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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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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파벨라에 박권일, 김민하가 관련 글을 썼다.

박권일은 ‘’일베기자‘ 관련 메모: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에서 “우리는 ‘일베’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일베에서 쓴 글의 내용, 즉 ‘구체적 행위를 문제삼아야 한다”며 “여론을 업고 일베 기자를 싹둑 잘라내면 속은 시원할 테지만 그 잠깐의 속시원함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사회적 차별발언의 범위를 논의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하는 ’KBS 일베 기자에 대한 생각‘에서 “KBS 내의 모든 구성원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차별금지교육을 상시적으로 시행하고, 차별금지교육의 성과를 인사평가에 반영해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조금이라도 해치면 최악의 징계를 당하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여성주의의 적들과 끝없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사실 관계를 정리해보자.

1. ‘일베 기자’로 불리고 있는 A기자는 여성 혐오를 담은 글을 썼다. 그 내용은 ’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자는 직장 여자 상사에게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제출하거나 사진 자료를 남겨서 감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 여자들은 공연음란죄로 처벌해야 한다’, ‘밖에서 몸을 까고 다니는 여자들은 호텔 가서 한 번 대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등이다. 전라도 지역에 대한 혐오를 담은 인종차별성 글도 썼다. 그는 혐오의 폭력을 저질렀다. 글로 여성이나 인종을 차별하는 발언을 쓰는 행위는 소수자를 향한 분명한 폭력이다.

2. 혐오 폭력이 행해진 장소와 시간을 살펴보자. A기자가 이 글을 쓴 곳은 일베 게시판이다. 이 글을 쓴 시점은 그가 KBS 기자 공채에 합격해 수습기자로 입사한 지난 1월보다 이전이다. KBS 기자들이 쓰는 ‘블라인드’라는 앱의 익명게시판에는 수습기자들이 글을 쓸 수 없다. 즉, A기자는 기자가 되기 전 시점에 일베라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혐오 폭력이 담긴 글을 썼다. A기자가 기자가 된 뒤 ’블라인드 앱‘이라는 곳에 글을 썼다는 세간의 의혹은 현재까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상태다.

3. 그렇다면 KBS 구성원들은 어떻게 A기자가 ’일베‘라는 걸 알아냈을까. 우선 A기자가 KBS에 합격한 뒤 언론고시생들의 정보 교환 커뮤니티인 ‘아랑 카페’에 합격자 명단이 올라왔고, 이후 관련 사실이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BS 내부에서도 일베가 아니냐는 의심을 산 계기가 있었다. KBS에는 세 개의 노조가 있다. 이 가운데 주로 노동자의 사내 복지 문제에 집중하는 KBS1노조가 있고, 공정방송 문제에 집중하는 KBS새노조가 있다. KBS 기자와 PD들은 대체로 KBS새노조에 가입하고 있다. KBS새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소속이다. 하지만 A기자는 다른 기자들과 달리 공채에서 합격해 입사한 직후 KBS1노조에 가입했다. 이후 A기자가 민주노총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 때문에 1노조를 선택했다는 의심을 샀고, 이에 따라 일베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4. A기자가 일베에 여성혐오와 전라도혐오 글을 썼다는 사실은 KBS 내부 감사 결과 확인이 된 사실이다. A기자 역시 해당 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감사 도중 반성문도 제출했다고 하지만, 제출 사실과 반성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5. A기자가 일베에 여성혐오와 전라도혐오 글을 썼다는 사실은 그가 KBS에 입사한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그래서 A기자는 수습기자들이 일반적으로 받는 현장 취재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데스크에서 제보 전화 등을 받는 일을 하면서 내근 교육을 받았다. 수습기자가 현장에 있지 않고 내근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은 일종의 ’업무 배제‘ 징계다. 이런 사실상의 징계로 A기자가 ‘일베’라는 사실은 회사의 대부분 구성원에게 알려졌다. 그는 곱지 않은 시선과 사실상의 업무 배제의 ‘징계’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6. KBS는 이 밖에도 A기자를 해임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찾기 위해 법무법인에 의뢰해 법률 검토를 했다. 하지만 근거를 찾지 못했다. 수습기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입사 직후부터 이미 정규직 노동자다. 비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해고 사유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KBS는 결국 A기자를 수습기자에서 정사원(일반직 4직급)으로 임용하고, 그를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에 발령냈다. KBS의 남북교류협력단은 북한과 방송을 교류하는 부서다. 이곳에는 PD도 일하고 있고, 기자도 일하고 있다. 하지만 수습을 막 마친 기자가 가기에 적당한 부서는 아니다. A기자는 적어도 당분간은 취재와 보도를 하지 못하게 됐다. 즉, A기자는 입사 전 일베에 혐오 글을 썼다는 이유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는 사실상의 징계를 받았다.

