. 누구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새누리당은 12년 만에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시적이나마 원내 1당이 됐다. 국민의당은 둘 사이를 비집고 나와 제3지대를 구성했다. 진보 정당은 발걸음을 더 내딛지 못했다. 언론은 ‘선거 혁명’이라는 말까지 썼다. ‘징벌 투표’라는 말도 나왔다. 한 사회학자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버금간다며 “이제 국민들도 성장 신화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증거”(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칼럼 '박정희 성장 신화는 이제 마침...

두 가지 공포와 정치의 복원 file

  • 2016-03-20
  • 조회 수 417

대통령은 집권 3년 내내 하나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끊임없이 재확인하는 일이다. 모든 말은 그 목적에 의해서만 발화한다. 그 목적에 대한 거역 혹은 의구심은 곧 배제로 이어진다. 우리는 그 모습을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 결과에서 똑똑하게 목도하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대통령을 불편하게 했던 이들은 모조리 내침을 당하고 있다.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 소속 정당이나 주변 정치인들의 그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도 대통령의 권력 재확인 작업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대통령의 말은 자주 주술 관계가 연결...

13살 소녀의 죽음과 사회적 방임 file

  • 2016-02-22
  • 조회 수 331

2015년 3월15일. 갓 중학교에 입학한 13살 소녀가 집에서 뛰쳐나왔다. 종아리와 손에 멍이 들어 있었다. 친구가 이유를 물었다. 소녀는 “어제 부모한테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소녀가 중학교에 등교한 건 겨우 8일. 의지할만한 관계가 생길 겨를이 없었다. 이튿날 소녀가 찾아간 사람은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교사였다. 소녀의 친구는 “딱히 갈 데가 없어서 찾아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교사는 다시 소녀의 부모를 선택했다. 폭력을 당해 집에서 뛰쳐나온 소녀를 달래 집으로 돌려보냈다. 3월17일. 소녀의 아버지는 오전 ...

이자스민과 '설지'를 밟고 일어선 정상성의 세계 file

  • 2016-01-27
  • 조회 수 532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적 위치를 막론하고 미움 받는 인물이다. 비백인 이주민과 여성 정체성, 그럼에도 ‘내겐 없는 권력’을 가진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요소가 버무려지거나 혹은 독립적으로 원한 감정을 키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20년 전에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왔어요?’라고 물었다면 요즘은 ‘왜 왔어요?’라고 물어요”라고 했다. 비백인 이주민에 대한 시선이 호기심 돋는 대상에서 우리가 건설한 국가에 유입된 무임승차자로 변했다. 인터뷰 기사에는 이자스민 의원을 두고 “한국민들 세금을 필리핀 돈줄로...

박근혜와 한상균, 예외상태의 일상화 file [2]

  • 2015-12-14
  • 조회 수 697

예외상태는 법의 작동이 중단되는 공백 상태다. 여기서 작동이 중단된 ‘법’은 한국의 대통령이 자주 거론하는 질서로서의 ‘법’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즉, 예외상태는 법 질서를 보존하기 위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개인을 억압할 수 있는 상태라고 거칠게 설명할 수 있다. 칼 슈미트는 “주권자는 예외를 결정하는 자”라고 말했다. 예외상태에서 개인은 억압되지만, 법 질서가 회복되면 종국에는 체제가 존속되면서 국민의 안전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슈미트의 논리다. 이 논리는 바이마르 ...

아이유와 ‘제제’ 논란이 남긴 두 가지 증상 file [9]

  • 2015-11-13
  • 조회 수 1677

아이유의 ‘제제’를 향한 비판은 세 가지 갈래에서 폭력적이었다. 첫 번째 갈래는 “표현의 자유도 대중들의 공감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출판사 동녘의 말이다. 표현의 자유는 대중의 즉자적인 여론재판이나 특정 시기에 일반화한 기분에 따라 승인 여부가 임의로 결정될 수 없다. 어떤 결기에 의해 자유를 박탈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자유의 영역이 아니다. 게다가 언제나 삐뚤어진 폭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출판사는 ‘제제’라는 가상 캐릭터를 동원해 학대 피해 아동을 ‘순수하고도 가여워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는 폭력도 ...

하나고와 사도, 소비자 정체성과 체념적 각자도생 file [6]

  • 2015-10-12
  • 조회 수 3232

딸이 하나고에 다닌다는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한겨레 18년 독자인데 구독을 끊었다”고 했다. 입학 전형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서 남녀 성비를 고의로 맞춘 의혹을 공익 제보한 하나고 교사에게 학부모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다음날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 교사가 왜 공익 제보자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비리를 처음 제기했고 하나고도 이 사실을 인정했으니 단순 폭로자가 아닌 공익 제보자”라고 했더니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왜 공익 제보자냐”라고 되물었다. “그 사람이 개인적으로 나...

