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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알 자지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간 <말>에서 기자로 일했고 여러 매체에 칼럼과 사회비평을 쓴다. 지은 책으로 <소수의견><우파의 불만><지금, 여기의 극우주의><88만원세대> 등이 있다.

KBS '일베기자' 관련해 지금 웹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보면 아직 팩트들이 완전히 정리되지도 못한 상태다. 애초 가장 문제가 되었던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린 생리대 관련 글은 최초보도를 포함 수많은 기사내용과 달리, 해당 기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거기 접근하려면 사번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사번이 없었을 것이므로). 반면 일베에 올린 각종 차별/혐오발언들은 해당 기자가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일베의 그 글들은 입사하기 전 소위 '언론고시생'일 때 쓴 것들이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다시 짚고 넘어가자. 이 사안에서 우리는 '일베'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일베에서 쓴 글의 내용, 즉 '구체적 행위'를 문제삼아야한다. 다행히 이제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다. 일베스러운 혐오발언은 일베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온 나라에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일베를 극렬히 비난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도 일베스러운 차별논리와 혐오발언를 스스럼없이 노출한다. 일베라는 특정한 정체성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일베라는 공간 밖의 수많은 일베스러움, 나아가 일베를 열심히 욕하고 있는 우리 안에 있는 일베적 요소와 싸우기 어렵다. 그런 일베적 요소는 때로 성차별의식으로, 때로 학력차별의식으로, 때로 인종차별의식이나 지역차별의식으로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이런 문제들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이는 단언컨대 한 명도 없다. 실은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싸움임에도, 우리는 일베를 '분리수거'하면 마치 사회에서 일베스러움이 깨끗이 표백될 것이라 착각한다. 천만에. 일베와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라도, 일베에 분노하는 우리 사회 안의 일베적 요소들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좀더 구체적인 논점들을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입사 전 익명으로(혹은 사적인 공간에서) 쓴 글이 입사후 해고나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가? 물론 KBS에는 채용과정에서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거르지 못한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KBS가 지금 난색을 표하는 것처럼 현시점에서 '일베기자'에 대한 제재조치를 법적/제도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KBS는 궁여지책으로 문제가 된 기자를 사실상 한직으로 보낸 상태인데, 당장 현장 기자로 발령내지 않은 조치는 그나마 현명한 판단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베 기자'가 싸지른 글의 내용에 경악하고 분노하면서도 그 감정에 비해 냉정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모두 '일베충'이거나 극우파여서가 아니다. 오랫동안 폭력적 반공사회였던(그리고 여전히 그러한) 한국이 이른바 '사상검증'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짓밟아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베_회원_검사기.png

향후에 해고 등의 공식적인 징계가 발생하더라도 '이념적인 편향성' 같은 근거를 가지고 제재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작용을 몰고올 최악의 방식이다. 그 논리는 다른 상황에서 진보적인 정치적 소수자를 때려잡는 편리한 도구로 이용되기 쉽다. 그럼 어떤 근거가 필요한가? 선험적 기준 같은 건 없다. 그 사회의 역사적 경험과 현실을 고려해서 합의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좌우를 떠나 최소한 저 정도의 선은 지켜야 한다는, 윤리적 마지노선. 예를 들어 광주항쟁이나 민간인학살사건 같은, 이미 학문적으로 결론이 나고 사실관계의 확인이 끝난 역사를 전면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계속한다면, 정치이념을 떠나 법적 제재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몇몇 심포지움들이 열린 적도 있지만 아직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오고 있진 않은 상태다). 꼭 법적 규정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의지만 있다면 (특정인을 향한 것이 아닌) 여성이나 지역을 향한 도를 넘어간 차별/혐오 발언을 제재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일베 기자'가 일베에서 쓴 많은 글들은 이런 윤리적 마지노 선을 훌쩍 넘어간 것이었고, 공영방송 기자로서 적합해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런 종류의 혐오발언에 대해 이제서야 합의를 형성하는 중이며 기본적 사실관계에도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남아 있다. 우리는 미래에 생겨날지 모를 선의의 피해자 단 한 사람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최대한의 신중함을 발휘해야 한다. 만약 KBS가 내부논의를 거쳐 명시적인 징계를 한다면 입사 이전의 발언이냐 이후의 발언이냐도 조직 내 징계의 수위에 영향을 끼쳐야 합리적이다. 아직까지 해당 기자가 공식적인 해명이나 소명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안다. 여론을 업고 일베 기자를 싹둑 잘라내면 속은 시원할 테지만 그 잠깐의 속시원함 외에 남는 게 별로 없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사회적 차별발언의 범위를 논의해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가 정말로 민주주의자라면,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 할 의무가 있다.


댓글 '37'

소년의 노래

2015.04.03 00:37:26

'사회적 합의'라는 말이 참 중요한데 사람들이 이걸 곱게만 바라볼 것 같지는 얂습니다. '강력 제재'와 같은 강한 법적 처벌과 '내버려두라'는 나아브한 입장들만이 난무하는 한국사회에서 저 말은 자칫 '어쩌라고?'와 같은 난감한 표정을 드러나게 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실제 지금  트윗 탐라에는 '뭐만 하면 우리 안의 일베 운운하시는 박권일 어쩌고 저쩌고'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구요. 

그들에게 이 글의 마지막줄을 고스란히 선사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만 좀 막막하긴 하네요.

박권일

2015.04.03 16:48:17

막막하죠. 근데 어쩌겠어요. 막막하지만 이런 글들 하나하나가 쌓여야 반보라도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ㄱㅆ

2015.04.03 17:31:27

칼든 강도에게 공격받을때 강도스럽지 않게 싸워야 할 의무가 있다라는 얘기와 상통하는거 같은데? 정당방어는 어디다 팔아먹고? 왜 독자들에게 동의하지도 않는 의무운운하면서 강요하는가?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벌해야지 왜 피해자에게 의무를 얘기하지? 당신의 글은 선동이지 설득은 아닌것 쯤 아세요.

박권일

2015.04.03 17:43:53

'일베 기자' 사건이 칼든 강도에 대한 정당방위와 상통한다는 건 님의 망상이지만, 이 글을 선동이라 착각하는 건 님의 자유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rT

2015.04.03 18:09:31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벌해야지 왜 피해자에게 의무를 얘기하지? 원인과 결과가 있을때 원인을 해결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해결될텐데 왜 결과를 가지고 얘기하나? 내가 말한게 상식아닌가?

박권일

2015.04.03 18:29:29

원인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의 문제. 잘못을 벌하는 것에도 기준이 있어야. 그러니 니가 말한 건 상식이 아닙니다.