여기까지가 3일 현재까지의 사실관계다. 그렇다면 이런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제시된 견해들에 대해 따져보자.

1. 'KBS는 A기자를 입사 전형과정에서 걸러내야 했다.'

생각해보자. KBS는 어떤 방식으로 A기자의 혐오 성향을 걸러낼 수 있을까. 우리는 혐오 성향과 혐오 행위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일베에 가입한 A기자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혐오 행위를 구분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우선 A기자가 일베라는 커뮤니티에 가입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그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기는 힘들다.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는 일베 커뮤니티에는 일베의 성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다수 가입되어 있다. 가입 사실이 일베의 성향에 동의한다는 사실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베가 됐든 오유가 됐든 그가 어떤 글을 썼는지,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통해서 특정한 대상에게 혐오 폭력을 자행했는지 살펴야 한다. 혐오 성향 역시 마찬가지다. 혐오 성향이 어떤 행위로 표현되지 않는 한 역시 처벌이나 징계를 내릴 방법이 없다.

처벌이나 징계만큼 그 성향을 입사 선발 과정에서 걸러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을 무슨 수로 확인할 수 있을까. 입사 지원자들의 SNS와 커뮤니티 아이디를 제출받아 그들이 어떤 말들을 했는지 모두 색출해야 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입사 전형 과정에서 “여성 혐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거나 “지역 차별과 혐오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정도의 질문으로 의견을 확인해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이 질문에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그러니 시스템 장치를 동원해 개인의 머릿속을 뒤져서 처벌이나 징계 혹은 입사 과정에서 걸러내는 행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처벌이나 징계는 늘 사후적이 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행위로 드러나지 않은 이상 시스템은 개인을 걸러낼 수 없다. 그러니 KBS가 A기자를 걸러내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고, “맹점이 있었다”고 비판하기도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 일베를 낙인찍어 비판해서 그들을 교화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앞에서도 확인했던 것처럼, 우리가 A기자나 다른 일베 이용자들에 대해 그들이 단지 ‘일베 회원’이라는 사실만으로 낙인찍고 비판하기는 어렵다. ‘일베 회원’이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그들의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맹렬한 사회적 비판을 가해야 하는 이유다. 그들이 여성 혐오에 대한 글을 쓰면, 그 여성 혐오가 여성이란 소수자에 대해 어떤 폭력을 낳을 수 있는지 낱낱이 지적해야 한다. 전라도 혐오 발언을 하면, 역사 속의 어떤 맥락을 통해 전라도가 한국 사회에서 소수성을 가지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의 특정한 정체성을 두고 어떤 불이익을 주는 제도적 장치에는 신중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체성은 특정한 행위로 발현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방법으로도 사실화할 수 없다. 사실로 확인할 수 없는 감정이나 성향을 사실화해서 처벌하거나 징계하는 것은 시스템을 배제하는 파시즘적 폭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1. 여성 혐오나 지역 혐오 발언이 확산하고 있는 문제점을 풀기 위해선 당장 한 명의 A기자에게 공력을 집중하기보다 혐오 폭력에 대한 제도적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대체로 인종과 문화, 관습과 사상, 국적과 성별, 성직 지향 및 성 정체성, 신체적 정신적 장애 여부 등을 두고 피해를 가하는 행위를 혐오 혹은 증오 범죄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차별금지법이 논의되면서 개념이 조금 더 명확해진 상태다. 물론 차별금지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법이다.

2.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법적 시스템으로 처벌할 수 있는 혐오 범죄가 있다. ‘공공연하게 피해자를 특정해서 혐오 폭력을 가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이에 해당한다. 온라인에서 특정한 개인에게 혐오 발언을 한 언어폭력은 정보통신망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3. 하지만 현행법 시스템으로는 특정 개인을 향한 혐오 범죄만 처벌이 가능할 뿐, 특정 집단이나 대상(여성이나 지역)을 향한 혐오는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제도적 대응책은 이 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 대응책은 매우 치열한 논쟁을 필요로 한다. 현행법에서보다 훨씬 더 처벌 대상이 커지기 때문이다.

