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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4.13 총선은 '선거 혁명'이 아니었다 file [4]

  • 2016-04-24
  • 조회 수 1974

축제는 끝났다. 누구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새누리당은 12년 만에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시적이나마 원내 1당이 됐다. 국민의당은 둘 사이를 비집고 나와 제3지대를 구성했다. 진보 정당은 발걸음을 더 내딛지 못했다. 언론은 ‘선거 혁명’이라는 말까지 썼다. ‘징벌 투표’라는 말도 나왔다. 한 사회학자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버금간다며 “이제 국민들도 성장 신화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증거”(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칼럼 '박정희 성장 신화는 이제 마침...

매드 맥스, 기만 통치에 대한 어떤 우화 file

  • 2015-05-31
  • 조회 수 2030

이것은 어떤 통치에 대한 우화다.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임모탄 조가 세운 국가 시타델은 모든 구성원을 각자의 자리에 걸맞은 생산 영역에 동원하고 배치하는 ‘효율적’ 체제다. 외모와 몸매가 수려한 여성은 지배 권력의 인적 자원을 재생산하는 자리에, 그렇지 않은 여성은 구성원들의 먹거리인 ‘어머니의 우유’를 생산하는 위치에 분리해서 배치했다. 어린 워보이들은 시타델의 권위적 운영 체제(도르래)를 굴리는 단순 노동을 시키고, 성장한 워보이들은 체제 수호의 자원으로 동원한다. 군중도 워보이들의 지시에 따라 ...

아이유와 ‘제제’ 논란이 남긴 두 가지 증상 file [9]

  • 2015-11-13
  • 조회 수 2118

아이유의 ‘제제’를 향한 비판은 세 가지 갈래에서 폭력적이었다. 첫 번째 갈래는 “표현의 자유도 대중들의 공감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출판사 동녘의 말이다. 표현의 자유는 대중의 즉자적인 여론재판이나 특정 시기에 일반화한 기분에 따라 승인 여부가 임의로 결정될 수 없다. 어떤 결기에 의해 자유를 박탈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자유의 영역이 아니다. 게다가 언제나 삐뚤어진 폭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출판사는 ‘제제’라는 가상 캐릭터를 동원해 학대 피해 아동을 ‘순수하고도 가여워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는 폭력도 ...

온전한 개인으로 홀로 설 수 있는 특권 file [2]

  • 2015-08-18
  • 조회 수 2253

‘신경숙 표절 사건’은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가 표절했다는 사실만큼이나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를 옹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출판계의 문학 권력이 파문을 일으켰다. 여러 비판자들이 이 사건에서 문학 권력의 구조적 개입이 끼친 악영향을 성토했다. 그런데 파문이 잠잠해지자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경숙 표절 사건에 대한 여론이 “여론재판이라는 ‘광풍’의 성격을 띠었”으며 “신경숙은 혐의에 비해 과도한 징벌을 받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전설’의 표절 혐의 자체도 문학적 논의에 부쳐져야 할 일”이라고도 했다....

2016년 촛불, 그 미완성의 승리 file

  • 2016-12-25
  • 조회 수 2630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최대 232만명이 모이고, 심지어 횃불로 타올랐던 촛불은 잠시 소강상태다. 탄핵소추안 의결을 앞두고 주저하던 의회를 가결로 이끈 것은 오롯이 촛불과 촛불을 응원하는 시민의 힘이었다. 의회가 상황논리를 대며 망설일 때마다 시민들은 압도적 숫자로 의회를 압박했다. 촛불은 이제 헌법재판소에 맡겨둔 대통령에 대한 제도적 파면권이 어떻게 행사될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권한이 오용될 경우, 제도적 파면권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재를 향할지도 모른다. 소강상태인 촛불이 언제든 다...

"그 '일베 기자'를 잘라라"라는 말에 대하여 file [32]

  • 2015-04-03
  • 조회 수 2880

KBS 일베 수습기자의 정식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파벨라에 박권일, 김민하가 관련 글을 썼다. 박권일은 ‘’일베기자‘ 관련 메모: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에서 “우리는 ‘일베’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일베에서 쓴 글의 내용, 즉 ‘구체적 행위를 문제삼아야 한다”며 “여론을 업고 일베 기자를 싹둑 잘라내면 속은 시원할 테지만 그 잠깐의 속시원함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사회적 차별발언의 범위를 논의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하는 ’KBS 일베 기자에 대한 ...