ㄱㅆ

2015.04.03 18:58:03

글을 잘 못읽는 것 같은데 원인과 결과가 있을때 원인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게 먼저라는 얘기라고. 당신은 결과만 중시해서 의무를 얘기한 거고 난 원인을 더 집중하는게 상식이라고 얘기한거임. 원인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원인에 중점을 둘거냐 결과에 중점을 둘거냐 얘기하는 건데 왜 갑자기 원인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의 문제를 얘기하냐고? 도대체 글은 읽을 줄 알기나 함?

원인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의 문제는 님이 원인에 중점을 두는게 좋겠다는 나의 상식에 동의하고 나서 그 다음에 얘기하는 거고 아직 첫단계의 합의도 없는데 왜 다음단계를 이끌어서 헛댓글을 다는지 정말 내 질문을 이해하기는 하는건지?

ㄱㅆ

2015.04.03 18:11:29

당신이 영남이라서 영남일베에 관대하고 숙제를 일베에 피해받은 사람들에게 넘기는 것은 너무 속보이는 우리가 남이가 본성아닌가?

박권일

2015.04.03 18:32:29

당신처럼 논증 대신 논증하는 이의 지역부터 언급하는 게 바로 본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일베스러움'.

ㄱㅆ

2015.04.03 19:00:20

말이 이리 저리 달라지는데 님부터 먼저 일베스러움의 정의를 내려보쇼. 그리고 지역을 언급하면 안되나? 당신이 상식에 어긋나는 소리를 많이 해서 그러한 몰상식을 이해하기 위해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출신지역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것을 얘기하는 건데 무슨 잘못이라도 있소?

2015.04.03 18:34:51

일베의 문제를 "이념적인 편향성"의 문제로 보고 계시군요...참..
"공식적인 해명이나 소명절차도 밟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채용해버리니까 논란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 사회적 합의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문제에서 신중하지 못하게 논란이 되는 걸 알면서도 걍 채용해버리는 걸 보고도 "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지.." 이런 소리하고 있으면 앞으로 있을 사회적 합의에서 제대로 된 레버리지나 마련할 수 있겠어요?

박권일

2015.04.03 18:36:39

"'이념적인 편향성' 같은 근거를 가지고 징계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작용을 몰고올 최악의 방식이다."

본문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세요.

2015.04.03 18:46:34

"'이념적인 편향성' 같은 근거를 가지고 징계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작용을 몰고올 최악의 방식이다. "
네 다시 읽었습니다. 일베기자가 징계를 받는 것이 일베사용자라는 이념적 편향성 때문이라니요. 일베사용자라서가 아니라 사원들이 보는 곳에 생리대 인증하라는 둥의 헛소리를 해대는 태도가 """이념적인""" 편향성이라고 보시나요? misogynism은 ideology가 아니라 단순한 hatred나 attitude로 구분됩니다만.

박권일

2015.04.03 18:57:30

"'이념적인 편향성' 같은 근거를 가지고 징계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작용을 몰고올 최악의 방식이다."

본문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세요.[2]

저 말 어디에도 KBS라는 주어는 없습니다. 징계를 해도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 삼아선 안된다는 주장일 뿐입니다.

생리대 인증 건은 이재훈 기자 글에도 나오듯이 문제기자가 올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와 별개로 일베유저로 올린 글은 당연히 문제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z

2015.04.03 19:04:02

아니요 제 말은 징계받은 이유가 이념적인 편향성 때문도 아니고 일베의 문제는 이념적 편향성이 아니라(일베에 이념이 있었나요?) 그 퇴행적인 태도나 사고방식이라는 건데요. 여성비하적 발언으로 인해 공영방송의 채용에서 불이익을 받는 게,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징계라고 보시는 관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는 겁니다.

박권일

2015.04.03 19:46:00

저는 글 어디서도 '이념적 편향성 때문에 징계받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념적 편향성' 따위의 이유를 가지고 징계하면 안된다고 했지요. 쉽게 말해서 징계를 해도 다른 구체적이고 납득할만한 이유를 가지고 징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KBS는 해당기자를 한직으로 발령냈지만 공식적으로 징계했다는 입장도 아니고 징계이유를 공표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말은, 만약에 향후에 공식적으로 징계를 한다면(해고 등) 그 이유가 두루뭉술하게 '이념적 편향성'이 되어선 안되고 구체적인 행위(혐오발언이나 성적차별발언)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04.04 11:52:10

그 기자가 이념적인 편향성 때문에 징계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이념적인 편향성 때문에 징계해서는 안된다는 소리를 하는 이유가 뭐죠? 아마도 님께서 칼끝을 겨누고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ㄴㅈㅌ도 일베기 때문에 처벌해야한다고 하지는 않는데요.
이미 채용은 끝났고 생리대건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고, 이념적인 편향성 때문에 징계받은 것도 아닌 기자를 이념적인 편향성때문에 징계해서는 안된다니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건지 당최 알수가 없네요? 논리에 방어를 치다가 스스로의 논리를 무너뜨리시는 거 아닌가 싶네요.

박권일

2015.04.04 20:18:34

ㄴㅈㅌ 가 뭐죠? 칼끝을 겨눈다? 아니 내가 왜? ㅋㅋㅋㅋ 이념적 편향성 운운은 몇달 전, 일베 기자에 대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여러 가능한 근거들 중 하나로 꼽혔던 것이라 맥락이 있는 이야기. 아직 징계가 '공식적으로' 이루지지조차 않았기에, KBS측이 제시할 수 있는 근거들을 예측하는 일이 성립가능한 것.

2015.04.04 21:03:22

아하~그러니까~~ 몇달 전 제시되었던 여러 가능한 근거들 중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도 않고, KBS도 전혀 사용하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추후에 징계사유가 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한 근거(당연히 구체적인 혐오발언을 근거로 징계하겠지 "그냥,, 일베충이라서"징계하겠어요?), 인터넷에 표현된 불분명한 구호(일베충 out!),가 걱정스러워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셨구나~그렇구나~무릎을 타악~치고 갑니다.

박권일

2015.04.04 23:23:10

애초에 글을 오독해서 개풀 뜯어먹은 소리하신 건 님이죠. 어쨌든 공식적 징계의 직접적/실질적 주체는 한국방송이지 지금 인터넷에서 징계요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념적 편향성' 따위가 추후에 징계사유가 될 가능성도 희박하단 건 님의 순전한 상상. 뭐가 징계사유(들)이 될지는 기본적으로 한국방송이 결정할 일. 그래서 징계사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이고. 무릎을 칠게 아니라 안돌아가는 님 마빡을 치셔야.

z

2015.04.04 23:56:45

예. 말씀드렸듯이 오독을 했지요. 왜 했냐느냐면은, 님께서 별다른 맥락도 없는 글을 쓰셨기 때문이지요. 설마 이 정도로 터무니 없고 의미 없는 글을 썼을까 싶어서 자비의 원칙을 적용하고보니, 애초에 그럴 만한 글이 아니었네요
일베기자를 징계하게 된다면 그 사유는 그 기자가 일베사용자여서가 아니라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점일 것이고, 이러한 구체적 사안을 근거로 한 징계가 이념적인 편향성을 탄압하게 될 여지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현재의 사태가 돌아가는 양상을 보았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론입니다.
말마따나 "공식적 징계의 직접적/실질적 주체인 한국방송"은 단지 일베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넷에서 징계요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념적 편향성' 따위가 추후에 징계사유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건 저의 순전한 상상이 아닙니다.
저는 빈정대는 어투로 말하기는 했어도 님의 논리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만, 뜬금없이 개풀을 뜯고있니 마빡이 안돌아가니 하는 인신공격을 시전하시는 것은, 님 안에 일베가 있어서 그런 모양이지요? 다 이해합니다.