4. 제도적 대응책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은 혐오 행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다. 한국 사회가 어떤 사회적 형식을 통해 비판을 할 수 있을지, 그래서 이 혐오 행위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소수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역시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혐오 행위와 마주했을 때 이에 대해 맹렬히 분노하고, 이 행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반복적으로 발언하는 행위는 어찌 보면 제도적 처벌 이상으로 중요한 사회적 대응이다. 우리는 폭력을 소수의 것으로 게토화하는 발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결국 혐오에 엄격한 사회는 특정 개인에 대한 배제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행하는 혐오 행위를 걸러낼 수 있는 제도적 혹은 사회적 시스템을 어떻게 합의해가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축할 수 있는 어떤 성찰적 결과물 아닐까. "그 수습기자를 잘라라"와 같은 감정적 선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댓글 '32'

쵝오

2015.04.03 17:36:41

사건의 상세한 사실 관계가 잘 정리되어 있고, 현실적인 한계의 지적이 돋보입니다. 이해하기도 쉬우며, 글쓴이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어우러진 좋은 글입니다~!

이재훈

2015.04.03 18:18:57

감사합니다.

1234

2015.04.03 18:32:43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의 조사는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유형자산손상차손의 과대계상 혐의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말해준다. 쌍용차 사용자들을 악마로 낙인찍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정리해고행위를 걸러낼 수 있는 제도적 혹은 사회적 시스템을 어떻게 합의해가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축할 수 있는 성찰적 결과물이다. 지구적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난 심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는 차근차근 살펴볼 문제이지, 정리해고를 시행한 사용자측을 악마화하고 타자화해서는 안 된다. "정리해고는 살인이다"와 같은 감정적인 선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The rhetoric of reaction,, It truly is.

1234

2015.04.03 18:38:49

그나저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만 해놓고 별다른 고민은 안 해놓고, 딱 봐도 노정태에 대한 정면비판을 하고자 하면서 왜 노정태 글은 링크를 안 걸어주시나 모르겠네요

답답

2015.04.03 20:47:13

현행시스템으로 처벌가능합니다. 수습기자는 정기자로 채용안하면 됩니다. 정규직이라 해고가 불가능하다는 법조항이나 사규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형사법적 처벌과 공영방송의 해고를 동일차원에서 사고하시는듯. 혐오발언은 혐오스런발언이 아니라 타인혐오를 선동하는 발언입니다.

이재훈

2015.04.04 00:24:15

무슨 근거로 정기자로 채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입사하기 전에 썼던 글을 근거로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정규직이라 해고가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수습기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입사 직후부터 이미 정규직 노동자다. 비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해고 사유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라고 썼지요. 하지도 않은 말 가지고 그러지 마시고, 무슨 얘기를 하시려면 님의 생각을 그냥 말씀하시면 됩니다.

행인

2015.04.03 21:22:45

그들을 향한 맹렬한 분노가 그들을 소수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대포장하게 되는 현상은 어찌해야 할까요.

이재훈

2015.04.04 00:26:37

우려하시는 부분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무시하고 둘 것 아니라 정면으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은 제가 예전에 쓴 이 소고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nomad-crime.tistory.com/186

chaassoom

2015.04.03 21:38:16

안녕하세요, 기자님*_*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겨, 많이많이많이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서 질문을 해봅니다. 먼저, 저는 사유가 얕고 지식도 부족하고 많은 글을 읽지도 않은 사람임을 먼저 밝히겠습니다(...)

위의 글 중,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견해들에 대해 기자님의 생각을 쓰신 부분에서요, 두 번째 항목의 마지막 문장을 읽어보면은~ '사실로 확인할 수 없는 감정이나 성향을 사실화해서 처벌하거나 징계하는 것은 시스템을 배제하는 파시즘적 폭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되어있는데요, '시스템을 배제하는 파시즘적 폭력'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표현하신 '시스템'이 어떤 시스템을 의미하는 건가요?ㅎ 1번 항목에서 쓰인 '시스템'을 넣어서 읽어봐도 잘 이해가 가지 않고, '민주주의 사회'를 넣어서(음...제가 속해있는 커다란 시스템이 아마도 민주주의 사회인 것 같아서요....) 읽어봐도 조금 아리까리합..아니, 조금 이해가 될 듯 말 듯 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조금만 더 풀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재훈

