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SUE

  • 이라영의 소돔 반성 없는 목소리 2018-02-09 03:39

      1. 돕겠다 “우리가 돕겠습니다.” “절대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 TV탐사보도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배우, 국회의원, 가수, 영화감독 등 유명한 남성들이 이렇게 선언했다. 안타깝지만, 그들의 선언이 반갑기는커녕 마음 속에서 싸늘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미 공분이 일어난 후에 취하는 안전한 분노를 보며 고마워해야 하나. 일단 ‘돕겠다’는 말부터 거슬렸다. 여성은 동등한 인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와주는 나’를 과시하는 사람치고 그 도움 받는 대상을 존중하는 사람 없다. 게다가 여성은 남성의 도움이 필요...

  • 자유세계의 지도자 언더조직과 비선 2018-02-04 04:04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되니, 쓴 사람에게 장황하다고 뭐라고 하지 말기. 1. 배경 요즘 언더조직이니 비선이니 하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오가는 모양이다. 구체적으로는 알바노조의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련의 폭로(?)들 때문이다. '언더조직'이 알바노조 청년좌파 노동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 하며 젊은 활동가들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착취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여러모로 하고 있는데, 구 운동권 질서에 모두가 익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혼란스러운 대목도 있는 것 같...

  • 이택광의 세상읽기 비트코인 신드롬 1 2018-01-27 10:27

    가히 비트코인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빌 모러가 2015년 <어떻게 결제하시겠습니까?>라는 책을 쓸 때만 해도 비트코인은 기술발전이 가져올 화폐의 미래 중 하나로 취급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암호화폐라는 다소 생소한 표현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비트코인은 갑자기 ‘투기’의 대상으로 비난 받게 되었다. 유시민 같은 이들이 앞장서서 비트코인 신드롬을 ‘광풍’으로 진단하면서 투기를 조장하는 ‘작전세력들’을 비난했다. 이런 비난은 비트코인에 대한 다소 과도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지만, 유시민 같은 이들의 주장을 문제 삼기 위해...

  • 은유의 파르헤시아 '불쌍한 아이' 만드는 '이상한 어른들' 2018-01-21 13:19

    인터넷 광고 페이지에서 아기 사진을 보았다. 통통하게 오른 볼살과 한 줌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가진 아기가 누워서 천장을 보는 옆모습이었다. 작은 생명의 연약함, 무구함, 천진함이 몽글몽글 만져졌다. 자세히 보니 어느 사회복지 단체의 광고 홍보성 페이지다.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은 아이들을 돌본다는 그곳은 이웃의 관심을 당부했고, 게시물 아래에는 ‘후원했다’, ‘우리 아이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돕겠다’, ‘천사 같은 아기야 힘내라’는 댓글이 달렸다.   때는 연말, 날은 춥다. 원래 아기 사진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

최근 글

  • 이라영의 소돔 반성 없는 목소리 2018-02-09 03:39

      1. 돕겠다 “우리가 돕겠습니다.” “절대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 TV탐사보도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배우, 국회의원, 가수, 영화감독 등 유명한 남성들이 이렇게 선언했다. 안타깝지만, 그들의 선언이 반갑기는커녕 마음 속에서 싸늘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미 공분이 일어난 후에 취하는 안전한 분노를 보...

  • 자유세계의 지도자 언더조직과 비선 2018-02-04 04:04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되니, 쓴 사람에게 장황하다고 뭐라고 하지 말기. 1. 배경 요즘 언더조직이니 비선이니 하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오가는 모양이다. 구체적으로는 알바노조의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련의 폭로(?)들 때문이다. '언더조직'이 알바노조 청년좌파 노동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 하며 젊은 ...

  • 이택광의 세상읽기 비트코인 신드롬 1 2018-01-27 10:27

    가히 비트코인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빌 모러가 2015년 <어떻게 결제하시겠습니까?>라는 책을 쓸 때만 해도 비트코인은 기술발전이 가져올 화폐의 미래 중 하나로 취급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암호화폐라는 다소 생소한 표현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비트코인은 갑자기 ‘투기’의 대상으로 비난 받게 되었다. 유시민 같은 ...

  • 은유의 파르헤시아 '불쌍한 아이' 만드는 '이상한 어른들' 2018-01-21 13:19

    인터넷 광고 페이지에서 아기 사진을 보았다. 통통하게 오른 볼살과 한 줌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가진 아기가 누워서 천장을 보는 옆모습이었다. 작은 생명의 연약함, 무구함, 천진함이 몽글몽글 만져졌다. 자세히 보니 어느 사회복지 단체의 광고 홍보성 페이지다.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은 아이들을 돌본다는 그곳은 이웃...

  • 김숙현의 하위주체가 보는 세계 영화 ‘1987’이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 4 2018-01-07 19:46

    *글에 영화 내용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1987년을 언급하는 서사들은 대체로 신기할 정도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지운다. 학출과 넥타이부대가 다했다는 식, 혹은 ‘일반 시민’들이 그 혁명을 완성했다는 식이다. 사실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이번 촛불정국에서도 “노동자들 자제요~”를 외치는 건 여전했으니까. 그나마 ...

  • 이라영의 소돔 핵무기, 혹은 기생충 1 2017-12-14 05:25

    폭스 뉴스에서 “핵무기가 있는 북한과 함께 하는 삶은 가능한가” 이런 주제로 논의를 하고 있길래, 흥, 놀고들 있네, 라고 툭 뱉어버렸다. 이스라엘은 핵무기가 없어서 잘 지내냐, 기꺼이 예루살렘을 수도라고 굳이 ‘인정’ 해주기까지 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도 가능한데, 가증스럽게 북한의 핵무기 타령은...... 궁시렁...

  • 이택광의 세상읽기 자코메티 2017-12-09 11:16

    “나는 예술에도 관심 있지만, 본능적으로 진리에 더 관심이 많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 다르게 본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진리’는 그러므로 ’다르게 보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다. 아니나 다를까 자코메티는 ”미술은 보기의 일종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

  • 박권일의 말자지라 괴물이 많다고 사람 되길 포기하지는 맙시다 1 2017-11-26 19:50

    괴물이 많다고 사람 되길 포기하지는 맙시다 - 『한겨레』 편집권 침해 사태에 관하여 참담한 심정으로 키보드에 손을 올린다. 수년간 『한겨레』 지면에 글을 쓰고 있는 필자로서 이토록 부끄러운 적은 없었다. 최근 벌어진 ‘『한겨레』 경영진 편집권 침해 사태’ 때문이다. 먼저 확실히 해두자. 이 사태는 『한겨레』 구...

  • 이라영의 소돔 소비와 세대 2017-11-24 02:14

    한스 발둥, <인생의 세 시기와 죽음>, 1541~1544 기본적으로 세대론에 조금 거리를 두는 편이다. 세대론이 늘 의미없다거나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특정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성격은 분명 있고 이를 담론화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런데 이때, 세대론의 담론을 이끄는 성별과 계층이 한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

  • 자유세계의 지도자 워마드 사건에 대한 짧은 생각 2017-11-23 16:03

    (제발 아무 글이라도 올려달라는 이재훈 님의 호소에 따라 개인 블로그에 11월 22일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된다. 그런데 논란이 그 이상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은 워마드라는 사이트와 그 이용자들, 나아가서는 2015년 이후 메갈리아로 표상되는 인터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