박권일

2015.04.05 08:04:13

"일베기자를 징계하게 된다면 그 사유는 그 기자가 일베사용자여서가 아니라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점일 것이고"
-> 이건 그냥 님의 바람을 투영한 것.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것 딱 하나 특정해서 이유로 제시할지, 아니면 다른 이유들을 제시할지는 나와봐야 알겠지요. "징계사유는 여성혐오"라고 여론이 통일된 적도 없거니와 만에 하나 그렇다고 해도 한국방송이 그 여론대로 판단할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는 전혀 없는 상황. 트위터나 페북 여론대로면 박근혜는 벌써 퇴진했지...

건조하게 사실부터 정리하자면 한국방송은 징계사유에 대한 공식입장을 낸 적이 없고 인터넷 일각에서 이런저런 의견들이 표출되는 상황. 공식적인 징계사유가 발표되지 않은 이상, 이념적 편향 같은 논리가 징계의 한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은 그간 한국사회의 맥락을 봤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 여기서 '그간 한국사회의 맥락'이라는 것은, (의도적으로나 혹은 타성적으로나) 이념적 편향이라는 말로 특정 매체, 정당, 사이트와 접촉만 해도 범죄자화했던 역사적 맥락을 가리킨 것.

계속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말고 오독을 했으면 반성하고 사과부터 하세요. 본인이 하면 그냥 '논리에 대해 말하는 빈정거림'이고 남이 하면 '인신공격'이고? 인생 참 편하게 사시는 거 같아요.

2015.04.05 11:54:21

님이 글을 못써서 선의로 추가적인 해석을 해드린 것이 사과할 일일까요? 그리고 저는 이번 사태에서 한국방송이 여론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계속 제 짧은 댓글을 오독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논지를 명료화하고자 하였지 어줍잖게 제 댓글에 대한 님의 독해능력을 비하하지는 않습니다.
이 블로그 포스팅이 절대다수 독자로부터 동의와 신뢰를 얻은 고전이나 스테디셀러가 아니라, 블로그에 올린 글인 이상, 님께서 상당히 널리 알려진 저자임에도 불구하고, 토론을 통해 자신의 논지를 꾸준히 명료화하려기보다 '오독'타령만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하다못해 석사논문을 써도 악의적으로 보이기까지하는 공격과 폄하에 맞서 디펜스를 거쳐야 하는데 블로그 포스팅 하나 어설프게 써놓고 오독운운하는 한 님의 성장은 이루어지기 어렵겠지요. 논문지도가 엄격하게 이루어지는 학교 같으면 다 오독입니다~수준으로 반박하면 졸업못합니다.
별다른 판단의 근거도 없이 그저 '그간 한국사회의 맥락'이라는 버성긴 말로 자기추측의 정당성을 퉁치고 넘어가는 태도를 지적하는데, 오독하셨으면 사과하라니, 재밌네요. 알렉스 택쾅 리 선생님께서 오독타령하다가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 보셨다면, 보고 좀 배우시길 바랍니다. 하다못해 널리 알려진 저자의 텍스트도 오독논쟁을 시작하면 수렁에 빠지기 마련인데, 블로그 대충 글 써놓고, 개풀을 오독오독 소리내며 뜯다가 안돌아가는 마빡 운운하는 태도.

박권일

2015.04.05 19:39:04

1. "말씀드렸듯이 오독을 했지요. 왜 했냐느냐면은, 님께서 별다른 맥락도 없는 글을 쓰셨기 때문"

유체이탈이신가? 오독을 했다는 건가, 아닌건가를 이제 본인이 결정해야 할 때.
"맥락도 없는 글"이라는 게 님의 주관적 상상이란 건 이미 밝혔고.

2. "저는 이번 사태에서 한국방송이 여론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자, 다음은 님이 바로 직전 쓴 댓글이예요. 그 어마어마한 독해력으로 한번 다시 천천히 읽어보세요.

"일베기자를 징계하게 된다면 그 사유는 그 기자가 일베사용자여서가 아니라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점일 것이고"

"일베기자를 징계하게 된다면"의 주체는 당연히 한국방송. 그리고 님은 한국방송이 지금 여론(의 일각)에서 말해지는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판단을 내릴 거라고 말한 셈. 어쨌든 님은 지금 한국방송의 판단과 그 근거를 자의적으로 확신하고 있죠.
이제 이해가 좀 되시나요?

3. 그리고 딴 데 가서도 님은 별로 제대로 된 대화상대로 인정 못받을 타입으로 보여요. 글 잘못 읽고나서 헛소리한 다음 빈정거린답시고 "그렇구나~무릎을 타악~치고 갑니다" 운운해봐야, "네 안돌아가는 그 마빡이나 치세요"란 소리밖에 못들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 같잖은 조롱을 타자로 칠 시간에 본인이 대체 뭔 소리를 쌌는지부터 재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z