후쿠오카와 한국의 '싱크홀' file [2]

  • 2016-11-28
  • 조회 수 3249

지난 8일 새벽 5시15분께. 일본 후쿠오카시 하카타역 앞 5차선 도로가 푹 꺼지듯 무너졌다. 폭 15m, 길이 20m, 깊이 15m에 달하는 거대한 싱크홀이었다. 새벽 시간이었지만 평일이었고, 이 일대가 후쿠오카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라는 점에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자는 단 한 명 발생했다. 그것도 싱크홀로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발생한 정전 때문에 어둠 속에서 계단을 헛디딘 이가 발목을 삐끗해서 생긴 경상이었다. 그런데 이 사고를 두고 가장 화제가 된 건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싱크홀을 완벽하게 복구한 일...

하나고와 사도, 소비자 정체성과 체념적 각자도생 file [6]

  • 2015-10-12
  • 조회 수 3294

딸이 하나고에 다닌다는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한겨레 18년 독자인데 구독을 끊었다”고 했다. 입학 전형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서 남녀 성비를 고의로 맞춘 의혹을 공익 제보한 하나고 교사에게 학부모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다음날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 교사가 왜 공익 제보자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비리를 처음 제기했고 하나고도 이 사실을 인정했으니 단순 폭로자가 아닌 공익 제보자”라고 했더니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왜 공익 제보자냐”라고 되물었다. “그 사람이 개인적으로 나...

‘갓물주의 하루’와 ‘우리끼리 싸움’ file

  • 2015-09-06
  • 조회 수 3643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령처럼 도는 글이 있다. 제목은 ‘갓물주의 하루’. ‘갓물주’는 ‘신(god)’과 ‘건물주’의 합성어다. 올해 1월 발간된 한 경제 잡지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마포구에 3채의 빌딩, 강남구와 제주도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이 갓물주는 임대 수익으로 월 17억원을 번다. 아침 식사를 한 뒤 골프 레슨을 받고, 특급 호텔로 가서 사우나와 점심 식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와 건물 관리자에게 자산 관련 보고를 받고 휴식하는 게 그의 일과다. 주 1회 백화점에서 부인과 쇼핑을 하고, 분기별 1회 ...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몫없는 자’들에 대한 기만이다 file

  • 2018-05-30
  • 조회 수 4487

국회가 결국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매달 1회 이상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새로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찬성 160, 반대 24, 기권 14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의 25%(올해 기준 월 39만3천원)를 초과하는 정기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월 11만원)를 넘는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 비율은 매년 점차 줄어들어 2024년에는 정기 상...

20대 남성과 문재인, '젠더 갈등'이라는 맥거핀

  • 2019-02-02
  • 조회 수 8294

한국 사회에서 20대는 주체가 되지 못한다. 늘 대상으로 존재한다. 언론과 정치인들은 때만 되면 20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 ‘OO세대’로 호명하고 싶어 한다. 흥미로운 건 보수나 진보나 이런 욕망은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보수는 주로 20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 ‘능력주의’나 ‘탈이념성’,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읽어내려고 애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에 태어나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자라난 세대’라는 어떤 신문의 ‘G세대’ 담론이 대표적이다. 진보는 ‘삼포세대’나 ‘헬조선’ 담론과 같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 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file

  • 2016-12-09
  • 조회 수 8417

어찌 보면 익숙한 포즈다. 책임져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책임을 말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결정하지 않으면서 가장 먼저 그 자리에서 탈출하는 모습.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직후 재난구호의 최종 책임자임에도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붕괴하는 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이번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의 주범으로 지탄받는 상황에서 “저의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돌아서 결정을 회피했다. ...

“아빠는 ‘옳은 일’ 했는데 왜 감옥에 갔을까요” file

  • 2017-09-25
  • 조회 수 8471

8년 싸운 해고자 아들의 눈으로 본 세상, 다큐 〈안녕 히어로〉 ‘산 자’이면서 ‘죽은 자’들의 구렁텅이에 함께 뛰어든 사람들이 있었다. 눈 한 번 질끈 감고 외면했다면 7년 동안 고통 없이 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그들에게 틈입되지 않는 이야기다. 2009년 쌍용자동차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2646명의 구조조정을 노동조합에 통보했을 때, 김정운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었다. ‘산 자’로 불렸다. 하지만 김정운은 ‘죽은 자’들과 함께 옥쇄파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해고 노동자가 되어 꼬박 7년 8개월 동안 거리에서 투쟁했다. 옥쇄...