2015.04.04 00:44:47

먼저 글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전혀 부끄러워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글을 좀 더 친절하게 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 죄송합니다.
시스템은 체계인데,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광의의 의미로는 우선 사물과 사물을 둘러싼 모든 관계의 총체적인 합법칙적 질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모든 체계와 질서, 이론 등을 일컫지요.
협의의 개념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체계입니다. 사법 시스템이나 행정 시스템, 입법 시스템 등 국가의 여러 가지 기구가 작동하는 질서, 즉 법 규범이 되겠지요.
제 글에서 거론한 시스템은 두 범주의 개념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지만, 협의의 개념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이 글에서 지적해주신 “시스템을 배제하는 파시즘적 폭력”은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감정이나 성향을 두고 사법 시스템 등의 제도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이성적인 감정몰이로 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회가 개인에 대해 신체를 구속하는 등의 제도적 불이익을 줄 때는 그에 따른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비이성적인 여론 몰이를 통해 제도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이 되겠지요.
물론 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법은 주로 기득권 세력의 이해 관계를 반영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법보다 넓은 범위의 윤리 의식을 지니고 기득권 세력의 이해 관계에 종속된 법을 늘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비판과 분노를 제도적 처벌이 영역으로 가져올 때는 늘 신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쓴 것인데, 잘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chaassoom

2015.04.04 13:19:43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 덕분에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좀 더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ㅎ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_____^**

이재훈

2015.04.04 14:31:45

감사합니다~

답답

2015.04.04 00:47:42

왜 입사전에 쓴 글로 해고하는게 불가능하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를 채용하지 않을 권한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이재훈

2015.04.04 08:38:06

글에도 썼지만 KBS도 해고가 제도적으로 가능한 지 로펌 법률 검토까지 했지만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해고를 하려해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단 거지요. '해고해야 한다'는 당위와 '해고를 할 수 있느냐'는 현실은 엄연히 다른 겁니다. 그 권한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생각은 님의 생각일 뿐, 그게 제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답답

2015.04.04 08:53:30

해고는 계약의 해지입니다. 단협으로 해고를 제한할 뿐입니다. 수습기자는 단협이 없을테고요. 법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으시고 사측 이야기를 믿는 순진함을 지니셨네요. 로펌직접취재하셨나요? 제가 바로 로펌입니다.

이재훈

2015.04.04 10:06:59

"A기자는 다른 기자들과 달리 공채에서 합격해 입사한 직후 KBS1노조에 가입했다"라고 썼는데..
님이 로펌이면 님이 가서 해고시키면 되겠네요. 그렇게 해주세요~

답답

2015.04.04 13:59:31

가입신청서 낸다고 수습기자가 바로 가입되지 않습니다. 님께서 언론인비슷한 그 무엇이면 제발 팩트좀 알고 쓰세요. 속터지게시리. 이러니까 언론인동료들이 피해를 보자나요. 고상하게 고담준론치우고 취재를 하란 말입니다. 그게 기자 아니에요?

이재훈

2015.04.04 14:30:28

언론인 비슷한 그 무엇이 아니고 언론인 맞습니다. 그리고 취재 한 사안이고요. 답답하시면 님이 가서 해고시키라니까요? ㅎㅎ

키야

2015.04.04 18:47:58

앞으로 쌍용차 노동자 편들면서 감성팔이 하는 모습 안 봤으면 좋겠네요. 대법원에서 판결끝났고 진보언론에서 선동하는 것과 달리 유형자산손상차손은 과대계상된 게 아니거든요. 전문가 의견무시하고 회계장부조작운운할때부터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답답하면 님께서 판사하세요 ㅎㅎㅎ

이재훈

2015.04.04 19:49:40

아 그 회계 전문가신가보죠? 큰일하셨네요^^
지금 대법원이 어떤 대법원인지 잘 좀 보시고요. 2심 판결문도 잘 좀 읽어보세요. 판결문 없으면 보내드릴태니까.