2015.04.05 23:24:55

1. "맥락도 없는 글"이라는 게 님의 주관적 상상이란 건 이미 밝혔고.
->No, flat no. 님 글이 왜 맥락이 없는지는 누차 설명했지만, 말을 잘 못 알아들으시니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2. "일베기자를 징계하게 된다면"의 주체는 당연히 한국방송. 그리고 님은 한국방송이 지금 여론(의 일각)에서 말해지는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판단을 내릴 거라고 말한 셈. 어쨌든 님은 지금 한국방송의 판단과 그 근거를 자의적으로 확신하고 있죠.
->한국방송이 여성혐오로 진단+여성혐오라는 구체적 이유로 징계하자는 여론이 있음=한국방송이 여론대로 판단할 것? 이라는 결론이라니, 어디서부터 지적해줘야할 지 감도 안잡히네요. 한국방송이 해당 기자를 여성혐오라는 구체적인 이유로 징계하는 일이, 여론을 의식했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은,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의 잣대만을 치켜들 것이라고 믿는, 입증되어야 할 주장을 전제로 깔았을 때에야 가능한 망상입니다. 여론을 의식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을, 여론을 의식했을 때에야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님이 입증해야하지 님께서 전제하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점은, 가르쳐드리기 민망할 정도로 명백한 님의 패착이라 하겠습니다. 님의 자의적 확신을 정당화할만큼 한국방송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정황과 증거를 제시하라는 제 요구에 님께선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입증책임이 글을 쓴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은, 학부신입생들도 알만한 소리이지요.
님께서 좋아하시는 “건조한 사실”을 정리하면, 일베기자는 정식기자로 채용되었습니다. 채용도 끝난 마당에, 제대로 된 대안을 고민해보자고 하면서 제대로 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제대로 된 대안이 필요하다 수준의 말을 하기 위해서, 이게 마치 아주 긴급한 사안인 양,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탄압을 우려하고 호들갑을 떨만큼,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을 억압하고자 하는 의도나 정황을 드러내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묻고 있는데, 님의 논증에서 찾을 수 있는 근거는 단 두 개. 1.’가능성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2.”그간 한국사회의 맥락”
1.에 대해 말하자면, 가능성의 존재와 발생확률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발생확률이 현저하게 낮은데 가능성의 존재만으로 부산스럽게 호들갑을 떠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더니, 경우의 수와 확률 개념도 구별 못하고, ‘가능성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너만의 상상’이라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해 왔던 본인의 모습을 반성하셔야 하겠습니다. 발생확률이 호들갑 떨만큼 현저하게 높다는 사실을 증명하라는 간단한 말을 알아들을 정도의 실력은 있는 줄 알았더니, 아니구만요.
2.에 대해 말하자면, “그간 한국사회의 맥락”이라는 어수룩한 구절 하나로 퉁치고 발생확률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개별사례에 대한 탐구를 통해 보편주제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선입관에 개별사례를 대충 끼워맞추고 보는 게으른 분석의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3. 딴 데 가서도 님은 별로 제대로 된 대화상대로 인정 못받을 타입
-> 보통 현대인문사회과학에서 명저라고 널리 알려진 책들의 머리말을 펼쳐보면,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단이 길게 나옵니다. 오래 살아남는 책들일수록, 그 명단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숨걸고 저자의 논리를 물어뜯고 비판한 사람들입니다. 확실성의 세계를 다루는 수학에서조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증명이 이루어졌을 때, 수학자들이 목숨걸고 아가리파이팅하느라 증명에 대한 최종 인정이 1년 넘게 걸렸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싶군요. 아무리 사적으로 친밀한 동료라 하더라도 제대로 개념이 박힌 학문적인 토론의 영역에서는 서로가 devil’s advocate가 되어 드잡이를 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석학이라도 이 혹독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 한 수작을 내놓기 힘듭니다.
고인 물에서 물장구 치고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있는데 웬 미친놈이 하나 나타나서 짖어대니까 당황하시는 모습은, 님께서 에헴하고 시조 한 수 읊으면 고개 끄덕여주고 맞장구쳐주고 하는 문화에만 익숙해 왔으리라는 추측을 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블로그 글이 하이데거의 <<존재의 시간>>이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플라톤의 <<국가>>처럼 인고의 시간을 거쳐 살아남은 텍스트와 동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한 재반론을 오독오독오도독. 강아지 사료 섭취하는 소리로 대체하려는 행위는 지적으로 미성숙한 이들이나 보여주는 깜찍한 태도이지요. 논리를 발전시키고 명료화시키려고 노력해도 모자랄 판인데 말이죠. 이러한 점에서, 사석에서 어떤 인간인지야 님께서 알 바가 아니고, 공적인 토론의 영역에서 저는 환영받는 상대입니다. 토론 도중에 논리가 막히면 님의 오독입니다, 라고 되뇌거나 헛웃음 터뜨리면서 “아니 내가 왜? ㅋㅋㅋㅋ”라고 지질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제 주변에 없기도 하고요.

박권일

2015.04.06 10:14:39

님이 여기 남긴 많은 비논리와 황당한 비약들이 있지만 다 제끼고, '한국방송의 판단과 그 근거' 하나만 논점으로 잡는 게 나을 것 같군요.

>>>"한국방송이 해당 기자를 여성혐오라는 구체적인 이유로 징계하는 일이, 여론을 의식했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은,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의 잣대만을 치켜들 것이라고 믿는, 입증되어야 할 주장을 전제로 깔았을 때에야 가능한 망상"<<<

->님은 항상 출발부터 이렇게 남의 주장을 택도 없이 왜곡하니까 다른 차원의 우주로 날아가버리는 겁니다. 님에게 '타인과 대화가 안되는 상대'라고 지적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님의 경우 문장 하나에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있어서 한 문장을 다시 쪼개야 합니다. 일단 이것부터.

1. "한국방송이 해당 기자를 여성혐오라는 구체적인 이유로 징계하는 일"

-> 가능하죠. 그러나 아닐 수 있죠. 이번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그 생리대 인증글, 즉 한국방송 내부인들만 이용가능한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글의 경우 사번이 없는 수습기자가 접근할 수 없고, 따라서 해당 '일베기자'가 올린 게 아니라는 게 거의 확실해진 상황. 그 글이야말로 여성혐오를 다른 곳도 아닌 한국방송 내 구성원들을 향해 표출한 아주 중요한 사례였는데, 만약 그 글이 일베기자 징계판단에서 배제된다면 여성혐오를 징계의 근거로 삼을 강력한 고리 하나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물론 해당 기자가 언시생 시절 일베에 남겼다고 이야기되는 다른 게시물들을 참고하면 여성혐오 '혐의'가 완전히 벗겨지진 않겠죠. 그러나 문제의 블라인드앱 게시물이 해당기자와 무관하다고 확인될 경우엔 여성혐오라는 이유를 해고판단의 근거로 삼을 전체적 개연성은 줄어드는 게 사실입니다.

한편 일베에서 언시생 신분으로 남긴 수많은 혐오발언들은 여성혐오라는 말만으로 특정할 수 없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혐오의 향연. 한국방송이 만약 공식징계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기자가 언시생 신분으로 일베에 남긴 모든 혐오발언들을 하나하나 적시해서(그러니까 전라도혐오, 여성혐오 등으로) 해고사유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반사회적 발언'으로 퉁쳐버릴 수도 있고, '이념적 편향성' 같은 이유를 댈 수도 있죠. '이념적 편향성'과 비슷하게 악용될 수 있는 말로 '사회통합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도 있을 수 있겠고.

심지어, 일베 일각이나 일베에 동조적인 극우파들이 지금 이 사건을 가지고 비열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해고하지 '않아야할 이유'로 "이념적 편향성"을 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요. 그냥 이념적 차이 아니냐,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그걸 왜 징계를 하느냐 운운하면서 징계하지 않고 넘어가는 이유로 '이념적 차이'를 드는 것. 극우파가 자유주의적 가치를 악용할 때 가장 잘 활용하는 방식.