박근혜 게이트, 붕괴된 믿음 체계와 분노 file

  • 2016-11-06
  • 조회 수 12106

수화기 너머에서 어머니는 내게 “정신이 멍하고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도 했다. 그것은 어떤 정신적인 붕괴처럼 보였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믿음 체계가 한순간 와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의 동반 붕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파문을 대하는 대부분 시민들의 반응은 내 어머니와 비슷한 것 같다. 내 어머니와 나 사이에서 40년 동안 메울 수 없었던 차이처럼, 박근혜를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말이다. 세대와 지역, 성별과 정치적 지향을 막론하고 ...

경향신문 녹음 파일 보도로 JTBC와 손석희가 잃은 것 file [16]

  • 2015-04-17
  • 조회 수 13793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은 기자. 어떤 억울함에 대한 증명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그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선택한 기자라면 평소에 그 기자는 취재원과 상당한 신뢰 관계를 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억울함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인터뷰한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는 그런 분이라고 한다. 경향신문은 훌륭한 기자를 두었고, 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중요한 인터뷰를 했으며, 이를 잘 벼려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50분 동안의 인터뷰 가운데 핵심적인 사안을 하나씩 꺼내 보...

태극기에게 박근혜란 무엇인가 file

  • 2017-03-07
  • 조회 수 13821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만만찮은 수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탄핵 각하”를 선언하고 “빨갱이를 죽이자”고 외친다. 진보 언론은 물론 보수 언론마저 국정 농단 파문에서 박근혜가 문제의 핵심임을 지적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모든 언론이 조작된 뉴스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광장은 종교적 맹신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지난 삼일절 집회에서 광장을 메운 태극기 물결은 대체로 50대 이상 장년층이었다. 40대가 5명 중 1명, ...

사드 '보고 누락'이 아니라 '허위 보고'다 file

  • 2017-06-07
  • 조회 수 15339

국방부 장관 한민구에겐 네 번의 기회가 있었다. 5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했고, 17일엔 문 대통령의 국방부 초도순시에 배석했다. 26일엔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위원 점심 간담회가 있었고, 28일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한민구는 안보를 위해 자신들이 그렇게나 중요하다고 주장하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추가 반입 사실을 한 차례도 군 통수권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의용 안보실장이 “이미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묻자 “그런 게 있었...

황교익 출연금지에 담긴 정치 혐오 file

  • 2017-01-24
  • 조회 수 17237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KBS 출연 금지를 당했다. 그는 최근 유력 대선 후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출연이 예정됐던 프로그램은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이다. 주제는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 <아침마당> 제작진은 ‘제작 가이드라인’을 언급했다. 여기에는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적혀 있다. 가이드라인만 ...

‘가짜뉴스’ 조작된 뉴스의 위협 file [1]

  • 2017-02-16
  • 조회 수 18971

‘가짜뉴스’는 거짓 정보나 유언비어가 담긴 조작된 뉴스를 말한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처럼 포장해 사실인 양 유통되기도 한다. 가짜뉴스가 주목받은 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때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하고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발표했다’는 가짜뉴스는 페이스북에서 반응이 96만 건에 이르렀다.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가짜뉴스는 79만 건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반응 건수는 미국...

그 당원들은 왜 심상정을 욕하나 file

  • 2017-04-27
  • 조회 수 20699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다른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자 비판받은 후보의 지지자들이 욕설 섞인 항의전화를 걸어오고, 당 게시판에도 인신공격성 글이 폭주했다. 더 당혹스러운 일은 이 정당 내부에서 벌어졌다. 일부 당원들이 게시판에 탈당 선언을 했다. 정의당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벌어진 일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정의당은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통합진보당은 2012년 4월 총선 과정의 경선 파동을 통해 이정희 등 민족해방(NL) 계열 일부가 떨어져나가면서 유시민과 천호선 등으로 대변되는 국민참여계, 일부 남은 N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