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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인낭설'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당분간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현상, 정상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한겨레 기자. 주로 사회부에서 일했다. 빈민, 이주노동, 교육 문제 등을 취재했다. 공저서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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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펄스 게이 클럽 참사는 현재까지 보도된 바로는 성소수자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범행 도중 사살됐기 때문에 혐오 범죄로 확증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관련 보도가 더 이어질 것이다.

성소수자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1차 근거는, 일단 참사가 일어난 장소가 게이 클럽이라는 사실, 그리고 “몇달 전 아들이 마이애미에서 두명의 남자가 키스하는 것을 보고 화를 냈다. 아들이 그것 때문에 펄스 나이트클럽을 공격했을 수 있다”고 말한 아버지 세디크 마틴의 인터뷰 등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틀째 보도에서 마틴이 게이 전용 만남 애플리케이션인 ‘잭드’를 이용해 게이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으며, 범행 장소였던 펄스 나이트클럽에도 3년 정도 들렀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마틴이 커밍아웃만 하지 않았을 뿐 게이로 알고 있다"는 고교 동창 진술도 나왔다. 마틴이 펄스 게이 클럽이 아니라 디즈니랜드를 범행 장소로 답사했다는 증언도 확보됐다. 이 때문에 그가 펄스 게이 클럽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다중이 모여 있는 장소이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관측에 의하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범죄 가능성은 흔들릴 수 있다.

다만 그는 게이들과의 만남에서 아버지 세디크 마틴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아프가니스탄의 친탈레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다. 특히 그는 아들의 범행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은 신이 벌을 줄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아들 마틴이 아버지의 압박과 종교적 굴레 속에서 ‘디나이얼 게이’(자신이 게이임을 부정하는 게이)로 살다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강한 부정을 혐오로 키웠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져야 할 건 범행 당시 마틴이 무엇을 이야기했던 지다. 마틴은 1차 무차별 사격 뒤 잠시 클럽을 나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고 다시 클럽으로 들어가 인질극을 펼쳤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인질 협상을 위해 마틴과 교신했다고 한다. 인질 협상 과정에서 마틴이 무엇을 요구했는지, 이 교신 내용이 공개되면 범행 동기와 혐오 범죄 여부가 더 명확해질 것이다.

마틴이 혐오 범죄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좀 더 뒷받침해주는 증언은 마틴의 전 부인 시토라 유시파이 인터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터뷰에서 유시파이는 마틴이 “경찰이 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NYPD 티셔츠를 입은 사진도 여럿 공개됐다. 마틴은 경찰이 되기 위해 청소년 교정 시설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경찰이 되고 싶어했다”는 사실과 혐오 범죄 가능성에는 연관 관계가 있다. 혐오 범죄자는 범죄를 행함에 있어 뚜렷한 사명감을 지니고 범행 전이나 범행 과정에 이를 적극 표출한다. ‘순수하지 못한 어떤 정체성-그것은 인종이 될 수도 있고, 성 정체성이나 지향이 될 수도 있고, 종교, 성별, 민족, 정치적 이념이 될 수도 있다-들이 존재 그 자체로 세상을 더럽히고 있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이들을 처단하여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게 이들이 가진 ‘사명감’의 정체다. 이런 사명감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혐오 범죄에 2011년 노르웨이 노동당 청년캠프에서 무차별 학살을 저지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이 있다. 브레이빅 역시 범행 당시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다. 범행 직전 1467쪽에 이르는 <2083-유럽독립선언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시사토론 웹사이트에 올려 자신의 범행이 어떤 사명감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지 소상히 설명했다. 그러니 “경찰이 되고 싶어했다”는 마틴의 말은 혐오 범죄의 특징인 사명감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수사 결과를 봤을 때, 내가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보다 여성대상 살해(페미사이드)로 규정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강남역 살인사건 용의자에겐 이 사명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여성 혐오와 관련한 진술 역시 일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현병 보유 여부는 혐오 범죄 여부를 규정하는 데 별다른 근거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조현병 보유 사실이 보도되자, 한쪽에선 조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녀사냥이 시작됐고, 한쪽에선 “그럼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란 말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논의 지형은 그렇게 뒤틀렸다.

물론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는 인종이나 성 정체성(혹은 지향)을 두고 이뤄지는 혐오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여성 혐오는 인종이나 성 정체성(혹은 지향)을 향한 혐오와 달리 ‘불순함’에 대한 적극적 배제가 아니라 상하 권력관계 유지가 그 최종 목적이다. 그리고, 이런 논의와 별도로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표출된 들불같은 여성들의 분노는 여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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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은 '선거 혁명'이 아니었다 fi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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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수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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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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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적 위치를 막론하고 미움 받는 인물이다. 비백인 이주민과 여성 정체성, 그럼에도 ‘내겐 없는 권력’을 가진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요소가 버무려지거나 혹은 독립적으로 원한 감정을 키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20년 전에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왔어요?’라고 물었다면 요즘은 ‘왜 왔어요?’라고 물어요”라고 했다. 비백인 이주민에 대한 시선이 호기심 돋는 대상에서 우리가 건설한 국가에 유입된 무임승차자로 변했다. 인터뷰 기사에는 이자스민 의원을 두고 “한국민들 세금을 필리핀 돈줄로...

박근혜와 한상균, 예외상태의 일상화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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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상태는 법의 작동이 중단되는 공백 상태다. 여기서 작동이 중단된 ‘법’은 한국의 대통령이 자주 거론하는 질서로서의 ‘법’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즉, 예외상태는 법 질서를 보존하기 위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개인을 억압할 수 있는 상태라고 거칠게 설명할 수 있다. 칼 슈미트는 “주권자는 예외를 결정하는 자”라고 말했다. 예외상태에서 개인은 억압되지만, 법 질서가 회복되면 종국에는 체제가 존속되면서 국민의 안전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슈미트의 논리다. 이 논리는 바이마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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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표절 사건’은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가 표절했다는 사실만큼이나 신경숙이라는 ‘유명 작가’를 옹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출판계의 문학 권력이 파문을 일으켰다. 여러 비판자들이 이 사건에서 문학 권력의 구조적 개입이 끼친 악영향을 성토했다. 그런데 파문이 잠잠해지자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경숙 표절 사건에 대한 여론이 “여론재판이라는 ‘광풍’의 성격을 띠었”으며 “신경숙은 혐의에 비해 과도한 징벌을 받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전설’의 표절 혐의 자체도 문학적 논의에 부쳐져야 할 일”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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