어쨌든 본문에도 적었지만, 어떤 혐오발언들은 제재될 필요가 있다 생각. 그 제재의 근거는 구체적이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되어야 합니다. 아직 한국사회에는 그 합의의 토대가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혐오발언의 한계선이 그어지지 않고 모든 것이 이념차이, 취향차이, 심지어 '혐오할 자유'로까지 언급되는 실정. 이번 한국방송 '일베 기자' 건이 그냥 "혐오발언했으니 너 해고"라고 하고 넘어가버릴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 해고를 하더라도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윤리적일 뿐 아니라 합리적이고 제도화 가능한 것이어야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2. "여론을 의식했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

내가 대체 언제 저런 소리를 했나요? 이런 게 바로 글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죠. 상대 주장 자체를 제대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어요.

한국방송이 여론을 의식하든 안하든 그건 한국방송의 사정이고, 나나 님이 어떻게 강제할 수도 없는 문제. 아마 한국방송은 내부구성원의 목소리를 참고는 하겠죠. 그 내부구성원의 목소리도 균질하지 않아요. '일베기자 임용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고, '임용취소'까지는 너무 심하지 않냐'는 의견도 좀 고참급 직원 중에는 제법 많은 것으로 보도됐죠. 외부의 여론, 인터넷 여론도 참고를 하긴 하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

이 모든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방송은 독자적인 재량, 그리고 공영방송 특유의 보수성(우파 정권 들어 더 강해진 보수성)을 가지고 판단할 겁니다. 앞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까지 한국방송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회사의 법률자문그룹의 법적 판단입니다. 실정법 하에서 이미 채용된 기자를 해고하기 위해선 상당한 무리수를 두어야 하니 저렇게 한직발령이라는 '편법'으로 일단 시간을 버는 중인 것이고. 실정법, 내부여론, 외부여론... 한국방송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가장 데미지가 적은 쪽으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실정법을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으면서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는 형태를 가장 원할테지요. 한국방송같은 거대한 관료제적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은 대체로 이런 형태. 어떤 사람이 분명히 윤리적으로 비난의 소지가 있는 짓을 했는데도 조직에서 건재한 경우가 의외로 많은 이유도 일정 부분은 이런 측면에 기인합니다. 그런 경향이 좋다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단 것.

다시 1번으로 돌아가는데, 어쨌든 일단 채용된 자를 해고하는 등등의 중징계를 하려면 당연히 정당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정당화 과정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실정법, 두번째는 한국방송 내부의 규약과 협약이겠죠. 윤리, 도덕, 정의, 성평등 같은 가치들은 언제나 후순위. 각각의 가치들 사이에서도 사람에 따라 우선순위가 다를테고.

실정법과 내부규약을 모두 고려한 결과가 일베기자 반대여론이 원하는 '해고'가 될지, 다른 형태가 될지도 아직 누구도 모르는 상황. 게다가 결과가 '해고'라고 하더라도 그 이유가 '여성혐오'라고 명시될지 아니면 다른 것, 이를테면 전라도혐오가 될지, 이념적 편향성이 될지, 다른 무슨 신박한 것이 될지 아직 모르는 상황. 한국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직군이 아닌 일반적 의미에서의 여성혐오를 법적으로 처벌한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추정컨대 한국방송이 일베기자를 해고할 때, 달랑 '여성혐오'만을 근거로 명시할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다고 보는 편입니다.

'한국방송이 일베기자를 징계할 때 어떤 이유를 댈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이게 그나마 여러 가능성을 전부 포괄할 수 있는 정직한 진술이겠죠. 그 다양한 상황들 중 하나,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에 대해 본문에 언급한 것이므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주장.

3.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의 잣대만을 치켜들 것이라고 믿는, 입증되어야 할 주장을 전제로 깔았을 때에야 가능한 망상"

여기서도 또 나오는군요. 비논리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상대가 하지도 않은 주장의 의도를 재단하는, 굉장히 나쁜 습관.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잣대만을 치켜들 것이라고 믿는"
->나의 믿음에 대한 님의 망상.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잣대를 들 수도 있다. 그건 최악의 경우일 것"
->이게 본문 속 주장. 전혀 다른 의미죠.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내 주장이랍시고 엮어놓으니 문장 전체를 합쳐보면 더욱더 말이 안됩니다.

>>>"한국방송이 해당 기자를 여성혐오라는 구체적인 이유로 징계하는 일이, 여론을 의식했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것은,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의 잣대만을 치켜들 것이라고 믿는, 입증되어야 할 주장을 전제로 깔았을 때에야 가능한 망상"<<<

나는 실제로 저런 주장을 하지 않았지만, 일단 사고실험을 한다치고 내 주장이라고 하죠. 저 난삽한 문장을 논리골조만 뽑아서 요약해봅시다.

가) 본문필자는 한국방송이 여성혐오라는 구체적 이유로 징계하는 일이 여론을 의식해야만가능하다 믿는다
나) 가)는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잣대만을 치켜든다고 본문필자가 믿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한국방송이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잣대만을 치켜든다는 믿음'을 '믿음 A'라고 하죠.
'한국방송이 여론을 의식해야 여성혐오라는 잣대를 치켜들 수 있다는 믿음'을 '믿음 B'라고 합시다. 님은 지금, "'믿음 B'의 전제가 '믿음 A'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아니 대체 '믿음 B'의 필요조건이 '믿음 A'일 이유가 뭔가요? 두 믿음 사이에 그런 논리필연적 관계가 있다고요? 레알? 아니죠. 초등학생의 논리력만 있어도 이게 말이 안된다는 걸 금세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한국방송이 오로지 이념적 편향성만을 잣대로 삼는다 믿으면('믿음 A'), 이미 그 단계에서 여론을 의식할 이유도 없고 당연히 여성혐오라는 잣대를 치켜들 거라 믿을 수도 없죠. 역으로, '여론을 의식한다'고 믿는다는 것은 (다양한 여론이 존재한다는 조건 하에서) '이념적 편향성만을 잣대로 삼을 거라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의 주장을 논박하려면 일단 남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게 안되니 저런 황당한 논리가 출현하는 거죠. 상대방 주장의 전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다가 그만 본인의 논리력만 뽀록나버렸습니다. 님의 나머지 중언부언들은 의미값이 전혀 없어서 걍 패스.

z

2015.04.06 17:47:07

"한국방송이 여론을 의식하든 안하든 그건 한국방송의 사정이고, 나나 님이 어떻게 강제할 수도 없는 문제. 아마 한국방송은 내부구성원의 목소리를 참고는 하겠죠. 그 내부구성원의 목소리도 균질하지 않아요. '일베기자 임용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고, '임용취소'까지는 너무 심하지 않냐'는 의견도 좀 고참급 직원 중에는 제법 많은 것으로 보도됐죠. 외부의 여론, 인터넷 여론도 참고를 하긴 하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 "
->ok
이 모든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방송은 독자적인 재량, 그리고 공영방송 특유의 보수성(우파 정권 들어 더 강해진 보수성)을 가지고 판단할 겁니다. 앞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까지 한국방송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회사의 법률자문그룹의 법적 판단입니다. 실정법 하에서 이미 채용된 기자를 해고하기 위해선 상당한 무리수를 두어야 하니 저렇게 한직발령이라는 '편법'으로 일단 시간을 버는 중인 것이고. 실정법, 내부여론, 외부여론... 한국방송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가장 데미지가 적은 쪽으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실정법을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으면서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는 형태를 가장 원할테지요.
->ok
, 개인적으로 추정컨대 한국방송이 일베기자를 해고할 때, 달랑 '여성혐오'만을 근거로 명시할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다고 보는 편입니다..........한국방송이 일베기자를 징계할 때 어떤 이유를 댈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ok

