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덕과 관습, 인식의 재구성을 위하여.

부천문화재단에서 일했으며 예술과 정치 사이를 오가며 글을 씁니다. 주로 여성과 성소수자 관련 주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movie_image.jpg

* 스포일러 있음.


잭슨 폴락의 고향, 와이오밍은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주지만 황량하다기보다는 차라리 역동적이다. 와이오밍이라는 보수적이며 야생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동성애, 살인사건, 약물중독 등을 다룬 애니 프루의 단편집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 와이오밍의 지역성을 소설의 중심에 놓은 작품이다. 애니 프루는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로도 와이오밍 이야기를 단편으로 꾸준히 썼다. 와이오밍은 지리적 관점에서 이야기 생산을 자극하는 지역이다.

주로 평원이 펼쳐진 중서부에 비하면 로키 산맥이 뻗어있는 와이오밍은 자연 그 자체가 하나의 자극이다. 바다를 제외하고 그 곳은 모든 환경이 압축되어 있는 듯 하다. 반팔 셔츠와 방수가 되는 겨울 외투가 동시에 필요한 날씨, 평원과 산맥이 공존하고, 초원과 아슬아슬한 암석이 뒤섞여있고, 화산 폭발의 흔적이 있어 마치 뒤집혀진 지구의 내장을 보는 듯이 경이로운 옐로우스톤이 있으며, 나무가 없이 오렌지 빛의 살을 드러낸 산들이 우뚝우뚝 솟아있고, 한편으로는 7월에도 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높은 산과 숲이 굵직하게 펼쳐져 있으며, 바다 같은 호수, 뱀처럼 구불거리는 강줄기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른 산 밑을 흐른다. 내게는 forest란 단어의 상상력을 확장시켜준 장소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헤이트풀 8>의 배경이 와이오밍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캐나다에서, <헤이트풀 8>은 유타 주에서 촬영을 했지만)

소외와 지루함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자연을 바라보는 외지인의 시각에서 자극을 주는 환경일 뿐 그곳에 계속 사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지루할 수 있다. 한반도보다 넓은 땅에 인구는 60만명도 안 된다. 고속도로에서는 앞뒤로 차가 없이 한참을 달리게 되고, 몇 시간을 달려야 겨우 카페라도 있는 마을을 만날 수 있으며, 주립대학도 딱 하나 밖에 없다. 남는 건 땅이고, 쌓이는 것은 눈이며, 인간보다는 소와 말을 보기가 더 쉽다.

지루함은 때로 인간을 잔인하게 만들고 무력하게도 만든다. 와이오밍에서 가장 높은 산인 가넷 피크에서 이곳은 여자와 재미가 없고 (fucking) ‘눈과 적막밖에 없다며 소리치던 핏에게 코리(제리미 레너)눈과 적막’(silence – 때로는 지루함으로 번역될 수 있는) 만이 빼앗기지 않고 이 땅에 남은 것들이라 말한다. 남자들에게는 여자와 재미가 없는 곳. 재미의 대상인 여자에게는 눈과 적막이 때로 목숨을 위협한다.

<윈드 리버>에서 스노우 모빌을 타고 달리는 눈 덮힌 와이오밍의 풍경은 역시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만큼 이 야생의 공간은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눈 덮힌 평원을 아무리 달려도 인가를 만나기 어렵다. 구원은커녕 위험 속에서 구조조차 가능하지 않다. 영화는 눈 위를 달리는 나탈리의 모습과 함께 시작한다. “나의 완벽한 세계에는 아름다운 초원이 있다로 시작하는 시를 읽는 나탈리의 목소리와 함께. 이 시는 코리의 딸 에밀리가 썼다. 아름다운 초원을 상상하며 차가운 눈밭을 맨발로 달린다. 이 시는 겨울이 다시 오지 않는 곳을 꿈꾸고, “완벽한 위안과 안식을 갈구하며 끝맺는다.

비참하게 희생되는 나탈리가 사건 직전 맷과 침대에서 나누는 대화는 나탈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꾸준히 생각한다.

뉴욕은 어때? 시카고는? L.A?