키야

2015.04.04 20:28:04

제가 왜 그 회계전문가이어야 하죠? 님께선 KBS에서 일하기라도 하셔서 이런 글 쓰시나보죠?
풉.. 지금 KBS가 어떤 방송국인지 잘 좀 보시고요. 판결문 저도 다 있어요. 저는 판결문도 안 읽었는 줄 아나보시죠? 유형자산손상차손이 뭔지는 아세요? 최종학 교수가 사기라도 친건가? 대학교 중급회계만 들어도 못할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는데, 뭐 제가 이런 걸 설명드려도 관심도 없으실 것 같고. 아무튼 이런데도 불구하고 저는 쌍차 투쟁 지지합니다. 제가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지는 님께서 궁금해 하지 않으실 것이고.
근데 '답답하면 님이 가서 해고시키세요' 이러고 비아냥 대는게 어이가 없어서 그러는 거예요. 좀 제대로 된 논리로 반박하시든가, 잠꼬대도 아니고..참 답답하면 님이 판사하세요. 답답하면 님이 자동차회사 하나 차리세요. 정리해고 안하는 회사로 하나 근사하게. 님 논리대로면 뭐하러 구차하게 투쟁이나 하고 그런답니까? 이런식으로 말하면 어이없겠죠?

이재훈

2015.04.04 20:47:40

아뇨 하나도 어이없지 않습니다. 저는 답답하지 않거든요. 답답한 분이 어이없겠죠.

키야

2015.04.04 20:55:28

답답하지도 않은 분들이 굴뚝엔 뭐하러 올라갔대요? 심심해서? 답답하지도 않으신데 굴뚝 올라간 분들 좀 어떻게 말려보시지 왜 응원하셨대요? 땡깡도 적당히 피우셔야 귀엽지..

이재훈

2015.04.04 21:19:36

제가 안 답답하다니까 왜 굴뚝을 끌어 들이나요? 이 글 안에서 얘기를 하세요. 쌍차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으면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하시고. 님이 여기 와서 이러고 있는 게 님이 '답답해한다'는 근거입니다. 그만하시고 가실 길 가세요.

키야

2015.04.04 21:47:03

제가 답답하지 않다고 말한적 있나요? 왜 하지도 않은 말에 반박을 하고 계세요.
위에 답답해 하는 로펌분께서 답답해하니까 "답답하면 님이 해고하세요"이러고 비아냥 대셨잖아요. 님은 쌍차문제를 답답하게 느껴서 응원하고 지지하신 거잖아요. 그렇게 비아냥댈거면 답답하면 님이 "자동차공장 하나 차리세요~판사하세요"이러고 비아냥 듣는 거 당연히 감수해야겠죠? 말을 잘 못알아 들으시네요? 답답해하는 사람한테 제대로 된 반박 안하고 영양가 없이 비아냥대고 있는 게 어이 없다고요.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얼빠진 진보주의자들한테 시비거는 것도 제가 가고 싶은 길 중에 하나예요. 여기서 이상한 소리 지적해 주는 건 제 갈길이 아닌가요? 왜 님 마음대로 제 갈길을 정하세요? 가라마라 말 하시는 거 보니까 답답하신가보네요? 답답하면 컴퓨터를 끄세요~저한테 뭐라고 하시지 말고~

답답

2015.04.04 14:00:42

해고는 회사가 하는 겁니다. 에휴 내가 바보네요. 바보하고는 토론하는거아닌데.

이재훈

2015.04.04 14:31:23

그러니까 그 화사에서 "해고가 안 된다"고 했다니까요. 난독증이 있으신가 본데 그냥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답답

2015.04.04 16:16:32

취재하신분이 팩트도 모르니까 답답하네요. 그 일베기자는 수습상태에서 조합원이었습니까 아닙니까? 팍트도 모르면서 기사 비슷한걸 끄적여서 언론인 욕 먹게하지 마시라니까요.

이재훈

2015.04.04 17:53:09

KBS1노조 조합원이라니까요. 님이야말로 남의 글 제대로 읽지도 않고 자꾸 헛소리만 하시는데, '내가 로펌'이시라면서요. 법조인 망신 그만시키고 그만 가세요.

답답

2015.04.04 21:53:43

님 저랑 100만원 내기합시다. 일베기자가 노조원이라 확신하시니. 이건 노조에서 명예훼손으로 걸수도 있어요.

