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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택광의 세상읽기 청문회와 '문자폭탄' 2017-07-20 11:38

    최근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알렌카 주판치치는 자신의 짧은 에세이에서 이탈로 스베보의 소설 <제노의 양심>에 등장하는 애연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애연가는 언제든지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계속 담배를 피운다. 애연가의 ‘양심’에 비추어본다면, “담배를 끊는다”는 그의 진술은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는 행동에 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애연가는 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모순적인 진술과 행동을 지속하는 것일까. 달리 묻자면 이 애연가는 왜 서로 충돌하는 것이 빤한 자신의 진술과 행동...

  • 은유의 파르헤시아 알려주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시겠어요? 2017-07-20 10:49

    민지(가명)는 수업시간에 자주 엎드렸다. 의견을 물어도 묵묵부답.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말을 하지 않으니 더는 말을 시키지 않았다. 물잔처럼 놓여있던 민지는 할 말이 생각나면 남의 말을 끊고 불쑥 끼어들었다. 주장도 의견도 아닌 그 파편적인 말들을 나는 팔뚝에 튄 물방울 닦듯 무심히 대꾸하거나 못 들은 척 넘겼다. 한번은 민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쌤은 할 말 없을 땐 말 시키고 말하고 싶을 땐 안 시켜요.” 고루 발언 기회가 돌아가는 ‘말의 평등’을 우선시했던 나는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 자유세계의 지도자 지젝의 글에 덧붙임 2017-07-10 22:09

    코빈의 교훈: 진짜 도덕적 다수가 좌파라면 어쩔 것인가? 1. 정치인들이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을 말하며 사람들의 불신을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는 세태, 그리고 다들 “으레 그러리라”고 믿으며 신념을 도구화하는 일상에 대한 생각은 ‘냉소사회’라는 책에 썼다. 오늘날 이런 현상의 유력한 매개체는 인터넷, 특히 SNS이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의 문법이 인터넷을 지배했다. 예를 들어 채팅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존댓말을 써야 했으며 “방가방가”라는 수줍은 인사와 소박한 자기소개로 발언을 시작했어야 했다. 오늘날 그런 행위는 선비...

  • 이미지 없음

    자유세계의 지도자 가짜뉴스의 수호자 2 2017-07-08 20:08

    오늘은 버즈뭐라는 매체의 편집장 얘기를 보았는데, 좋은 말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세련된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 중 선민의식을 말하는 대목이 있어 섬뜩했다. 오늘날 포퓰리즘은 굉장히 정의하기 어렵고, 논의가 쉽지 않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언론이 비밀을 갖고 있으면 대중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지만, 반대로 우리가 비밀을 파헤치고 폭로하면 사람들은 언론을 신뢰하게 됩니다. 단, 알고 있는 것을을 공유하는 것과 전문성을 절대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저널리즘은 하나의 기준을 가진 직업입니다. 그렇다고 일반인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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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유의 파르헤시아 알려주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시겠어요? 2017-07-20 10:49

    민지(가명)는 수업시간에 자주 엎드렸다. 의견을 물어도 묵묵부답.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말을 하지 않으니 더는 말을 시키지 않았다. 물잔처럼 놓여있던 민지는 할 말이 생각나면 남의 말을 끊고 불쑥 끼어들었다. 주장도 의견도 아닌 그 파편적인 말들을 나는 팔뚝에 튄 물방울 닦듯 무심히 대꾸하거나 못 들은 척 ...

  • 자유세계의 지도자 지젝의 글에 덧붙임 2017-07-10 22:09

    코빈의 교훈: 진짜 도덕적 다수가 좌파라면 어쩔 것인가? 1. 정치인들이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을 말하며 사람들의 불신을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는 세태, 그리고 다들 “으레 그러리라”고 믿으며 신념을 도구화하는 일상에 대한 생각은 ‘냉소사회’라는 책에 썼다. 오늘날 이런 현상의 유력한 매개체는 인터넷, 특히 S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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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세계의 지도자 가짜뉴스의 수호자 2 2017-07-08 20:08

    오늘은 버즈뭐라는 매체의 편집장 얘기를 보았는데, 좋은 말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세련된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 중 선민의식을 말하는 대목이 있어 섬뜩했다. 오늘날 포퓰리즘은 굉장히 정의하기 어렵고, 논의가 쉽지 않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언론이 비밀을 갖고 있으면 대중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지만, 반대로 ...

  • 은유의 파르헤시아 고양이 키우기에서 고양이 되기로 2017-07-02 17:03

    수레 집에 혼자 있겠구나. 밖에서 전화하면 딸아이는 정정한다. 아니, 무지랑 둘이 있어. 아, 그렇지 무지가 있었지. 자꾸 까먹는다. 무지는 우리집 고양이다. 사람이 아닌 고양이라서 나는 아이 혼자 있다고 여기고, 고양이를 자신과 동등한 개체로 여기는 딸아이는 둘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기가 이토록 ...

  • 이재훈의 낭인낭설 탁현민, 언제까지 버틸건가 2017-07-02 00:53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학교 3학년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밝히며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 대상”이라고 썼다. 이 여성을 “친구들과 공유했다”고도 했다. 이 여성에 대한 책임감을 묻는 말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 나 자신에 대한 걱정을 했다. 그녀를 걱정해서 피임에 신경 썼다기보...

  • 이라영의 소돔 노력에 대한 보상 2017-06-23 05:10

    이미지 출처(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95204.html) 지난 겨울 한국에서 만난 한 교육계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대학생들이 만우절에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일반고’ 교복 틈에서 자사고나 특목고 교복이 눈에 띄지요. 그러다가 저쪽에서 누군가가 도포 자락 휘...

  • 이재훈의 낭인낭설 사드 '보고 누락'이 아니라 '허위 보고'다 2017-06-07 01:45

    국방부 장관 한민구에겐 네 번의 기회가 있었다. 5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했고, 17일엔 문 대통령의 국방부 초도순시에 배석했다. 26일엔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위원 점심 간담회가 있었고, 28일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한민구는 안보를 위해 자신들...

  • 은유의 파르헤시아 사랑에 빠지지 않는 한 사랑은 없다 1 2017-05-30 09:09

    한 사람에게 다가오는 사랑의 기회에 관심이 많다. 이제껏 사랑을 몇 번 해봤느냐는 물음을 실없이 던져보기도 한다. 상대는 거의 머뭇거린다. 사랑과 사랑 아닌 것의 기준 설정부터 간단치 않은 거다. 내게 사랑은 나 아닌 것에 ‘빠져듦’ 그리고 ‘달라짐’이다. 우연한 계기로 엮여  서로의 세계를 흡수하면서 안 하던 짓을...

  • 이재훈의 낭인낭설 정상 국가의 복원 #그런데 민주시민은? 2017-05-25 18:20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직접 발표하고,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임명했다. 왜 이 사람들이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앞으로도 자주 나와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든 수석비서관이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오히려 질문에 능숙하지 않은 기자들이 균형추를 무너뜨리는 느낌이다....