다른 장소에 대한 상상과 동경. 채굴 현장 경비원으로 일하는 맷은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일했을 것이다. 나이도 훨씬 많은 그는 나탈리에게 자신이 경험한 도시들에 대해 들려줄 수 있는 존재다. 게다가 그는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다. ‘언젠가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남자친구의 존재는 나탈리에게 함께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L.A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포인트 무구 이야기를 하며 맷은 그 곳에서 보냈던 어느해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추억을 전해준다. 나탈리는 그 곳에 살고 싶어라고 한다. 시종일관 차갑게 가라앉은 이 영화에서 가장 따뜻한 공기가 흐르는 순간이다. 산과 눈에 갇혀 살아온 이제 막 18세 성인이 된 나탈리는 이 외지인 백인 남자를 통해 다른 장소를 상상한다.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삶을 가능하게 한다. 집에서 남자친구 숙소까지 찾아오는 그 길이 그에게는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통로였을 것이다. 그 길과 남자친구의 숙소라는 장소는 그가 18세 성인이라서 간섭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해방의 공간이다. 영화는 이에 대해 두 번이나 언급하며 강조해준다. 경찰 서장이 한 번, 나탈리의 아버지 마틴이 한 번. 18세 성인이니 간섭할 수 없다고. 이 간섭할 수 없는 장소를 맷의 동료인 핏이 침범하면서 모두가 몰살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만다. 코리의 딸 에밀리도 부모가 없는 시간 파티를 하다가 변을 당했다. ‘재미가 없는 곳에서 재미를 누리려는 여성들이 재미를 찾는 남성들에 의해 죽은 셈이다.

경계의 장소

테일러 셰리던이 시나리오를 쓴 <시카리오>가 미국 남쪽의 국경 도시인 엘 파소와 멕시코 후아레스를 오가며 마약 범죄를 다룬다면, 그가 각본과 감독을 모두 맡은 <윈드 리버>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백인과 원주민 사이에서 벌어지는 박해와 범죄를 다룬다. 셰리던이 경계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박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잘 보인다. 그의 시나리오와 연출은 지정학의 관점에서 풀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윈드 리버>에서 와이오밍이라는 장소는 사건의 배경이며 사건 그 자체다. 장소가 곧 주인공인 셈이다.

거친 카우보이의 이미지가 있는 와이오밍이지만 이 곳은 미국의 여성운동에서 의미가 있는 땅이다. 백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와이오밍은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있었던 주이며, 역시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 주지사가 나온 곳이다. 와이오밍 곳곳에는 100여 년 전 이 여성들이 활동하며 남긴 흔적이 자부심 가득하게 남아있다. 그렇다고 오늘날 와이오밍이 여성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냐면 그렇지는 않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50개 주 중에서 의료나 임금 등에서 최하위를 경쟁한다. 역동적인 풍경만큼 사람들의 일상은 역동적이지 않고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다보니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다. 여전히 Wild wild west에 대한 낭만을 품고 있는 서부. 이 넓디넓은 곳에 자리 잡은 원주민 보호구역은 동부의 로드 아일랜드 주 규모로 사회적으로, 지리적으로 더욱 고립된 장소다. 카우보이를 동경하는 백인 사회에 둘러싸인 원주민 보호구역인 셈이다. 원주민 중에서도 여성은 또 다시 소외된다. 미국에서 가장 저임금 노동으로 일하고 교육 받지 못한 계층은 원주민 여성이다.

<윈드 리버>는 미국 원주민에게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를 축약해서 보여준다. ‘보호구역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원주민의 고립과 유폐를 조장한다. 많은 원주민들이 보호구역 밖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률도 높고, 여성에게는 성범죄, 남성들은 술과 약물 중독이 심각하다. 그들은 가난하면서 무료하고, 남성들은 백인에게 박해받은 울분으로 자신을 망가뜨리거나 여성을 공격한다.

코리의 전 부인이 사는 장소는 이 보호구역에 붙어있는 랜더라는 지역인데, 그도 곧 잭슨에 일자리를 구해 이 지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잭슨은 와이오밍에서 외지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그 쪽에는 스타벅스가 무려 3개가 있다. 스타벅스가 있다는 건 사람들 발걸음이 잦은 곳이란 뜻이다.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이 몰리고 티턴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 지나가는 장소이기에 돈 좀 뿌리는 사람들이 자주 오간다. 전 부인이 잭슨에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구한다면 나름 탈보호구역에도 성공하는 셈이다.

