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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의 낭인낭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냉소에 부쳐 2021-01-12 17:06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된 채 제정된 걸 두고 분노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자체가 원래부터 효능감이 적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것,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굳이 어떤 것이 더 우선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병행해서 논의해봐야할 문제다. 무엇을 하지 말고 저것에 집중하자는 차원의 문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병행 쟁점 중 하나는 정부의 적극 행정이다. 노동부는 2018년 12월 김...

  • 이재훈의 낭인낭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김선양 2020-12-29 22:07

    국회 정문 앞에는 여러 개의 비닐 천막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고 김용균씨를 기린 형상과 고 전태일씨를 기린 형상도 함께 서 있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 참여자들이 세운 이 비닐 천막 안에서 참여자들은 매서운 강바람을 피하고, 몸을 녹이며, 밤잠도 잔다. 이동식 미니 발전기를 통해 전기장판을 돌리고, 이불을 덮고, 비닐 천장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 눈비가 흩날리던 29일 오후, 천막 앞에서 고 김재순씨의 아버지 김선양씨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 27일 광주에서 ...

  • 이택광의 세상읽기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애시드 공산주의까지: 마크 피셔의 문화비평 2 2020-12-18 18:18

    1. 워릭 시절 마크 피셔(Mark Fisher)는 나에게 각별한 비평가이다. 내가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의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곳에서 박사 과정 막바지를 보내고 있었다. 당시 내가 입학한 철학과 대학원은 사디 플랜트(Sadie Plant)와 닉 랜드( Nick Land)가 남겨 놓은 펑키한 분위기를 유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 피셔 역시 이들이 만든 사이버네틱 문화연구부(Cybernetic Culture Research Unit)의 일원이었다. 대학에서 정식으로 인준한 연구단체는 아니었지만, CCRU로 통했던 이 단체는 기본적으...

  • 이택광의 세상읽기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을 보다 2020-10-16 00:52

    2019년 특강을 위해 초청 받은 오사카 대학에 갔을 때였다. 저녁을 먹기 위해 나선 골목 어귀 파출소 게시판에 붙어있던 수배 전단지 하나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훑어봤는데 거기에 적혀 있는 문구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이름도 생소한 무장조직의 가담자 둘을 수배하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정보를 검색해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74년 8월부터 시작해서 5월까지 도쿄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를 비롯해서 주요 일본 기업과 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 이후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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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자식을 위해 입양아를 ‘선물’한 게 학대로 이어진 것 아닌지 의심되는 사건이 여론을 뒤흔들고 있다. 그러니까, 아이는 사람이 아닌 ‘상품’이었다. 끔찍한 스펙터클에 사람들은 공분하고 정치권은 무슨 방지법 시리즈를 쏟아낸다. 몇 차례나 반복돼온,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고발 프로그램 방송으로 번져나간 ‘정인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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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의 낭인낭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냉소에 부쳐 2021-01-12 17:06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된 채 제정된 걸 두고 분노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자체가 원래부터 효능감이 적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것,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굳이 어떤 것이 더 우선해야 하느...

  • 이재훈의 낭인낭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김선양 2020-12-29 22:07

    국회 정문 앞에는 여러 개의 비닐 천막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고 김용균씨를 기린 형상과 고 전태일씨를 기린 형상도 함께 서 있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 참여자들이 세운 이 비닐 천막 안에서 참여자들은 매서운 강바람을 피하고, 몸을 녹이며, 밤잠도 잔다. 이동식 미니 발전기를 통해 ...

  • 이택광의 세상읽기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애시드 공산주의까지: 마크 피셔의 문화비평 2 2020-12-18 18:18

    1. 워릭 시절 마크 피셔(Mark Fisher)는 나에게 각별한 비평가이다. 내가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의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곳에서 박사 과정 막바지를 보내고 있었다. 당시 내가 입학한 철학과 대학원은 사디 플랜트(Sadie Plant)와 닉 랜드( Nick Land)가 남겨 놓은 펑키한 분위기를...

  • 이택광의 세상읽기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을 보다 2020-10-16 00:52

    2019년 특강을 위해 초청 받은 오사카 대학에 갔을 때였다. 저녁을 먹기 위해 나선 골목 어귀 파출소 게시판에 붙어있던 수배 전단지 하나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훑어봤는데 거기에 적혀 있는 문구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이름도 생소한 무장조직의 가담자 둘을 수배하는 내용이...

  • 김강기명의 Das Kontrasoziale 코로나19, 전면감시사회, 유럽중심주의에 관한 어떤 논쟁 [긴 버전] 2020-06-29 22:49

    ■이 글은 지난 5월 27일 <피렌체의 식탁>을 통해 축약해서 공개한 글의 원래 버전입니다.  최근 나는 <피렌체의 식탁>으로부터 코로나와 유럽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기사를 청탁받고 관련 기사들을정리할 겸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있었다. 보통은 따로 코멘트를 달지 않기 때문에 마치 자료실처럼 기사가 쌓이고 있었는데 5월...

  • 손이상의 호기심 천국 남한이 바라보는 북한, 북한이 바라보는 남한 1 2020-06-19 14:39

    1. 북한이 바라보는 남한은 6.25 전쟁을 일으켜 자신들을 침략한 집단이고 미 제국주의의 관리를 받는 유사국가다. 공식적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렇게 교육해왔다. 물론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북한에 형성된 이데올로기적 믿음이 그렇다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시에 일시적으로 억눌러...

  • 박권일의 말자지라 윤미향의 "일본 민주화" 발언에 대한 잡감 2020-06-10 02:11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일본사회의 비민주성과 여성혐오 문화에 대해 사석에서 가끔 이야기한다. 대부분 한국 사건을 이야기하던 맥락에서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에 비해 더 민주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반대로 일본이 더 민주적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 형식적 민주주의 조차 없던 군부독재 시기의 한국과 당시 일본...

  • 이택광의 세상읽기 순수한 상호공생의 이론적 근거: 슬라보예 지젝과 한병철의 논쟁에 대해 2020-04-25 23:49

    * 이 글은 Fall Semester에 기고한 "On The Rationale Of Pure Mutualism: An Intervention Into The Debate Between Slavoj Žižek And Byung-Chul Han"을 강영민이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이동할 수 없다. 코로나19(COVID-19)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는 동물 같은 숙주를 필요로 한다. 라틴어로 동물(ani...

  • 이재훈의 낭인낭설 시스템과 영웅, 물신과 광신 사이-국가, 관료주의 그리고 세월호 2020-04-18 20:45

    유례없는 180석 민주 여당의 탄생과 세월호 6주기를 동시에 맞은 지난 16일,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지금은 사라진 월간 <나·들>에 연재한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이때의 무력감 중에 일부가 2016년 촛불 때 나온 '정상국가의 복원'이라는 문제 의식과 연결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문제 의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