‘갓물주의 하루’와 ‘우리끼리 싸움’ file

  • 2015-09-06
  • 조회 수 3609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령처럼 도는 글이 있다. 제목은 ‘갓물주의 하루’. ‘갓물주’는 ‘신(god)’과 ‘건물주’의 합성어다. 올해 1월 발간된 한 경제 잡지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마포구에 3채의 빌딩, 강남구와 제주도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이 갓물주는 임대 수익으로 월 17억원을 번다. 아침 식사를 한 뒤 골프 레슨을 받고, 특급 호텔로 가서 사우나와 점심 식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와 건물 관리자에게 자산 관련 보고를 받고 휴식하는 게 그의 일과다. 주 1회 백화점에서 부인과 쇼핑을 하고, 분기별 1회 ...

온전한 개인으로 홀로 설 수 있는 특권 file [2]

  • 2015-08-18
  • 조회 수 2231

‘신경숙 표절 사건’은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가 표절했다는 사실만큼이나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를 옹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출판계의 문학 권력이 파문을 일으켰다. 여러 비판자들이 이 사건에서 문학 권력의 구조적 개입이 끼친 악영향을 성토했다. 그런데 파문이 잠잠해지자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경숙 표절 사건에 대한 여론이 “여론재판이라는 ‘광풍’의 성격을 띠었”으며 “신경숙은 혐의에 비해 과도한 징벌을 받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전설’의 표절 혐의 자체도 문학적 논의에 부쳐져야 할 일”이라고도 했다....

매드 맥스, 기만 통치에 대한 어떤 우화 file

  • 2015-05-31
  • 조회 수 1940

이것은 어떤 통치에 대한 우화다.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임모탄 조가 세운 국가 시타델은 모든 구성원을 각자의 자리에 걸맞은 생산 영역에 동원하고 배치하는 ‘효율적’ 체제다. 외모와 몸매가 수려한 여성은 지배 권력의 인적 자원을 재생산하는 자리에, 그렇지 않은 여성은 구성원들의 먹거리인 ‘어머니의 우유’를 생산하는 위치에 분리해서 배치했다. 어린 워보이들은 시타델의 권위적 운영 체제(도르래)를 굴리는 단순 노동을 시키고, 성장한 워보이들은 체제 수호의 자원으로 동원한다. 군중도 워보이들의 지시에 따라 ...

조희연 교육감 벌금형과 진보의 냉소적 조급증 file [1]

  • 2015-05-06
  • 조회 수 1409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벌금 5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였던 고승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이 형이 확정되면 그는 교육감 직을 잃게 된다. 그는 지난해 5월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 한 마디가 근거의 전부였다. 선거를 열흘 앞둔 당시 조 후보는 고 후보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뒤지고 있었다. 누가 봐도 상황 반전을 노린 무리수였다. (▶참고 : 조희연 교육감 벌금...

경향신문 녹음 파일 보도로 JTBC와 손석희가 잃은 것 file [16]

  • 2015-04-17
  • 조회 수 13746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은 기자. 어떤 억울함에 대한 증명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그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선택한 기자라면 평소에 그 기자는 취재원과 상당한 신뢰 관계를 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억울함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인터뷰한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는 그런 분이라고 한다. 경향신문은 훌륭한 기자를 두었고, 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중요한 인터뷰를 했으며, 이를 잘 벼려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50분 동안의 인터뷰 가운데 핵심적인 사안을 하나씩 꺼내 보...

"그 '일베 기자'를 잘라라"라는 말에 대하여 file [32]

  • 2015-04-03
  • 조회 수 2818

KBS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파벨라에 박권일, 김민하가 관련 글을 썼다. 박권일은 ‘’일베기자‘ 관련 메모: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에서 “우리는 ‘일베’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일베에서 쓴 글의 내용, 즉 ‘구체적 행위를 문제삼아야 한다”며 “여론을 업고 일베 기자를 싹둑 잘라내면 속은 시원할 테지만 그 잠깐의 속시원함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사회적 차별발언의 범위를 논의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하는 ’KBS 일베 기자에 대한 ...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등장한 ‘이슬람 미개론’ file [1]

  • 2015-03-25
  • 조회 수 34063

우리는 사건을 둘러싼 구조를 살피자는 제의를 ‘촌스럽다’고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건의 끔찍함이 강렬할수록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가해자에게 격분한다. 격분은 문제의 책임을 가해자에게 집중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건을 낳은 구조의 문제는 성찰하지 않는다. 구조의 문제는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즉자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건의 끔찍함은 피해자만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한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긴다. 때로는 자신을 피해자의 지위에 대입해 같은 피해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