이처럼 영화는 꾸준히 장소성을 환기시킨다. 그 중 하나가 제인(엘리자베스 올슨)의 출신지역이다. ‘처음 사건을 맡은’ FBI 신입 요원인 제인을 플로리다 출신으로 설정한 것도 그를 더욱 뭘 모르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 가능한한 와이오밍의 날씨와 지리적 감각에 둔한 사람으로 설정하기 위해 플로리다 출신으로 했을 것이다. 와이오밍에서 가장 먼 지역인 플로리다. 산으로 둘러싸인 와이오밍이 아니라 바다로 둘러싸인 플로리다. 와이오밍에서는 7월에도 위치에 따라 추위를 느낀다면 플로리다에서는 한 겨울에도 반팔 차림이 가능하다. 게다가 그의 근무지는 라스 베가스다. 제인이 처음 경찰들과 만났을 때부터 그의 옷차림이 문제가 되고 그가 어디 출신인지 묻는 대화들을 굳이 넣으면서 영화는 이 곳은 와이오밍이다라는 사실을 꾸준히 강조해 준다. 서장 벤이 제인에게 웰컴 투 와이오밍이라고 하는 말은 영화가 관객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제인이 코리에게 거의 유일하게 아는 척하는 대화는 마지막에 병실에서 코리가 제인을 위해 악어 인형을 선물할 때다. 코리는 크로커다일이라고 말하지만 제인은 이를 앨리게이터라고 고쳐준다. 집안이 100년째 와이오밍에서 살아온 코리는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를 구별하지 못한다.

00613dfd8759ed9b8c915e8fbb6ef911.jpg

초월적 사냥꾼

코리의 정식 직업은 ‘wildlife officer’, 야생동물보호원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냥꾼이다. 제인은 아예 그를 ‘hunter’라 부른다. 코리는 (초식동물을) 보호하는 (맹수) 사냥꾼이다. 코리는 아들을 데리고 전처의 부모가 사는 윈드 리버에 가서 두 가지 일을 맡는다. 전처 부모의 농장에서 동물이 죽었기에 처음에는 이 동물을 죽인 맹수(mountain lion)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나탈리의 시체를 발견한다. 초식동물과 원주민 여성의 희생이 이렇게 겹쳐지고 이제 코리의 사냥대상은 맹수에서 범죄자 인간으로 확장된다. 영화 후반부에 그는 맹수 소굴을 발견하면서 동시에 스노우 모빌 자국도 발견하여 나탈리와 맷을 죽인 범인을 찾는다. 이 영화에서 동물과 인간은 이렇게 계속 겹쳐지고 사냥범인 잡기로 은유된다.

처음 영화가 시작할 때 울부짖으며 무엇으로부터 도망쳐 설원을 달려가는 나탈리와 뒤이어 코요테를 총으로 맞추는 코리의 모습은 이 영화의 모든 내용을 압축한다. 코리의 딸 에밀리도 영화 속 나탈리처럼 죽었고 코리의 아들은 아직 열 살도 안 되었지만 총을 쏘고 말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정의로운 사냥꾼으로 길러지는 아들과 희생되는 딸이라는 기본적인 틀 속에서 좋은 남성은 바로 코요테(양처럼 약자를 잡아먹는)를 정확하게 사냥하고 약한 양(혹은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더러운 세상은 더러운 남자들이 구한다는 방식이다. 얼핏 여성을 깨끗하게남겨두는 듯 하지만, 실은 남성의 희생을 강조하고 여성을 그 보호 속에 머무르게 한다. 원주민 보호구역처럼, 배려를 가장한 배제다.

