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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정치와 비정치로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치라는 하나의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세상읽기.

경희대에서 문화학을 가르치고 다양한 매체에서 문화비평을 수행해왔다. 아시아적 근대성을 통해 서구이론의 문제의식을 재구성하는 연구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박근혜는 무엇의 이름인가><인생론><마녀 프레임><이것이 문화비평이다><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무례한 복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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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프로듀스 101, ‘국민’을 호명하는 어떤 방식 file [8]

  • 2016-04-19
  • 조회 수 1332

“당신의 한 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 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듀스 101>이라는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문구이다. 소속사의 연습생을 ‘국민 투표’로 101명 선출해서 ‘드림팀’을 만들어낸다는 취지를 가진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국민 프로듀서”라는 언급이다. 101명의 연습생은 “국민 프로듀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비밀은 이 “국민 프로듀서”라는 말에 감춰져 있다. 겉으로 보면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등장한 오디션 프로그램...

소녀상 file

  • 2016-02-11
  • 조회 수 1589

인간은 상징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20세기 구조주의 인류학자들은 이런 ‘상징 행위’의 의미에서 역사를 재구성하는 문화의 작동방식을 실증해서 보편이론을 만들고자 했다. 그만큼 상징은 보편적이고, 보편적인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물론 문화에 따라서 상징은 서로 다른 맥락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길조를 뜻하는 까치는 서양의 상징체계에서 보면 흉조이다. 상징의 문제는 상징물이라는 구체적인 물질성을 획득하는 순간, 다른 차원을 얻기도 한다. 상징물은 분명 추상적인 상징성을 실현한 것이...

2015년 신경숙 표절 논쟁은 무엇이었나 file [6]

  • 2015-12-13
  • 조회 수 1632

표면상 '표절 논쟁'이었지만, 2015년에 일어난 '신경숙 표절 문제'는 두 가지 층위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신경숙의 표절 여부이고, 두 번째 문제는 신경숙 자체이다. 둘은 서로 다른 사안이지만, 이른바 '표절 논쟁'을 경과하면서 서로 겹쳐 보이게 되었다. 이런 착종이 곧 증상이라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이 증상은 여러 가지 진실을 말해준다. 메시지를 읽을 것이 아니라, 이 증상의 논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문제, 그러니까 신경숙의 표절 여부는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석연찮은 논리이긴 했지만, 본인도 ...

규범화의 덫: 국정화에서 아이유까지 file

  • 2015-11-13
  • 조회 수 771

요즘 한국 사회는 거의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아노미의 원인은 다름 아닌 시장 민주주의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시장의 진리를 침해하지 않는 조건에서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이념이 시장 민주주의의 핵심일 것이다. 시장의 교환에서 모든 사물이 평등하다는 이런 전제는 교환 불가능한 것들, 가령 '무엇을 위해'라는 정치적 대의는 쓸모없거나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서 폐기하거나 배제해버린다. 이 상태가 모든 가치를 상대주의에 빠트리게 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한 ‘세계 없음’의 상태가 이처럼 적확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무엇인가 file [1]

  • 2015-10-30
  • 조회 수 963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더 이상 왜곡과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말했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이 말은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핵심을 관통하는 진실을 드러낸다. 말하자면, 이번 교과서 논란의 핵심은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미리 염려하는 것도 본질이 아니다. 바로 ‘국정화’ 자체가 이번 논란의 쟁점인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향후 집필할 교과서에 ‘어떤 내용...

집밥 논쟁에 대하여 file [1]

  • 2015-07-19
  • 조회 수 7731

며칠 동안 때 아닌 집밥 논쟁이 뜨거웠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프로그램 때문인데, 그 중심에 백종원이라는 한 사내가 있다. ‘백주부’ 또는 ‘백선생’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사내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들이 가히 ‘백종원 현상’이라고 부를만한 흥미로운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발단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쓴 백종원의 요리에 대한 논평이었다. 한 마디로 백종원의 요리프로그램은 맛있는 음식보다도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업소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요지였다. 여기에서...

<레오파드>, 비스콘티의 극장에서 그람시를 보다 file

  • 2015-06-17
  • 조회 수 1198

루키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를 보여주는 ‘오래된 미래’이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보여준 그 혁명의 열기가 식은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영화가 <레오파드>인 것이다. 1963년도에 개봉한 영화와 2015년에 개봉한 영화가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이른바 ‘전후 체제’의 모든 것은 반복되었을 뿐,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레오파드>는 이 통찰을 선취하고 있는 영화이다. 물론 <레오파드>는 ‘빈 체제’라는 ‘...

“우리는 잘못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file [2]

  • 2015-06-02
  • 조회 수 1172

“우리 시대는 진정한 비판의 시대”라고 독일 철학자 칸트는 말했다. 옳거나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이성을 포기하지 않아야한다는 신념이 드러나는 발언이다. 생각하는 능력으로서 이성은 그러므로 비평 정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도 선험적으로 옳거나 그른 것은 없다. 비판과 반비판이 교차하는 공론의 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판단은 판가름 난다. 그러나 이 공론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진리의 척도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그 척도를 신과 같은 선험적 범주에서 찾을 수...

종말의 시간을 살아가기: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어떤 혁명에 대한 환상 file [3]

  • 2015-05-27
  • 조회 수 6730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아예 대학원 비평수업의 소재를 제공하고자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온갖 철학적 주제를 암시하는 상징과 알레고리로 잔뜩 치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주제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음향이나 시각효과에서 이 영화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할리우드 방식의 컴퓨터그래픽 영화를 넘어서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배우들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했을 액션의 리얼리즘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이 영화를 시대착오적이기에 훌륭한 성취로 만들어주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잔혹동시'보다 더 잔혹한 현실 file

  • 2015-05-16
  • 조회 수 1084

‘잔혹동시’ 논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어린이가 그런 시를 쓸 수 있는가’라는 놀라움이다. 이런 놀라움은 ‘어린이는 이러이러해야한다’는 규범적인 가치판단을 전제한다. 특정한 어린이만이 어린이일 수 있다는 믿음은 말 그대로 믿음일 뿐, 사실이 아니다.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어린이라는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어린이라는 말 자체가 근대적 산물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할 것이다. 어린이에 대한 정의는 발명된 것이지 처음부터 존재했던 무엇이 아니다. 서양...

그들은 왜 부채춤을 추었는가 file

  • 2015-04-09
  • 조회 수 1887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피습 사건'은 이제 망각의 강을 건너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사건의 '배후'를 의심했던 수사기관도 김기종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사건 당시에 목격했던 기이한 반응들은 쉽사리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리퍼트 미대사의 쾌유를 빈다는 명목으로 등장했던 일련의 '퍼포먼스'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것들이 돌연 비정상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여기에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미 대사에서 ...

페미니즘과 자유주의 file [1]

  • 2015-04-01
  • 조회 수 1515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페미니즘 논쟁이 뜨거웠지만, 그렇게 생산적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본격 거론되고, 한국 사회와 관련한 문제가 여성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권리가 많이 신장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문제는 사회를 구성하는 근본문제 중 하니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여성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정치적 차원을 열어내는 의제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증명이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