답답

2015.04.05 12:06:55

앞으로 어디가서 언론인이라고 제발 말하지 마세요. 언론인이 팩트가 틀렸으면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트윗에서 변명이나 늘어놓고! 뭐 비아냥이라서 무대응? 자신의 틀렸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머리를 모래속에 처박고 안듣는거죠. 전화한통만 노조에 하면 확인될 내용입ㄴ다

catgroove

2015.04.06 01:16:49

위법한 글이고 법적 판결이 난다면 해고의 사유가 되겠지만 한 개인이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쓴 글이 혐오감만으로 해고의 사유가 되는건 정부가 검열을 통해 법적근거 없이 누군가의 커뮤니티를 관찰하고 불이익을 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일베에서 단순히 혐오감을 표출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 대해 사회적으로 차별을 한다면 그 역시 파시즘이겠죠.

개인적으로 그런 혐오감을 표출하고 폭력적인 친구가 기자가 된다는건 반길 일은 아니지만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관점이 모여 집단의사로 표출되어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행위 역시 경계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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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등장한 ‘이슬람 미개론’ file [1]

  • 2015-03-25
  • 조회 수 137932

우리는 사건을 둘러싼 구조를 살피자는 제의를 ‘촌스럽다’고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건의 끔찍함이 강렬할수록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가해자에게 격분한다. 격분은 문제의 책임을 가해자에게 집중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건을 낳은 구조의 문제는 성찰하지 않는다. 구조의 문제는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즉자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건의 끔찍함은 피해자만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한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긴다. 때로는 자신을 피해자의 지위에 대입해 같은 피해 상황...

JTBC 정유라 체포 보도 정말 문제였나 file [2]

  • 2017-01-04
  • 조회 수 68516

JTBC 기자가 덴마크에서 정유라를 추적하다 행적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고 이 과정을 영상으로 취재해 보도한 사실을 두고 저널리즘 원칙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보도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저널리즘 고유의 원칙을 두고 JTBC가 경찰에 신고하든 보도를 하든 하나만 선택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건 박상현 메디아티 이사가 쓴 '경찰에 정유라를 신고한 JTBC 기자,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은 박상현 이사의 글에 대한 반론이 아니다. 그 글을 계기 삼아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써...

세월호 인양과 온전한 애도 file

  • 2017-03-28
  • 조회 수 41204

3월23일 새벽 3시45분. 전남 진도 맹골수도의 검은 물 위로 세월호 선체의 우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객실과 조타실이 있는 흰색 상부는 녹슬고 부식돼 검게 물들어 있었다. 화물칸이 있는 파란색 하부는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져 붉은 속내를 드러냈다. 배 이름은 지워지고 없었다. 선체의 형상이 점점 선명하게 떠오르면서, 마음 한 켠에 묻어뒀던 기억도 또렷하게 소환됐다. 2014년 4월16일. 검은 바다 위에서 점점 기울어가던, 그렇게 304명의 비명을 집어삼키던, 저 배를 어찌 바로 세울 수 없나 절규하던, 그 세월호였다. 그 세월호였...

그러니까 "우리가 남이가" file

  • 2016-12-27
  • 조회 수 38801

나에겐 혈연으로 묶이지 않은 ‘큰아버지’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두 가족이 친척보다 가깝게 지내면서 자연스레 그렇게 부르게 됐다. 큰아버지는 내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성찰적 삶에 대해 조언해주는 분이었다. 그 자신이 성실한 삶으로 모범이 됐다. 큰아버지가 며칠 전 할 말이 있다며 전화했다. 서울에 있는 유명 여론조사 전문업체 대표의 이름을 대며 “들어본 적 있느냐”고 했다. 같은 고향에 고등학교 동문인데, 이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서울이라는 큰물에서 크게 노는 사람인데 알아둬서 나쁠 것 없지 않겠냐...

'파산관재인' 문재인, 홍준표의 새빨간 폭로 file

  • 2017-04-05
  • 조회 수 27615

‘파산관재인’이라는 말이 있다. 파산한 기관이나 법인, 기업이나 개인의 채권을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는 역할을 주로 하는 사람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회사가 망했을 때 남은 돈을 찾아내서 이 회사에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법원이 지정하는데, 주로 변호사가 선임된다. 2017년 3월2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문재인 전 더불이민주당 대표가 변호사 시절 세월호 실소유주인 세모의 파산관재인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공적 자금이 들어간 유병언의 업체에 1153억원 채무 탕감...