셰리던의 이야기 속에서 제도는 무기력하여 작동하지 않거나, 영악하게 제도가 사냥꾼에게 의지한다. 제도의 무력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은 부검실에서 벌어진다. 살인사건으로 기소하기 충분한 사인을 공식적으로 얻기 힘들자 제인은 몹시 흥분하고 부검실을 나와 사냥꾼의 전화번호를 서장에게 묻는다. 이제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 사냥꾼의 도움을 중심으로 파헤쳐진다. 셰리던이 사회문제에 기울이는 관심에 비하면, 그가 이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에는 제도에 대한 불신과 체념이 가득하다. 어차피 어떻게 해도 안 된다, 힘 있는 개인이 사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태도다. 동물의 세계처럼 힘 센 자는 살고 약한 자는 죽는다.

제인은 딱히 무능하지 않고 주변의 우려에 움츠러들지도 않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태도를 보면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다기 보다 사람들이 제도를 불신하는 면이 더 크다. 나탈리의 아버지 마틴이 제인을 대하는 태도에는 이 불신과 적대감이 뚜렷하게 담겨있다. 마틴은 외지에서 온’ FBI를 신뢰하지 않는다. 영화는 사건 수사보다는 피해자 가족과의 정서적 공감에 비중을 두고 있기에 제인을 경계하던 마틴이 뒤이어 들어온 코리와 부둥켜 안고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을 조금 유치할 정도로 대비시켜 보여준다. 수사는 수사대로 필요하고 피해자 가족에 대한 위로는 위로대로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 영화는 위로와 공감을 강조하기 위해 제도를 무력화시킨다. FBI요원인 제인에게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고, 알아듣지 못하는 원주민 언어를 사용하면서 마음을 닫던 마틴은 코리에게 범인을 잡아달라고(죽여달라고) 부탁한다.

그렇다면 왜불신할까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 필요하다. 셰리던은 시민과 제도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려는 장치는 만들지 않는다. 대신 초월적 사냥꾼을 만든다. “모든 포식 동물을 다 사냥하는 능력자 개인이 문제를 해결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카리오>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이 영화에서 놀랍도록 반복되었다. 경험 없는 여자와 세상의 온갖 상처와 고통의 끝에서 살아가는 고독한 남자와의 조화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주된다. <시카리오>의 알레한드로가 국가를 넘나들며 일하듯이, 코리는 백인이라는 정체성과 원주민 보호구역의 거주자라는 정체성 사이를 오가는 복잡한 인물이다. 반면 사건을 담당한 FBI요원은 마치 고통의 경험이 없는 사람처럼 그려진다. 문제를 풀어가는 야성적인 남자들(<시카리오>의 알레한드로와 <윈드리버>의 코리)은 모든 상황을 꿰뚫어본다. 인생사를 모두 통달한 이들은 법과 제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다. 원주인 보호구역 내에서 벌어진 사건을 가장 잘 알고 설명하는 사람은 백인 남성이다. 제도의 한 구성원인 FBI ‘여성요원의 존재는 제도의 무력감을 위한 알리바이로 동원된다. ‘정의롭지만 힘이 없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아버지/남성을 상징하는 법과 제도에 젊은 여성을 배치시킨다. 대신 가족을 잃은 상처가 있는 남자, 그의 고독감과 고통은 세상을 이해하는 발판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여성 요원에게 차갑지만 자애로운 능력자로 다가간다. 때로는 제압하고, 때로는 칭찬하고, 때로는 충고하면서. 제인이 병실에서 눈 위에서 6마일이라니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마치 드디어 공감하는 인간의 탄생을 지켜보는 듯한 코리의 지긋한 눈빛을 포착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듯이 이 영화는 결국에는 딸을 잃은 아버지들의 연대로 이루어져 있다. 상처받은 아버지들의 연대로 끝나는 이 영화가 조명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분명하다. 딸을 잃고 아들만 남은 남자들. 죽은 딸처럼 여성들은 계속 희생될 것이며 아들을 통해 이 사냥꾼의 세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 남자들은 나쁜 늑대를 잡는 좋은 늑대(인간 사냥꾼)로 제도와 자연의 경계에 선 고독한 인물들이다. 아들들은 다시 잡아 먹히거나 잡는 생태계를 구성할 것이다.