왜 ok를 치는지 궁금하다면 독해왕인 님께서 제 글과 님글을 다시 읽어볼 일. 구질구질한 땡깡을 받아주고 싶은 생각은 없고,

님의 글이 제대로 된 맥락이란 것을 가질 수 있는 상황 예시:
KBS노조가 일베는 극우파니까 쫓아내야한다고 아우성침.
오유에서 KBS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고 대구지하철 참사를 비하하는 짤방을 올림.
KBS에서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그 기자를 쫓아내고 깨시민들이 우우우 동조함.

현재상황:
1. 정식기자로 채용됨.
2. "'임용취소'까지는 너무 심하지 않냐'는 의견도 좀 고참급 직원 중에는 제법 많은 것"
3. "실정법 하에서 이미 채용된 기자를 해고하기 위해선 상당한 무리수를 두어야 하니 저렇게 한직발령이라는 '편법'으로 일단 시간을 버는 중인 것이고. 실정법, 내부여론, 외부여론... 한국방송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가장 데미지가 적은 쪽으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실정법을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으면서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는 형태를 가장 원할테지요. 한국방송같은 거대한 관료제적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은 대체로 이런 형태. 어떤 사람이 분명히 윤리적으로 비난의 소지가 있는 짓을 했는데도 조직에서 건재한 경우가 의외로 많은 이유도 일정 부분은 이런 측면에 기인합니다. 그런 경향이 좋다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단 것."
->ok

한국방송이 만약 공식징계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기자가 언시생 신분으로 일베에 남긴 모든 혐오발언들을 하나하나 적시해서(그러니까 전라도혐오, 여성혐오 등으로) 해고사유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반사회적 발언'으로 퉁쳐버릴 수도 있고, '이념적 편향성' 같은 이유를 댈 수도 있죠.
->No. 그냥 애초에 징계 안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 님 말대로 현실이 그러합니다. 외부 법률자문에서 해고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멀쩡히 이미 채용이 된 상황이면 앞으로 어떤 규제나 방향이 필요할까 이야기 한다면 ok.
그러나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라며 가능한 최대의 신중함을 기해야 하고, "'이념적인 편향성' 같은 근거를 가지고 제재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막대한 부작용을 몰고올 최악의 방식"이라고 오버할 맥락은 전혀 없습니다.
말마따나 '한국방송이 일베기자를 징계할 때 어떤 이유를 댈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르시면 왜 그렇게 호들갑떠셨어요.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했다는 걸 본인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본인입으로 인정해버렸으니 뭐..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본인의 글이 제대로 된 맥락을 가지도록 디펜스해보라니까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대답은 없고 장황한 소리만 구구절절 늘어놓고 있는 모습을 보니, 견적 나옵니다. 이 동네는 뭐하고 지내나 구경왔더니 별 거 없네요.

2015.04.03 18:49:55

생리대인증 건이 말씀하신대로 확인이 아직 안 된 문제이고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데

결론은 잘 모르겠지만 이건 김민하 씨의 의견입니다.

"첫째, 이른바 '종북주의'라는 어떤 경향은 소수자에 대한 공격을 핵심으로 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분류되는 어떤 이들은 "동성애는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말할 만큼 그런 문제에 대해 무지하지만 그게 종북 문제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반면 일베는 소수자에 대한 공격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이런 차원에서 일베는 단지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만 사고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결코 아니다.

둘째, 이른바 종북주의자들은 뉴스 화면에 김정일의 사진을 일부러 노출시킨다거나 북한에 대한 노골적 찬양 문구를 삽입하는 일 등은 하지 않는다('남측 정부'라고 말실수는 할지언정!). 그건 양심적 지식인과 민족자본가들과 함께 파쇼에 대항하기 위한 통일전선을 수립해야 한다는 그들의 철지난 혁명론과도 맞지 않는 행동 양식이다(수사당국이 리퍼트 미 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이라는 사람을 종북주의자로 낙인 찍는데 실패한 것을 보라). 그래서 그들은 그러한 자기 욕망의 표출을 숨어서 한다. 반면 일베는 방송자원을 사유화해서 자신들의 존재를 피력하는 괴상한 장난을 서슴지 않는다. 공영방송의 특성상 그들의 그러한 급진성(?)은 배제되어야 한다."

제가 봤을 때는 김민하 씨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위의 글은 박권일 씨의 논리와 많이 어긋나보입니다만.

박권일

2015.04.03 19:01:50

"그럼에도 일베 기자에 대한 해고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점에는 나도 동의한다. 일베 기자의 인생이 걱정돼서가 아니라(무슨 상관인가?) 그를 그런 방식으로 해고함으로써 새로 생기는 여러 난제들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간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주장해왔다)
만일 내가 KBS의 사장쯤 된다면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상을 가진 자를 공영방송의 구성원으로 결코 두 번 다시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무슨 도구를 개발하고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거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도 이런 자를 걸러내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 KBS 내의 모든 구성원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차별금지교육을 상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실 일베 기자나 KBS 윗선의 배 나온 아저씨들이나 여성 일반에 대해 품는 생각의 질이라는 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평소에 치고 다니는 사고의 내용을 보면 기가 안 차는 수준이다. 그러니 이 기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거다. 차별금지교육의 성과를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조금이라도 해치면 최악의 징계를 당하도록 조치하는 거다. 누군가는 교육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바뀌겠느냐고 회의하기도 했는데, 이 경우의 교육은 물론 사람의 생각을 바꿔보기 위해서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조직에서 어떤 짓을 하면 아주 크게 경을 치게 되는지를 명확히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인용하신 글 바로 다음에 나오는 저 부분이 김민하씨의 결론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제 논리와 아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2015.04.03 19:05:21

아뇨 결론은 같은데 "일베 기자가 이념적인 편향성 때문에 징계받는 것이다"라고 보는 박권일 님의 논리랑은 많이 어긋나지요.

박권일

2015.04.03 20:24:43

위에 제가 새로 단 댓글 참고하셔요. 말씀하신 그런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제 생각과 김민하씨 결론이 크게 다르지 않듯이, 아마 저의 생각과 님의 생각도 크게 떨어져 있지 않을 거라 봐요.

z

2015.04.04 11:52:53

저도 새로 댓글 달았네요.