그 당원들은 왜 심상정을 욕하나 file

  • 2017-04-27
  • 조회 수 20690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다른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자 비판받은 후보의 지지자들이 욕설 섞인 항의전화를 걸어오고, 당 게시판에도 인신공격성 글이 폭주했다. 더 당혹스러운 일은 이 정당 내부에서 벌어졌다. 일부 당원들이 게시판에 탈당 선언을 했다. 정의당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벌어진 일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정의당은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통합진보당은 2012년 4월 총선 과정의 경선 파동을 통해 이정희 등 민족해방(NL) 계열 일부가 떨어져나가면서 유시민과 천호선 등으로 대변되는 국민참여계, 일부 남은 NL...

‘가짜뉴스’ 조작된 뉴스의 위협 file [1]

  • 2017-02-16
  • 조회 수 18962

‘가짜뉴스’는 거짓 정보나 유언비어가 담긴 조작된 뉴스를 말한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처럼 포장해 사실인 양 유통되기도 한다. 가짜뉴스가 주목받은 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때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하고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발표했다’는 가짜뉴스는 페이스북에서 반응이 96만 건에 이르렀다.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가짜뉴스는 79만 건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반응 건수는 미국...

황교익 출연금지에 담긴 정치 혐오 file

  • 2017-01-24
  • 조회 수 17233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KBS 출연 금지를 당했다. 그는 최근 유력 대선 후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출연이 예정됐던 프로그램은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이다. 주제는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 <아침마당> 제작진은 ‘제작 가이드라인’을 언급했다. 여기에는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적혀 있다. 가이드라인만 ...

사드 '보고 누락'이 아니라 '허위 보고'다 file

  • 2017-06-07
  • 조회 수 15327

국방부 장관 한민구에겐 네 번의 기회가 있었다. 5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했고, 17일엔 문 대통령의 국방부 초도순시에 배석했다. 26일엔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위원 점심 간담회가 있었고, 28일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한민구는 안보를 위해 자신들이 그렇게나 중요하다고 주장하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추가 반입 사실을 한 차례도 군 통수권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의용 안보실장이 “이미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묻자 “그런 게 있었...

태극기에게 박근혜란 무엇인가 file

  • 2017-03-07
  • 조회 수 13813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만만찮은 수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탄핵 각하”를 선언하고 “빨갱이를 죽이자”고 외친다. 진보 언론은 물론 보수 언론마저 국정 농단 파문에서 박근혜가 문제의 핵심임을 지적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모든 언론이 조작된 뉴스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광장은 종교적 맹신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지난 삼일절 집회에서 광장을 메운 태극기 물결은 대체로 50대 이상 장년층이었다. 40대가 5명 중 1명, ...

경향신문 녹음 파일 보도로 JTBC와 손석희가 잃은 것 file [16]

  • 2015-04-17
  • 조회 수 13779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은 기자. 어떤 억울함에 대한 증명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그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선택한 기자라면 평소에 그 기자는 취재원과 상당한 신뢰 관계를 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억울함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인터뷰한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는 그런 분이라고 한다. 경향신문은 훌륭한 기자를 두었고, 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중요한 인터뷰를 했으며, 이를 잘 벼려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50분 동안의 인터뷰 가운데 핵심적인 사안을 하나씩 꺼내 보...

박근혜 게이트, 붕괴된 믿음 체계와 분노 file

  • 2016-11-06
  • 조회 수 12092

수화기 너머에서 어머니는 내게 “정신이 멍하고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도 했다. 그것은 어떤 정신적인 붕괴처럼 보였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믿음 체계가 한순간 와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의 동반 붕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파문을 대하는 대부분 시민들의 반응은 내 어머니와 비슷한 것 같다. 내 어머니와 나 사이에서 40년 동안 메울 수 없었던 차이처럼, 박근혜를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말이다. 세대와 지역, 성별과 정치적 지향을 막론하고 ...

“아빠는 ‘옳은 일’ 했는데 왜 감옥에 갔을까요” file

  • 2017-09-25
  • 조회 수 8465

8년 싸운 해고자 아들의 눈으로 본 세상, 다큐 〈안녕 히어로〉 ‘산 자’이면서 ‘죽은 자’들의 구렁텅이에 함께 뛰어든 사람들이 있었다. 눈 한 번 질끈 감고 외면했다면 7년 동안 고통 없이 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그들에게 틈입되지 않는 이야기다. 2009년 쌍용자동차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2646명의 구조조정을 노동조합에 통보했을 때, 김정운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었다. ‘산 자’로 불렸다. 하지만 김정운은 ‘죽은 자’들과 함께 옥쇄파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해고 노동자가 되어 꼬박 7년 8개월 동안 거리에서 투쟁했다. 옥쇄...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file

  • 2016-12-09
  • 조회 수 8410

어찌 보면 익숙한 포즈다. 책임져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책임을 말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결정하지 않으면서 가장 먼저 그 자리에서 탈출하는 모습.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직후 재난구호의 최종 책임자임에도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붕괴하는 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이번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의 주범으로 지탄받는 상황에서 “저의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돌아서 결정을 회피했다. ...