<윈드 리버>그럼에도고통을 비교적 꼼꼼하고 정직하게 추적하는 영화다. 폭력의 증거들이 눈 속에서 사라지듯이 언제나 희생자의 흔적은 지워져왔다. 코리는 꾸준히 발자국을 따라간다. 동물의 발자국, 도망치는 사람의 발자국, 스노우 모빌의 흔적을 찾아 사건의 출발점을 추적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미덕은 다른 장소를 꿈꾸는, 자신의 완벽한 세계를 꿈꾸던 나탈리와 에밀리의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화는 매끈하고 우아하면서도 스산하다.

이제는, ‘그럼에도가 남긴 찜찜함을 정직하게 추적해야 한다. 이 영화뿐 아니라 노련한 여성은 대체로 어떤 서사에서도 드물다. 인간 사회에는 대대로 경험 많고 숙련된 여성에 대한 깊은 공포가 도사리고 있기에 노련한 여성은 마녀로 등장한다. ‘고통을 바라보는 나- 남자에 대한 나르시시즘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 영화는 문제중심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당연히 왜곡도 있기 마련이다. 마치 문제있는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남는 질문 하나. 실제 윈드 리버 지역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댓글 '1'

polyester

2017.10.07 17:01:06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느꼈던 '찜찜함'을 아주 정확하게 풀어낸 글을 읽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시카리오>에 이어 <윈드리버>에서까지 반복되었던 지점들을 지적하는 비평이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오로지 타일러 셰리던에 대한 찬양만이 줄을 잇는 분위기에 의구심을 느끼고 있던 참입니다. 타일러 셰리던이 이런 비판을 수용하고 문제의식에 공감하여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영화 감독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가네코 후미코 옥중 수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file [1]

  • 2017-10-13
  • 조회 수 38390

영화 <박열>을 보고 가네코 후미코에게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 동안 잘 몰랐다는 생각에 빨리 알아서 스스로 이 민망함을 지우자는 조급함도 있었다. 책을 찾아 보니 세 종류가 있다. 하나는 가네코 후미코가 쓴 옥중수기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학자 야마다 쇼지가 쓴 평전 <가네코 후미코>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저자가 박열과 후미코 두 사람을 함께 다룬 책이 있었는데 이는 영화 개봉과 비슷한 시점에 출간되었다. 평전과 함께 옥중수기를 읽으려고 보니 옥중수기가 무려 세 종류였다. 이 중 두 종류는 영화보다 한참 전인 2...

'윈드 리버' : 동물과 여성, 그리고 초월적 사냥꾼 file [1]

  • 2017-10-07
  • 조회 수 2296

* 스포일러 있음. 잭슨 폴락의 고향, 와이오밍은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주지만 황량하다기보다는 차라리 역동적이다. 와이오밍이라는 보수적이며 야생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동성애, 살인사건, 약물중독 등을 다룬 애니 프루의 단편집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 와이오밍의 지역성을 소설의 중심에 놓은 작품이다. 애니 프루는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로도 ‘와이오밍 이야기’를 단편으로 꾸준히 썼다. 와이오밍은 지리적 관점에서 이야기 생산을 자극하는 지역이다. 주로 평원이 펼쳐진 중서부에 비하면 로키 산맥이 뻗어있는 와이오밍...

여성의 액체를 말하라 file [6]

  • 2017-09-07
  • 조회 수 6434

작가 Sarah Levy가 자신의 생리혈로 그린 도널드 트럼프 초상 그레타 거윅의 연기가 만개하는 <20세기 여성들>. (왜 한국 제목은 <우리의 20세기>인가) 애비(그레타 거윅)는 손님들과 함께 앉은 식탁에서 “나 생리중이야”라고 말하며 ‘월경menstruation’이라는 단어를 또렷하게 내뱉는다. 영화 속 배경은 79년. 당시 20대인 50년대 생 애비의 행동은 20년대 생 도로시(아네트 베닝)의 눈에는 당혹스러웠다. 그의 발언을 지적하자 애비는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에게 ‘월경’ 이라는 단어를 말하도록 설득한다. 모...