ㅌㅌ

2015.04.05 03:24:59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글 전반에 흐르는 주제의식은 불편합니다.
물론 테러에 테러로 맞서서는 안되지만, 합당한 징벌은 테러와는 다르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베는 성적, 지역적 차별과 혐오 발언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곳이고, 사회에 해악을 끼칠 목적의 모의나 범죄 예고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드나드는 것을 이념적 편향성이라 주르기에는 너무 과분합니다.

오늘날의 일베는 나치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극우지만, 그것은 이념을 넘어 혐오와 폭력으로 이어졌습니다.
만일 어떤 나치당원이, 구체적인 발언이나 학살 혐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나치당원이라는 신분이 결백할 수 있습니까?
일베에 접속한다는 것은 일베의 극단적 사고방식과 혐오, 폭력에 동의 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범죄 예고를 했을 때, 동참하진 않았으나 걱정하고 말리긴 커녕, 낄낄거리며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이념적 편향성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박권일

2015.04.05 07:47:44

"일베에 접속한다는 것은 일베의 극단적 사고방식과 혐오, 폭력에 동의 한다는 뜻"이라고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일베에 관한 책을 써야헸기에 자주 접속했고 지금도 접속하는데, 일베에서 종종 보이는 어떤 사고방식에 동의하지 않거든요. 일베에 접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한다는 건 위험한 발상입니다. 부작용이 너무 커요. 본문에서 제가 언급했듯, 우리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어떤 윤리적 마지노선을 침해했을 때만 제재를 가하는 게 옳다고 봐요. 그리고 그것은 일베든 아니든 똑같이 적용되어야겠구요. 장기적으로는 그런 방법이 제2, 제3의 일베가 출현하는 것을 저지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줄 겁니다.

소년의 노래

2015.04.05 09:39:55

마지막줄이 핵심이네요.

김김진영

2015.04.11 00:58:48

댓글들을 보면서 알 수 있었던 것: 어디서 일베란 말만 들려도 오두방정을 떨면서 주먹을 흔들어 대는 애들 정신상태가 확실히 정상은 아니라는 점.

ㅅㄱ

2015.04.13 18:13:28

‘일베에 일베스럽게 대응하지 말자’는 논지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방법적인 측면에서 다소 궁금한 게 있어요. 박 선생님도 개인적으로는 "'일베 기자'가 일베에서 쓴 많은 글들은 이런 윤리적 마지노선을 훌쩍 넘어간 것"이라고 보셨으나, 아직까지 "혐오발언에 대해 이제서야 합의를 형성하는 중"이며 "모호한" 부분들이 많기에 징계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갖춰가는 과정에는 토론이나 의사소통뿐 아니라, 사건이나 특정한 행동양식들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공영방송인 KBS가 그를 정식기자로 채용하고 징계를 유보한 행동은 결국, 윤리적 마지노선을 넘긴 그의 여성혐오적 발언/행위들이 (공영방송으로서)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회적 합의’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보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신중하자’는 선생님의 의중과는 달리 이미 이곳에서는, 특정한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진행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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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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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문화> 2015년 봄호에 실린 글. 서평 <음모론의 시대>(전상진, 2014)  음모론 완전정리   박권일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완전정리. 그렇게밖엔 표현할 수 없다. 이 책에는 담론체계이자 사회현상으로서 음모론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다. 음모론이라는 현상에 대해 이 정도로 진지하고 철저하게 파고든 저술을 본 기억이 없다. 쉽다고 할 수만은 없는 내용임에도 개념의 명징한 사용과 정갈한 문장 덕에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가끔 등장하는 ‘깨알 같은’ 위트와 너스레도 맛을 더한다. 음모론이라는 말에는 이미 상...

문명과 미개의 이분법을 버려야 하는 이유 file

  • 2016-01-07
  • 조회 수 6042

문명인이 되자는 캠페인의 실효성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자. 분명 사회적 순기능이 있을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에티켓 운동' 및 '바른생활 운동'들과 동일한 수준의 순기능이다. 캠페인 목록에 열거된 것들은 대부분 동의할만하고 권장할만한 도덕적 행동이다. 이것마저 부정하면 더이상의 논의는 불필요하다. 그냥 각자 가던 길 가면 된다. 아무튼 이 정도는 전제해두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질문 하나 던진다. 에티켓운동, 바른생활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해 문명 대 미개라는 프레임을 동원해야 할 필연성이 있는가? 이 ...

'누구를 향한 표현의 자유인가'라는 질문 file

  • 2015-12-23
  • 조회 수 2736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 자료들을 틈날 때마다 살펴보는 중이다. 알려졌다시피 불과 100일 동안 80만명~100만 명이 학살당한 인류 최악의 비극 중 하나다. 친절했던 선생님, 목사님, 신부님, 상점 주인 아저씨가 하루아침에 이웃집 소년소녀를 난도질해 죽이고 윤간한 다음 죽였다. 르완다 전체 인구의 최소 20퍼센트가 사망했다. 투치족이 희생자의 다수였지만 후투족 역시 많이 살해당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국가 중 문맹률이 낮고 교육수준이 높은 나라였다.  재판과정에서 언론과 ...

유시민에 관한 짧은 잡감 file [9]

  • 2015-11-15
  • 조회 수 1772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151374 이런 유시민의 논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이명박과 박근혜가 당선된 것이리라. 뉴라이트가 만든 "재인식"이 시장에서 졌으니 승복하란 유시민의 논리는 곧 "재인식"이 만약 시장에서 승리하면 인정해야 한단 논리다. 시장에서 성공한 삼성과 현대와 기타 재벌의 혹독한 착취와 악행을 우리는 용인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된다. 유시민은 그 마지노선을 진보의 이름으로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 난 결코, 결단코 이런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시사인 여성혐오 특집에 관한 잡감 file [14]

  • 2015-09-18
  • 조회 수 7542

Gary Becker(1930~2014) 시사인에 흥미로운 특집이 실렸다. 이번 여성혐오 기사도 그렇지만, 시사인 천관율 기자의 기사를 예전부터 읽어오면서 '일리 있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항상 아주 근원적인 부분에서 납득하지 못하게 된다. 작년쯤 그 이유를 순간 깨닫고 친구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때의 이야기를 다시 간단히 적어두기로 한다. 천 기자가 사회나 정치를 설명하는 방식엔 매우 일관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방법론이자 하나의 관점인데, 큰 틀에서 '합리적 선택 이론'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이다. 경제이론 내지 소비...

