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알 자지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간 <말>에서 기자로 일했고 여러 매체에 칼럼과 사회비평을 쓴다. 지은 책으로 <소수의견><우파의 불만><지금, 여기의 극우주의><88만원세대> 등이 있다.
0.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 그리고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자(들)를 권좌 밖으로 쫓아내야 한다.
1. 탄핵은 의회가 한다. 사퇴 또는 하야는 대통령이 한다. 형식이 그렇단 거고, 그걸 압박하는 건 시민이다. 탄핵과 하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투트랙으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2. 대통령 쫒아내면 권력공백을 어찌하냐고? 중립내각 구성하면 된다. 이런 일이 일상적이진 않지만 드문 일도 아니다. 군사 쿠데타 따위보다 훨씬 민주적이며 안정적인 절차다.
3. 여기까지 진행되면 조기대선이 필수적이다. 변수들이 많지만 대통령 한해 일찍 뽑는다고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여당-청와대-국정원, 극우신문/지상파/종편매체가 선거에서 장난치는 걸 차단하는 효과도 있을테고, 야당 입장에선 다신 오지 않을 흐름에 올라탈 기회이기도 하다(물론 야당에게 '의지'가 있을 때 유효한 이야기겠지만).
4. 중요한 건 이런저런 법적/제도적 절차들이나 정치공학이 아니다. 냉소하고 체념하던 우리 시민들이 공화주의,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새삼 체험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 지금부터 해야 할 일, 그것은 광야에서 온 메시아나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된다. 좋은 군주, 영특한 지도자에 대한 믿음을 민주주의로 착각하지 말자. 민주주의는 주권자-인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은 우리다."
("We are the ones we've been waiting for." -June Jor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