노력에 대한 보상 file

  • 2017-06-23
  • 조회 수 44475

이미지 출처(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95204.html) 지난 겨울 한국에서 만난 한 교육계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대학생들이 만우절에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일반고’ 교복 틈에서 자사고나 특목고 교복이 눈에 띄지요. 그러다가 저쪽에서 누군가가 도포 자락 휘날리며 걸어오면 전부 기 죽는 거에요.” 도포자락이요? “민족사관고요.” 아... 다소의 과장이 섞인 이야기겠지 생각하면서도, 이런 슬픈 우스갯소리가 떠돌 정도로 인간들의 ‘분리’ 작업이 섬세해졌음을 알 수 있다. ...

설겆이에서 돼지흥분제까지 file [1]

  • 2017-05-09
  • 조회 수 13062

연이어 발생한 테러, 사람들의 일상을 꾸준히 위협하는 실업문제가 ‘더 중요한’ 사안이기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프랑스는 올랑드 집권 동안 ‘작은’ 성과도 있었다. 환경정책을 비롯하여 내각의 성별과 인종 구성, 동성혼 합법화, 성매매에 대한 새로운 법 도입 등. 대부분 ‘성’정치에 해당한다. 성과 밥벌이가 분리된 사람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 문제다.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가 어떤 사람에게는 밥과 여자에 해당한다. 여자가 행복추구권의 매개 역할을 한다. 배가 고파 밥을 먹고 ‘2차로’ 후식처럼 여자를 ‘...

남성 정치인의 아내 file [1]

  • 2017-04-19
  • 조회 수 10484

정치인의 아내가 남편을 돕기 위해 하는 일은 어디까지 공적인 지원이고 어디까지 아내의 개인적 내조에 해당할까. 정치인을 ‘남성’으로 두고 배우자는 대부분 아내라는 이름의 여성이기 때문에 이 여성들이 남성 배우자를 지원하는 일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정서가 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한 정치인의 아내가 다른 정치인 아내를 만나는 공식적인 자리를 위해 선물을 사느라 시간을 쓴다면 이는 공적으로 지원요청을 할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닌가. 안철수 후보의 아내 김미경씨의 ‘갑질’ 논란을 보면서 좀 복...

본다는 것 : ‘더러운 잠’을 둘러싼 시선의 정치 file

  • 2017-02-23
  • 조회 수 9360

뭘 봐, 어디 눈을 똑바로 뜨고. 모두 ‘어디 감히 보느냐’를 뜻한다. 낯선 사람에게 나도 두어번 당해봤다. 어떤 사람에게 본다는 것은 위험하다. 반대로 나는 수도 없이 보여졌다. 보기만 할까. 품평도 한다.  ‘시선강간’이라는 말이 있다. 성별때문에 시선을 통한 폭력을 경험하는 여성들의 상황을 표현하는 언어다. 이 표현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언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여성들은 시선의 침략에 수시로 맞닥뜨린다는 점을 생각하자. 표현의 정확성은 다시 고민하면 된다.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를 묘사한 이들은...

여성의 가장 중요한 직업 file [1]

  • 2017-01-23
  • 조회 수 82135

조지 엘가 힉스 George Elgar Hicks, <여성의 임무 :  Woman’s Mission: Guide of Childhood >, 1862–3 <여성의 임무> 는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에게 일종의 지침서로 사용하기 위해 3부작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를 기르는 엄마, 남자의 동반자인 아내, 노인을 돌보는 딸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페인의 육아 정책 홍보 비디오에는 “엄마이며, 아내이며,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방카 트럼프가 목소리를 낸다. 그는 “엄마는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직업”이라고 한다. 그도 물론 아내이며 무려 아이를 셋이나 낳은 엄마...

쳐들어오는 말들 file

  • 2017-01-02
  • 조회 수 1700

지금은 사라진 '대한민국 출산지도' 김혜수의 매력은 꺼질 줄 모르는가 싶을 정도로 여전히 신선한 모습을 과시하는 영화 <굿바이 싱글>. 김혜수가 연기한 극중 배우 고주연에게서 아주 당연하지만 사회에서는 전혀 당연하게 취급받지 못하는 말 한디가 쏟아져 나온다. 임신한 고등학생의 미술대회 입장을 가로막는 학부모들에게 고주연은 “임신시킨 남자애는 국가대표로 나갔는데 왜 임신한 여학생은 미술대회 못 나가냐!”고 소리친다. 성’관계’라고는 하지만 이 ‘관계’에 대한 책임은 주로 한쪽이 담당한다. 임신은 온전히 여자의 몫이...