두 개의 '헬조선' 칼럼에 관한 짧은 메모 file

  • 2015-09-16
  • 조회 수 2160

헬조선 담론에 대한 두 개의 칼럼. 글쓴 두 분 모두 진보적 성향이고 나보다 연배가 한참 위인 분들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9152112085&code=990100 http://www.hankookilbo.com/v/72d598f843d54cb2833ccb58ea0a7328 결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헬조선 담론이 "폭발(이동연)"이나 "혁명"(이재현)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담론은 청년들의 것이므로) "폭발"과 "혁명"으로 전화해야 하지 않나, 하는 당위적 기대감이다. 내 관점은...

[한숨] 한국노총이 열어제낀 진짜 지옥문 file

  • 2015-09-14
  • 조회 수 4650

어제 한국노총이 들러리를 선 일반해고/취업규칙 "합의"로, 여러 정권에 걸쳐 참으로 집요하게,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노동계급 파괴공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자본-국가 결속체는 저항할 힘이 없는 노동자들의 손발부터 잘라내 뜯어먹었다. 금융위기 이후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장년층 비정규직 노동자, 2009년 대졸초임삭감으로 생애임금이 뭉텅 잘려나간 대졸청년들은 조직 노동자들과 더이상 '같은 노동자'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상황에 내몰렸다.  조직 노동자들은 "철밥통" 을 넘어 어느새 "비정규...

지옥의 연대는 가능한가 [하] file [8]

  • 2015-09-08
  • 조회 수 3118

지옥의 연대는 가능한가 [하] <경향신문> ‘헬조선’ 커버스토리에 부쳐 ‘왜 그 단어인가’라는 질문 경천동지할 새로운 현상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결과물이 산출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진부하고 낡은 소재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혹은 은폐되었던 사회적 의미를 건져냈을 때 그렇습니다. 이것은 곧 담론분석의 마지막 단계이자 핵심이라 할 분석적 재구성이 잘 수행되었단 뜻입니다. 분석적 재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하필 그 단어인가?’입니다. 의미망 분석 툴을 돌린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질문도 아마 이것...

지옥의 연대는 가능한가 [상] file

  • 2015-09-08
  • 조회 수 4787

지옥의 연대는 가능한가 [상] <경향신문> ‘헬조선’ 커버스토리에 부쳐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의 ‘헬조선’ 기획은 흥미로운 기사였습니다. 저는 이번 기사와 같은 웹 담론분석에 관심도 많고 기본적으로 무척 우호적인 편이예요. 제 자신이 웹 담론에 관한 논의를 예전부터 해오기도 했구요(몇 해 전 반이주노동자 온라인 커뮤니티의 극우 담론을 분석한 글을 공저로 출간한 적 있습니다. <우파의 불만>이라는 제목입니다).  기사에서 인용된 ‘의미망 분석’에도 최근 들어 관심이 커졌습니다. 2014년 11월경 어느 모임에서 일베를 주제로 ...

자전거 열풍 시대의 '어떤 인프라' file [5]

  • 2015-05-12
  • 조회 수 537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그리고 좋은 취미로서 자전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체로 한국인들은 물리적 인프라에 한정해서 열을 내며 성토한다. 물론 자전거도로 한가운데 가로수가 줄지어 심어져 있다든가하는 황당한 사례들이 많은 게 사실이고 개선되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하드웨어만 보자면 서울은  세계적인 기준으로 봐도 자전거 타기에 꽤 좋은 도시다. 부산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하게 좋다. 자전거도로의 숫자와 총연장, 노면의 질, 표지판, 한강 자전거도로 진입의 편의성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었고, 최근 5년간 정말 '눈 ...

'일베기자'관련 위근우 기자의 비판에 대한 재비판 [3]

  • 2015-04-14
  • 조회 수 1951

<아이즈>에 한국방송 '일베 기자' 사건 관련해 글이 올라왔는데 제가 <파벨라>에 쓴 글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어서 간단히 재비판해보았습니다. 짤방은 없습니다. 죄송.. 일베 인베이젼│① 우리 밖의 일베와 실전에서 싸우는 법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5041219387258030 1) "가령 박권일은 미래의 사상검증의 피해자를 우려하며 일베 기자를 배제하는 것에 신중하게 접근하길 제언하지만, 정작 역사적으로 그러한 사상검증을 정당화했던 건 바로 일베 기자가 보여준 것과 같은 혐오와 차별의 정당화였다. 그걸 막...

세월호 불황론과 불순한 유가족론 file

  • 2015-04-09
  • 조회 수 1246

참사가 일어난지 100일 남짓한 시기로 기억한다. 세월호 특별법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날로 거세지자 종편과 극우신문들은 입이라도 맞춘듯 정권 방어에 전력투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제 이슈를 가지고 프레임 전환을 시도한다. 세월호 때문에 국가경제가 발목 잡혀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세월호 불황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세월호 딛고 부강한 나라로’ 특집 기사는 침체된 내수시장의 원흉이 세월호 참사인양 몰아갔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00일이 훌쩍 지났지만 내...

'일베기자' 관련 메모: 일베스럽지 않게 일베와 싸워야할 의무 file [37]

  • 2015-04-02
  • 조회 수 3461

KBS '일베기자' 관련해 지금 웹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보면 아직 팩트들이 완전히 정리되지도 못한 상태다. 애초 가장 문제가 되었던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린 생리대 관련 글은 최초보도를 포함 수많은 기사내용과 달리, 해당 기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거기 접근하려면 사번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사번이 없었을 것이므로). 반면 일베에 올린 각종 차별/혐오발언들은 해당 기자가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일베의 그 글들은 입사하기 전 소위 '언론고시생'일 때 쓴 것들이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다시...

후각사회, 그리고 후각사회적 현상으로서 '푸드 포르노' file [2]

  • 2015-04-01
  • 조회 수 883

[야! 한국사회] 후각사회 / 박권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84606.html 여름이 가을로 바뀔 무렵 불어오는 바람 냄새,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준 시래기 된장국 냄새, 아버지의 품에서 나던 희미한 파이프 담배의 향, 연인의 살결이 풍기는 달콤한 내음…. 나의 내밀한 냄새 목록에 영원히 각인된 것들의 일부다. 물론 저건 ‘좋은 냄새들’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 끔찍하게 싫어하는 냄새들의 목록도 존재한다. 아무튼 목록에 오른 것과 같은 냄새를 맡는 순간, 나는 특정한 감정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논리와 분석 따...

아시아적 가치, 싱가포르 판타지, 성공적? -리콴유 사망에 부쳐 file [4]

  • 2015-03-25
  • 조회 수 660

싱가포르를 31년 동안 통치했던 독재자 리콴유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지상파와 종편은 온통 애도와 추모의 물결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조문까지 떠난다고 한다. 생전에 ‘박정희의 빅팬’이었다는 리콴유에게 보이는 그 정성과 열의의 십분의 일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지만 역시 씁쓸히 고개를 젓고 만다. 싱가포르가 과연 ‘선진국’인지 아닌지는 차치하자. 리콴유는 자기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자 했다. 한국 우파와 상당수 중도층(그러니까 절대다수 국민들)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