20대 남성과 문재인, '젠더 갈등'이라는 맥거핀

  • 2019-02-02
  • 조회 수 8284

한국 사회에서 20대는 주체가 되지 못한다. 늘 대상으로 존재한다. 언론과 정치인들은 때만 되면 20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 ‘OO세대’로 호명하고 싶어 한다. 흥미로운 건 보수나 진보나 이런 욕망은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보수는 주로 20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 ‘능력주의’나 ‘탈이념성’,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읽어내려고 애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에 태어나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자라난 세대’라는 어떤 신문의 ‘G세대’ 담론이 대표적이다. 진보는 ‘삼포세대’나 ‘헬조선’ 담론과 같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 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몫없는 자’들에 대한 기만이다 file

  • 2018-05-30
  • 조회 수 4476

국회가 결국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매달 1회 이상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새로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찬성 160, 반대 24, 기권 14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의 25%(올해 기준 월 39만3천원)를 초과하는 정기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월 11만원)를 넘는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 비율은 매년 점차 줄어들어 2024년에는 정기 상...

‘갓물주의 하루’와 ‘우리끼리 싸움’ file

  • 2015-09-06
  • 조회 수 3628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령처럼 도는 글이 있다. 제목은 ‘갓물주의 하루’. ‘갓물주’는 ‘신(god)’과 ‘건물주’의 합성어다. 올해 1월 발간된 한 경제 잡지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마포구에 3채의 빌딩, 강남구와 제주도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이 갓물주는 임대 수익으로 월 17억원을 번다. 아침 식사를 한 뒤 골프 레슨을 받고, 특급 호텔로 가서 사우나와 점심 식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와 건물 관리자에게 자산 관련 보고를 받고 휴식하는 게 그의 일과다. 주 1회 백화점에서 부인과 쇼핑을 하고, 분기별 1회 ...

하나고와 사도, 소비자 정체성과 체념적 각자도생 file [6]

  • 2015-10-12
  • 조회 수 3272

딸이 하나고에 다닌다는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한겨레 18년 독자인데 구독을 끊었다”고 했다. 입학 전형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서 남녀 성비를 고의로 맞춘 의혹을 공익 제보한 하나고 교사에게 학부모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다음날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 교사가 왜 공익 제보자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비리를 처음 제기했고 하나고도 이 사실을 인정했으니 단순 폭로자가 아닌 공익 제보자”라고 했더니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왜 공익 제보자냐”라고 되물었다. “그 사람이 개인적으로 나...

후쿠오카와 한국의 '싱크홀' file [2]

  • 2016-11-28
  • 조회 수 3234

지난 8일 새벽 5시15분께. 일본 후쿠오카시 하카타역 앞 5차선 도로가 푹 꺼지듯 무너졌다. 폭 15m, 길이 20m, 깊이 15m에 달하는 거대한 싱크홀이었다. 새벽 시간이었지만 평일이었고, 이 일대가 후쿠오카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라는 점에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자는 단 한 명 발생했다. 그것도 싱크홀로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발생한 정전 때문에 어둠 속에서 계단을 헛디딘 이가 발목을 삐끗해서 생긴 경상이었다. 그런데 이 사고를 두고 가장 화제가 된 건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싱크홀을 완벽하게 복구한 일...

"그 '일베 기자'를 잘라라"라는 말에 대하여 file [32]

  • 2015-04-03
  • 조회 수 2855

KBS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파벨라에 박권일, 김민하가 관련 글을 썼다. 박권일은 ‘’일베기자‘ 관련 메모: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에서 “우리는 ‘일베’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일베에서 쓴 글의 내용, 즉 ‘구체적 행위를 문제삼아야 한다”며 “여론을 업고 일베 기자를 싹둑 잘라내면 속은 시원할 테지만 그 잠깐의 속시원함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사회적 차별발언의 범위를 논의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하는 ’KBS 일베 기자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