"‘동네 아줌마’보다 못한" file

  • 2016-11-02
  • 조회 수 22640

“저는 ‘제3의 성’이라고 불리는 ‘아줌마’입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자기소개를 하던 자리였다. 또래보다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이던 한 여성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했다. ‘제3의 성’이라는 그의 표현은 재치있는 유머였지만 나름 뼈가 있는 말이었다. 아줌마로 분류되는 기혼 여성의 세계에 살고 있는 그에게 ‘뒤늦게 공부하는 아줌마’라는 주변의 눈치가 꽤 있었다. (여담이지만 남의 인생에 ‘늦은 나이’라는 말 좀 함부로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에서 이와 비슷...

나는 몰랐다 file

  • 2016-10-28
  • 조회 수 2677

<짜증나게 하는 신사>, The Irritating Gentleman,  Berthold Woltze, 1874 벌써 십 수년 전이다. 나와 업무상 메일만 1년 가량 주고받다가 어떤 행사 자리에서 서로 얼굴을 보게 된 한 시인이 있다. 나를 만난 그날, 그 시인은 나의 선배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젊은 여자를 봤더니 가슴이 너무 뛰어서 집에 가는 길에 약 사먹다”고. 내가 이걸 어떻게 알까. 그 선배가 내게 직접 면전에서 전해줬기 때문이다. 히히 웃으면서, “집에 가는 길에 약 사먹었대”라고 내게 친절히 전해줬다. 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이러한 ‘징...

혼자 못 사는 남자들 file [1]

  • 2016-07-11
  • 조회 수 6208

허균은 <성옹지소록>에서 아버지 초당 허엽의 스승인 화담 서경석의 일화를 소개한다. “아버님께서는 화담 선생에게 가장 오래 배우셨다. 일찌기 칠월에 선생의 집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가 화담 농막으로 간 지 벌써 엿새째라고 했다. 곧 뒤따라 갔었는데 가을 장마로 물이 한창 넘쳐나서 건널 수가 없었다. 저녁 때 여울물이 조금 줄었으므로 겨우 건너가셨더니, 선생은 한창 거문고를 타면서 높게 읆조리고 있었다. 아버님께서 저녁밥 짓기를 청하자, 선생은 “나도 먹지 않았으니 함께 짓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머슴이 부엌...

여성 혐오, 그 개념을 붙들어야 하는 이유 file [1]

  • 2016-06-06
  • 조회 수 1032

대안교육 전문지 격월간 <민들레> 105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게 왜 이슈가 되는가 <인천 콘크리트 바닥 속 백골 시신, '20대 여성 알몸' 추정>, 얼마 전 이 기사를 읽으며 그동안 수없이 죽어간 익명의 여성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라고 생각했다. 26년 전에 지어진 건물, 옷도 소지품도 없이 백골로 나타난 20대 여성의 시신(기사는 ‘알몸’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이 시신에 대해 밝혀진 정보가 없다. 이름도 모르는 한 여성이 건물 바닥에 백골로 묻혀있는 사건은 하나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여성의 죽음은 인간이 쌓...

마지막 상영 file

  • 2016-03-24
  • 조회 수 169

사진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83045 그 이름이라도 한 번 불러줘야 도리일 것 같다. ‘신영극장’. 2007년 폐관 후 2012년 다시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으로 문을 열였지만 나에게는 그냥 ‘신영극장’이다. 강릉에 있는 신영극장이 지난 2월 말에 ‘마지막 상영’을 하고 휴관을 했다고 한다. 너무 안타까운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이렇게 안타까움을 표현이라도 해야겠다. 나의 청소년기 극장 중 하나다. 극장은 신영극장, 서점은 단골서점, 강릉의 상징적인 장소였다. 나보다 먼저 태어난 ...

대통령 마음대로 file

  • 2016-03-05
  • 조회 수 30078

몇 달전 한 학생에게서 인상적인 메일을 받은 적 있다. 그는 “고통을 상상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할 윤리적 의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졸업논문과 관련한 문의였으나 내가 그렇게 거대한 주제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깜냥은 못 되기에 그냥 그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는 차원으로 마무리했다. 나는 그저 그의 고민 자체가 굉장히 반가웠다. 내 고통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생각은 내게 (아직) 오지 않은 고통에 대한 치열한 상상이다. 타인과 세계에 대한 상상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나와 무관한 일...

여성의 장소 file [2]

  • 2016-02-08
  • 조회 수 3334

루이즈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1911~2010), <여성-집 Femme Maison> 연작, 1946~47년   며칠 전 간단한 다과를 준비할 일이 있어서 스타벅스에서 케이터링 서비스로 커피를 구매했다. 나는 그런 서비스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커피를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 갈까(보온병이 없네), 인스턴스 커피를 사서 뜨거운 물에 각자 타먹게 할까(인스턴스 커피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냥 주스만 마실까(커피를 찾으면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스타벅스에 가면 보온이 되는 큰 통에 담아준단다. 오, 그런 좋은 서비스가! 양도...

남성 페미니스트 file [7]

  • 2016-01-13
  • 조회 수 2462

 정희진, ‘남성 페미니스트’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18409.html   뒷북. 진작에 읽었으나 도무지 쓸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공감과 비판적 의견이 교차하는 글이라 내 의견을 적어보고 싶었다. 일단 이 글이  “나와 지인들의 경험을 종합해” 두 가지 유형의 남성 페미니스트를 정리했기에 나도 그 기준에 맞춰 ‘나와 지인들의 경험을 종합해’도 상관없을 것이다.(각자 자신과 제 주변의 경험을 종합해 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유형으로 “일상에서 여성주의를 실천”하는 이들과 “자신...

여자의 말 file [4]

  • 2015-12-06
  • 조회 수 1468

  Thomas Gainsborough(1727~1788), <Conversation in a park>, 1746~7년 경 레이놀즈와 함께 18세기 영국의 대표적 화가인 토마스 게인즈버러의 작품이다. 그림 속의 커플은 작가 게인즈버러와 그의 부인 마가렛이며 결혼 기념으로 남긴 그림이다. 당시로서는 풍경과 인물이 함께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졌다는 면에서 새로운 장르 개척이나 다름 없었다. 귀족들의 사적인 일상을 우아하게 보여주는 그의 그림들은 상류층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공원에서의 대화>는 내가 가끔 들여다 보며 홀로 웃는 그림 중 하나다. ‘대화’하는 부부의 모...

윤리적 창작 file

  • 2015-11-13
  • 조회 수 569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Jean Honoré Fragonard (1732~1806), <La Gimblette (침대 위에서 강아지와 노는 소녀)>, 1770년 경 가슴을 드러내고 아랫도리를 벗은 소녀의 성기를 강아지의 꼬리로 가리고 있다. 그 점 때문에 당시에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못했다. ‘서스펜스의 대가’ 히치콕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영화화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원작이 있는 2차 창작물의 경우 본래 그 원작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가 여간 쉽지 않다. ‘성스러운 텍스트’는 더욱 그렇다. 영화 <노아>는 성경을 왜곡하고 ...

<베어, 더 뮤지컬> : 변태, 걸레, 못난이 file

  • 2015-08-26
  • 조회 수 1680

  <베어, 더 뮤지컬>은 처음부터 “우리 중에 변태 있어~”라며 시작한다. ‘파격적 소재’라고 하지만 이미 브로드웨이에서 15년 전 초연했던 작품으로 이제 미국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까지 되었기에 그 파격의 농도는 과거와 다르게 읽힌다. 늘 논란이 동반되기는 하지만, ‘안방’ 극장에서도 작가 김수현이 2010년 동성애를 다룬 적이 있으니 뮤지컬의 소재로 딱히 ‘파격적’이라는 수사까지는 필요 없어 보인다. 단지 동성애를 다룬다는 사실만으로 소재의 신선함을 앞장세우기에 이미 대중문화는 훨씬 앞서있다. 이야기의 얼개는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